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근현대 미술전 : 바다는 잘 있습니다
2023.12.12 ▶ 2024.04.28
2023.12.12 ▶ 2024.04.28
전시 포스터
김종식
진동앞바다 1976
성백주
마산풍경 1973
임호
해녀 연도미상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서는 《지역 근현대 미술전 : 바다는 잘 있습니다》를 오는 12월 12일부터 내년도 4월 28일까지 문신미술관 제2전시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중부경남의 문화예술 요충지로 자리했던 예향의 도시 마산(현 창원특례시)를 거쳐간 작가 10명의 1940~70년대 회화 27점과 아카이브 70여점을 소개하는 것으로, 경남미술의 태동과 격동기를 오랜 시간 지켜본 바다를 주제로 기획되었다.
참여작가는 총 10명으로, 경남지역의 작고작가인 강신석(1916~1994), 김종식(1918~1988), 문신(1922~1995), 성백주(1927~2020), 우신출(1911~1992), 이림(1917~1983), 임호(1918~1974), 전혁림(1916~2010), 최운(1921~1989), 최영림(1916~1985)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경남화단 연보」에서는 참여작가를 중심으로 연대별 활동이력을 살펴볼 수 있는 지역 미술 아카이브가 마련되어 있으며, 미술과 문학이 어우러진 1950~60년대 경남지역 문학잡지·시집 표지그림, 컷 등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출품작은 부산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경남지역 개인소장가의 협조로 이루어졌으며, 아카이브는 마산문학관이 적극 협조하여 이번 전시를 개최할 수 있었다고 담당자는 밝혔다.
창원시 문화시설사업소장 이영순은 “문신미술관에서는 민족의 아픔, 극단적 대립과 갈등에도 불구하고 순수예술을 꽃피우고자 했던 지역 예술가들을 소개한다”며 “문신미술관을 둘러싼 바다를 주제로 가슴속에 출렁이는 파도와 낭만을 품고 살았던 작가들의 애향심과 자부심을 한껏 느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는 중부경남의 문화예술 요충지로서 자리했던 예향의 도시 마산을 거쳐 간 1940~70년대 회화를 동시대로 소환하여, 경남미술의 태동과 격동기를 지켜봐 온 바다를 주제로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방전후 우리 손으로 미술을 꽃피우고자 희망의 파도를 일으켰던 작가 10명의 27점의 작품과 70여 점의 아카이브를 소개합니다. 민족의 아픔, 극단적 대립과 갈등, 정치·사회적 혼란기에도 불구하고 순수예술을 꽃피우고자 했던 예술인들의 시대적 마음은 출렁이는 파도와 같았을까요, 품을 내어주는 바다와 같았을까요.
바다는 고향입니다. 인류의 시작은 바다라는데, 마음속 깊이 정든 곳은 역시 바다였을 겁니다. 유학길에 올랐던 예술가들은 해방 이후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임호, 이림, 문신 등 20대 청년이었던 화가들은 마산화단을 정비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예술인들과 교류했는데, 특히 주목 할만한 전시는 1947년 마산백화점에서 열린 《제1회 미술전람회》로 당시 마산을 중심으로 부산, 진주, 서울을 연결하는 전시가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참가한 작가로는 임호, 이림, 문신, 최운, 김종식, 우신출 등 39명이 참여했으며, 작품 108점이 출품되었습니다.
바다는 매일 변화합니다. 아침햇살에는 눈부신 은빛으로 밤의 달빛에는 찬란한 금빛으로, 낮에는 영원한 푸르름으로 밤에는 깊은 어두움으로.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스스로 화가의 길을 개척해 나갔던 우신출은 경상남도 문교과 팀장으로 근무하며 영화 「낙동강」(1952)을 기획해 시인, 작곡가 등과 함께 교류하며 문화영화를 만들었으며, 전혁림과 강신석은 시인들과 교류하며 여러 차례 시화전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최영림은 추상화가가 그려낸 구상화를 모티브로 1967년 《구상전》을 창립한 멤버였습니다.
바다는 시작과 끝이라는 경계가 없습니다. 바다는 지구를 둘러싼 거대한 물로, 물의 형태는 물리적으로 구분되는 출발점도 종점도 없습니다. 김종식은 하늘빛을 닮은 바다, 바닷빛을 닮은 하늘로 경계 없는 바다의 정취를 독자적인 필치로 그려냈으며, 최운은 캔버스에 유채를 올리는 전통 서양화의 방식에서 벗어나 종이에 젯소를 두텁게 바르고 마치 수묵화를 그리듯 갈필한 유화를 선보였습니다. 거기에 성백주는 거의 전 연령을 포괄하여 70대의 노화가에서부터 30대의 젊은 화가로 구성한 부산 창립 「한국신자유미술가회」의 회원이기도 했습니다.
바다는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래전 바다의 지평선들은 서로의 그림과 함께 이어지며 전시실 밖 마산만까지 이어 우리를 안아줍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문신미술관을 둘러싼 바다를 주제로 가슴속에 출렁이는 파도와 낭만을 품고 살았던 작가들의 애향심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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