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희
구겨진정물 캔버스에 아크릴릭, 116x91cm, 2009, 개인소장
임성희
슈렉 캔버스에 유채, 53x45.5cm, 2010, 개인소장
임성희
도시 캔버스에 유채, 53x45.5cm , 2010, 개인소장
임성희
애정의 숲 캔버스에 아크릴릭, 148x148cm, 2010, 개인소장
임성희
말하는 배 캔버스에 아크릴릭, 148x148, 2010, 개인소장
임성희
정복자 캔버스에 아크릴릭, 148x148cm, 2010, 개인소장
임성희
침묵의나무 캔버스에 아크릴릭, 148x148cm, 2010, 개인소장
구겨진 바니타스(vanitas)
유흥가 거리에 널려있는 구겨지고 찢겨진 전단지, 짓밟혀진 연예인들, 차유리에 부착되어
너덜거리는 미녀들을 보며 나는 17세기 바로크의 정물화에서 깨진 유리잔과 꽃에 앉아있는
파리가 암시하는 것과 같은 것을 느낀다. 이것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을 포함하여
동시대인 대부분이 느끼는 것일 게다. 넓게 생각하면 전단지들 뿐만 아니라 대량생산된 인쇄물 대부분이 읽히거나
보인 후에(심지어는 전혀 읽히지 않는 것들도 있다.) 버려지는 운명을 갖고 있다.
가히 소비사회의 배설물이라 부를 만하다.
종이는 구겨지면서 필연적으로 형태의 변형과 그림자를 발생시킨다. 이 때부터 나의 관심은 종이위의 이미지보다는 그 음영과 구겨진 자체로 전이되기 때문에 이미지를 그대로 평면에 모사하는
포토리얼리즘 과는 구별되며 오히려 구겨짐이 갖는 삼차원적 울림에 주목한다. 종이의 구겨짐은 나의 능력과 무관하게 이루어지지만
그것을 선택하고 배치하는 과정에서 우연성은 어느 정도 조절되며 구겨진 종이들은 나에게 컵, 과일, 은쟁반, 꽃병과 같은
가치를 지닌 정물이 된다. 바로크의 화가들이 암시하고자 했던 그 것을,21세기에는 더 이상 유리잔을 깨뜨릴 필요도,
파리를 세밀히 묘사할 필요도 없이 나는 그저 제시할 뿐이다.
다만 신에 대한 외경심을 제외한 채로.
김상진
-욕망의 샘-
우리는 흔히 욕망을 극복해야 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욕망’이 아닐까? 욕망의 뿌리는 자아에서 시작되어 끝내는 충족시켜야할 어떤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결핍을 보충하기 위해 상상하지 못할 탐구욕망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 욕망을 오롯이 끌어안아보면 어떨까? 꼭 억제와 해소의 반복을 통해 떨쳐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서....
욕망의 주체에서 욕망의 대상으로 변해가기도 하는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뒤샹의 변기 ‘샘’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욕망의 샘’ 이라 지칭하고 여러 가지 욕망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1.애정의 숲- 인간본성에 놓인 가장 근본적인 리비도(Libido)를 들춰본다. 돼지의 음흉한 표정과 서로를 탐닉하고자 하는 눈빛, 행동, 뾰족하고 살아 움직이는 듯 꿈틀거리는 잎사귀들 사이로 감춰진 성적 욕망을 엿본다. 그들은 은근히 혹은 대놓고 드러내고, 인식하고, 인정한다. 그렇지만 세상에 이 기능이 없다면 어떤 생물이 존재할까.
2.말하는 배- 마음은 또 다른 마음을 만나 즐겁게 더불어 존재하려는 욕망을 갖고 있다. 때로 그 욕망은 놀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에피쿠로스 학파의 '생을 즐기기 위해서 본성을 인식하라'는 주장과 마찬가지로 목적 없는 마음의 천진난만함, 현실에서의 일탈 이런 욕망이야 말로 우리가 상상하고 꿈꾸는 샘이 아닐까... 당신의 욕망은 안녕하십니까?
3.정복자- 물질문명 사회에 존재하는 금전욕, 명예욕,권력욕. 우리는 그런 세속적 욕망의 바다에서 헤엄치듯 살고 있다. 그러나 내가 살기위해 남을 정복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해야 할까?
거만한 눈빛으로 허세를 부리며 습관처럼 남을 깔보는 정복자. 욕심에 가득 찬 그 괴물은 삶을 꾸미고 치장하기 위해 과욕을 부린다. 생존과 상관없는 욕망을 반복적으로 쌓아가고 견고하게 내재화하면서 스스로 그 중압감에 상처를 입고 남을 공격해서 그 상처를 치유하려 한다. 정복자는 욕망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법을 잊고 파괴 본능으로 생을 치장한다.
4.침묵의 나무- 우리는 자신의 욕망과 타인의 욕망사이에서 허우적거리지는 않는가!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꿈인가!
욕망에서 해방되면 진정한 삶의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
말없는 나무는 그냥 묵묵히 바라볼 뿐이다.
‘해학적이지만 결코 웃기지 만은 않은 욕망의 이야기’를 통해 모순적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나의 애잔한 마음과 진정한 쾌락에 다가가려는 의욕을 얘기하고자 한다.
본성적이고 필수적인 욕망, 본성적이지만 비필수적인 욕망, 본성적이지도 필수적이지도 않는 욕망. 뒤섞여 혼잡스러워 보이는 그런 욕망들을 하나하나 해체해 본 작업이다.
저주의 대상도 괴물도 아닌 욕망을 분해하여 하얀 캔버스 위에서 하늘하늘 춤을 추게 했다.
임성희
1979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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