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그럼에도 영롱한 Nevertheless, brilliant
2023.11.02 ▶ 2023.11.22
2023.11.02 ▶ 2023.11.22
박상희
평면의 세 그림 135x200cm, 캔버스 위 아크릴 시트지 래핑
박상희
두 세계 Two World 캔버스 위 아크릴, 위에 시트지 래핑, 세로162×가로112(평면), 2023
박상희
영롱한 풍경들 부분 컷 판넬 위 색지, 투명 시트지, 2023
박상희
북촌 골목 45.5x 53cm, 캔버스 위 아크릴 채색, 시트지 컷팅, 2023
박상희
녹색 물 기둥 140x18x10cm, Acrylic on canvas Vynil sheet cutting, 2020
박상희
레드 Under the skin Acrylic on canvas Vynil sheet cutting, 38x38cm, 2020
박상희
무제 Under the skin Acrylic on canvas Vynil sheet cutting, 38x38cm, 2020
박상희
북촌 봄 72.7x72.7cm, 캔버스 위 아크릴, 시트지 컷팅, 2023
그럼에도 영롱한 / 박상희
풍경을 그리는 그림에는 우리가 담고 싶어 하는 이미지가 반영된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종교적 이상향에 가까운 낙원과 닮은 자연이 그려졌다면, 점차 현실 세계를 그리는 그림들이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감동을 주면서 이제는 현실의 아우성들이 캔버스를 채워가고 있다.
나의 작업도 도시의 ‘간판 sign boards’을 그리기 시작한 작업 초기부터 한국의 일상적인 현상들을 캔버스 위 ‘접착 시트지 adhesive sheet paper’라는 재료를 이용하여 붙이고 그리고 오리는 행위를 통해 도시의 흩어져 있는 상념과 이미지들을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적 그리기에서 벗어나, 상당 수의 작품들은 시트지의 색면성과 오려 붙이는 접착 가능한 특징을 이용하여 판넬 및 아크릴 보드를 이용하여 반투명 필름지가 투영되는 색의 향연을 연출한 작품들이 대다수이다.
전시장 1층에는 그리기에 몰두했던 평면 탐구에서 입체, 공간, 색 등 조형의 기본 요소로 도시의 내면을 조형적 입체 탐구로 변환되어가는 결과물들이 배치된다. 여전히 시트지 재료 자체를 오려낸 조각적 평면 부조의 작업들이 풍경화 이미지와 함께 등장하지만 원근에 의한 형태 위주가 아닌 평면성과 입체(부조)를 강조한 작업들이다. 캔버스 위에 색면 구성을 시도하는 한편, 반투명 필름지를 이용한 빛의 다양한 발색을 설치 작업으로 선보이는 오브제형 작품들은 2층의 전시장에서 작업을 이어간다.
시트지로 만든 색면 구성의 작품들은 캔버스의 네모난 틀에 한정하지 않고 모듈로 제작되어 벽면의 오브제 형태로 걸려 전시장 공간 확장을 꾀함으로써 회화의 이미지가 고정된 캔버스 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성의 맥락으로 시트지를 이용한다. 또한 보드나 판넬 위에 반투명의 필름지가 덧붙여 지면서 형태와 빛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바람이나 장소적 특성에 따라 흔들리고 감각의 혼돈이 일어나는 움직이는 매체로 거듭난다. 빛이 겹쳐지고 흩어지는 반투명 필름지의 설치 작업물들은 보는 이들에게 잠자는 무의식을 일깨우는 각성의 회화 매체로 다가와 추상회화의 확장된 형식을 취하면서, 동시에 회화와 일상의 경계를 허물어 회화의 폭을 넓히는 감상의 기회를 가져다 준다. 이번 전시는 오랫동안 도시를 그려오면서 느낀 인공적인 빛과 도시 속 삶의 공간을 심도 있게 탐구하는 동시에 캔버스 위에 시트지 레이어가 중첩되고 오려지는 캔버스 평면의 매체적 특성을 다양한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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