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주: GROUNDING
2023.10.28 ▶ 2023.11.18
초대일시ㅣ 2023년 10월 31일 화요일 4:00pm
2023.10.28 ▶ 2023.11.18
초대일시ㅣ 2023년 10월 31일 화요일 4:00pm
전시 포스터
이문주
미션메인 재개발 Mission Main Redevelopment mixed media on wood, dimension variable, 2001
이문주
보스턴 미션메인 재개발 Mission Main Redevelopment, Boston pastel and acrylic on board, 82x133x7.5cm,2001
이문주
디트로이트 미시간 Detroit, Michigan acrylic and photocopy on canvas,113.5x151cm, 2003
이문주
막힌 길 Closed Road acrylic and photo collage on canvas,191x270cm, 2006
이문주
디트로이트 탐슨가 Thompson Street,Detroit acrylic on canvas,194x481cm(3면화), 2006
이문주
서울 내수동 Naesu-dong,Seoul acrylic and oil on canvas,159x423cm(2개의 캔버스 연결), 2006
이문주
영등포Ⅰ YoungdeungpoⅠ acrylic on canvas,195x156cm, 2013
이문주
공화국궁전과 오투월드 Palaste der Republik and O2 World, Berlin acrylic and photocopies on canvas, 3면화 200x160cm(L), 220x150cm(M), 220x165cm(R), 2007
이문주
안뜰 Courtyard acrylic on canvas,190x370cm 2008
이문주
행신동 Haengshin-dong, Goyang acrylic on canvas,194x260cm, 2017
이문주
야외수업 Outdoor Class acrylic on canvas,112x145cm, 2022
이문주
댄스수업 Dance Class woodcut, 34.5x25cm, 2020
이문주
Round Dance Ⅱ(Left), Round DanceⅠ(Right) charcoal on paper, 55x42cm(Left), 51x35.5cm(Right), 2021
이문주
<GROUNDING>도암갤러리 전시광경
이문주
<GROUNDING>도암갤러리 전시광경
이문주
<GROUNDING>도암갤러리 전시광경 acrylic on canvas, 112x145.5cm/each, 2022
GROUNDING
이문주 작가는 1990년대 후반부터 보스턴, 디트로이트, 베를린 등 직접 거주했던 도시의 재개발 현장 등을 목격하고 이를 회화적 풍경으로 재구축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기본적으로 캔버스에 물감을 사용하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콜라주 하거나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직접 발을 디뎌 본 곳만 그린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구축된 실제 풍경이다. 하지만 사실 작품 제목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그 장소가 서울인지, 보스턴인지, 디트로이트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낡은 건축과 쓰레기 더미, 새로 들어서는 건축 구조물, 풀과 나무가 마구 뒤섞인 풍경은 현대 도시라면 어디서든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가 구축한 풍경은 현대 도시의 표상으로 보다 확장된 의미에서 관람자에게 보편적인 현실 감각을 제공한다.
그간 작가는 풍경 작업 안에서 실상 도시를 점유하고 살아가는 사람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배제해왔다. 인물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폐허 속에 남아 있는 삶의 흔적으로 대신 표현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던 그는 이번 전시장 초입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노부부 IV〉(2019) 시리즈 초기작에서 풍경을 배제하고 인물을 주인공으로 둔 작품을 처음 그리기 시작했으며, 최근작 〈댄스〉 시리즈에는 건축물 대신 춤추는 사람들, 특히 노인의 모습이 대거 등장한다. 이 변화의 계기에는 물론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으나 건축과 재건축을 빠르게 반복해온 도시의 압축된 시간 속에서 직접 그 광경을 목도하며 오랜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이 직접 땅을 밟고, 춤을 추는 모습을 담아냈다는 것은 꽤 유의미한 변화로 보인다.
이번 전시 타이틀 ‘그라운딩’은 맨발로 땅을 걸으며 신체와 정신 건강을 향상하는 활동 명칭에서 기인했다. 또한 심리학에서 트라우마 치료 방법 중 현실 세계에서 붕 떠 버린 불안한 감정을 ‘지금, 현재’에 집중시키는 기법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면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사태를 지나왔다. 그리고 그 몇 년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 채 휩쓸려 살아가고 있다. 인류가 부러 망가뜨리고 부러 재구축해 온 도시 풍경을 실제로 목도하고 자신의 시각으로 재현해 온 작가의 작업은 무엇보다 스스로 발을 디디는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현실 세계에 정확히 발을 붙이고 있다. 따라서 최근 작가가 도시 풍경 대신 땅을 밟고 서거나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금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풍경은 쉽게 허물어지고 마는 모래산 풍경 위에서도 정확히 두 다리를 내린 채 오늘을 살아가고 버티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것, 그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작가의 초기작부터 현재의 작업까지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의 분명한 풍경과 현실 세계에 뿌리내리고자 하는 선명한 삶의 태도를 되새겨볼 수 있기를 바란다. (한승주, 도암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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