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선
a course stainless steel, 180x350x400, 2010
김양선
breathing space stainless, 800x500x800, 2010
김양선
have concern stainless steel, 35x38x35(cm)., 2010
김양선
I am stainless, 1200x1200x150, 2010
김양선
live in the same house stainless steel, 35x40x35, 2010
김양선
I am stainless steel, 15x40x20, 2010
HOUSE
밤하늘 별들이 수놓는 진풍경을 마음 열어 바라보던 기억은 이제 도심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별들을 찬미하던 음유 시인들의 노래는 들리지 않고 막막한 빌딩들과 거리의 네온사인만이 우리의 밤을 인도한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정처 없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표가 되어줄 별은 이제 세상 밖 그 어디에도 없는데, 사람들은 그 별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밖에서 헤매다 비틀비틀 거리며 집으로 향한다. 우주이자 어머니인 집으로.....
작가 김양선은 미니멀한 기하학적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시각의 불완전함을 환기시키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스테인레스 스틸로 집이미지, 공간의 이미지를 냉철하게 재구성하였던 그는 “작품에 나타난 길의 형상은 시간과 시간을 연결 시켜주는 통로, 정신적 교감이 이루어지는 상징적 추상화된 장소이다. 현실적인 의미의 단순한 소통의 개념보다 신성한 공간으로 초월적인 성격을 지닌 일종의 길로써 존재하는 은유적 공간이자, 추상적 형상과 근원적 장소의 표현이다”라고 설명한다.
작품의 기하학적 공간구성은 자신이 거주했던 장소들과 여행지등 경험을 기점으로 이루어진다. 작가가 성장하며 걸어왔던 자신의 거주처들이 하나의 별들이 되고, 현재를 살고 있는 자신을 상징하는 별자리가 되어 집-세계가 된다.
작가는 자신의 별자리를 투사시키고 있는데, 어스트랄러지(Astrologe,천문해석)를 따르면 인간은 태어날 때, 하늘의 별자리들이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른 자신만의 출생차트(Birth Chart)를 갖게 된다. 이 차트를 4원소, 10행성,12별자리의 조합으로 기본적인 성격과 기질을 파악하고, 12하우스, 어스펙트(Aspect)를 통해 성격이나 기질의 변화 가능성을 해석한다. 이 차트는 숙명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생여정에 길잡이가 되는, 다시 말해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자신의 성향을 반성해 보고 다음 행로를 결정하는 반성의 지표로서 작용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기하학적 공간들은 개인사적 공간들을 재구조화시킨 기억의 공간들이다. 미니멀리즘적 차가운 추상적 구조물이 아닌 실재 거주처의 환경들에서 자신에게 남아있는 기억의 장소들과 길들이 재조합된 기억의 지도이자 내밀한 공간의 구조체이다. 그는 태초 분화되기 이전의 공간에 자신의 삶의 행로를 기록함으로써, 모듈을 분화시킨다. 거주처는 사선으로 교점을 이루며 삼각형이 되고 삼각형의 면은 집적되어 기하학적인 입방체를 형성하며 자신의 지형도가 된다. 작품의 중심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중심축인 집-별이 아주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한 조각 한 조각 덧 붙여진 스테인레스 스틸조각들은 하나의 막이 되고 이 막은 또 다른 막들로 이어지면서 전체는 기억의 지층을 형성하며 집이미지-별로 구체화된다. 집-별은, 추억과 꿈속에서 보호하는 힘으로 변하는 이미지다. 작가의 집-별은 기억이 제 이미지들을 되찾아내는 단순한 어떤 공간이 아니다. 그의 작품은 내면세계의 개인사적 서사와 외부의 스테인레스 스틸의 차갑고 단단함의 이중적 관계를 재구조화시킴으로서 변형된 공간을 창출하며, 한층 더 내밀한 공간으로서 지각된다.
우리 인간들의 관계는 곧 우주다. 개개인들의 별들이 모여 자리를 형성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을 지속한다. 사람과 사람, 가족과 가족, 사회와 사회는 우주의 축소판이자 그 자체이다. 작가 김양선은 별을 이야기한다. 밤하늘의 별이 아닌 누군가의 별인 사람을 말한다. 작가는 인간들의 관계와 자연환경광의 관계를 별자리를 통해, 변주된 집이미지-별을 통한 상상력의 궁극성은 현대인의 고향, 원형, 본질의 상실감과 연관되며, 예술을 매개로 현대인이 상실한 것들에 대한 환기이며, 치유를 상징한다.
황찬연 (예술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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