전시 포스터
매끄러운 돌밭2
글/ 쉐마미술관 큐레이터 한영애
인류의 조상들은 돌벽을 평평하게 만들어 그곳에 사냥을 기원하는 그림을 그렸다. 인류가 만들어낸 평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획기적인 진화의 수단이 되었고 평면 안에서 인류는 새로운 형이상학과 언어,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었다. 예술의 탄생 배경에는 이런 평면성이 자리하고 있다. 돌벽을 부수고 갈아 만든 평면이 흙과 나무를 거쳐 현재는 희토류를 기본 원자재로 하는 매끄러운 모니터가 되었다. 인류의 역사는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내는 평면의 매끄러움의 감도에 따라 보인다고도 할 수 있다.
‘매끄러운 돌밭’ 전시는 물질세계와 형이상학의 세계는 [매끄러움-입자의 조밀함]과 어떤 연관이 있으며 이것은 현대미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인지 또한 현대미술 작가들은 이러한 인류 역사상 가장 매끄러운 평면을 가지고 있는 세대에서 여전히 물질세계의 부분으로 존재하며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며 작업을 하는지 살펴보는 전시이다.
‘매끄러운 돌밭 1’ 전시는 김만순, 김윤섭, 이병호, 조민선 네 명의 작가들을 통해 기본적으로 매끄러운 돌밭과 거친 돌밭을 동시에 사용하며 물질로 대표되는 몸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이러한 방식은 어떠한 의의가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지 시대의 눈을 크게 떠야 할 시기이며 고민해보는 전시였다.
23년으로 이어지는 매끄러운 돌밭 2 에서는 평면에서 희토류로 대표되는 모니터를 표면으로 하는 현대의 평면성에 대해 재고하는 전시이다. 이것은 고대로부터 이어진 인간이 만든 평면성에 대한 고찰을 미술의 영역으로 해석 가능한지 또한 그것을 이용하여 새로운 방법론으로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들을 다루고자 한다. 현대에 있어서 평면성은 그다지 희소한 공간이 아니다. 하지만 새롭게 확장된 평면성의 개념은 온라인을 넘어서 데이터로의 변환으로까지 그 물성을 달리하며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변하고 있는 새로운 질료로 현대미술 작품들이 어떠한 상호반응을 보이며 관객과 소통하는지도 주목해보며 참여작가 금민정, 김 준, 이윤성, 옥승철 네 명의 작가의 작품을 통해 현대의 평면성에 대해 재고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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