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웅미술관 디아스포라작가전 《김석출-두드리는 기억》
2024.02.27 ▶ 2024.05.26
2024.02.27 ▶ 2024.05.26
전시 포스터
김석출
재일의 인권을 위해 1969~1990, 캔버스에 유채, (162.2 x130.3cm)x2개
김석출
서울의 하늘 1966, 캔버스에 유채, 161×100cm,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
김석출
김지하 1974, 캔버스에 유채, 194×130.3cm,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
김석출
1980.5.27. 1980~2000, 캔버스에 유채·모래, (194×112.1cm)×3개,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
김석출
1980.5.18.광주 1984, 캔버스에 유채, 226×180cm,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
김석출
1980.5.27. 수난 08 1994, 캔버스에 모래·아크릴릭, 162×130.3cm,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
김석출
되돌아 보는 유관순 2007, 캔버스에 모래·유채, (200x133cm)x3개
김석출
돌아갈 수 없는 다리와 재일 3세 (꿈) 1992, 캔버스에 경석과 유채, 130.3 x 162.2cm
김석출
철마는 달리고 싶다 2021, 캔버스에 규조토, 드로잉, 유채, 92 x182cm
광주시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은 하정웅미술관에서 디아스포라작가전 《김석출-두드리는 기억》을 2월 27일부터 5월 26일까지 하정웅미술관에서 개최한다.
하정웅미술관 디아스포라작가전은 해외에 거주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를 초대하여 그 성과를 조명하고, 예술을 통한 역사와 문화 교류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마련된 전시이다. 올해는 하정웅컬렉션 작가로서 일본 오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일작가 김석출을 선정하였다.
김석출(1949년 일본 기후현 출생)은 오사카시립미술관 부설 미술연구소에서 수학(1966~1968)한 후 민족의식에 기반한 현실참여 경향의 작품활동을 전개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김석출의 첫 개인전이자 전 생애를 아우르는 첫 회고전이다.
광주시립미술관에는 2003년 하정웅(광주시립미술관명예관장)의 기증으로 김석출의 작품 <5월 광주> 시리즈가 34점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하정웅컬렉션 34점과 일본에서 운송해 온 재일(在日)의 인권과 민족교육 문제 등을 다룬 초기작품, 3.1운동 열사 <유관순> 연작과 조국의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작품 105점과 아카이브자료 100여점을 통해 김석출의 예술세계 전체를 조망한다.
전시는 시대 흐름별로 김석출의 작품의 주제를 ‘재일디아스포라, 김석출의 생애’, ‘미술에 입문과 재일의 인권’, ‘광주의 기억’, ‘되돌아보는 유관순’, ‘과거와 현재를 잇다’ 등으로 구성해, 10대 후반에서부터 최근작까지 60여 년 동안의 예술세계를 펼쳐 보인다.
1966년부터 작업을 시작한 김석출은 청년기에는 디아스포라로서 겪는 차별과 재일의 인권, 민족교육, 북송선 문제, 베트남 전쟁과 조국의 정치 상황 등 사회적 이슈를 주로 다루었다. 이후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을 접한 뒤 예술가로서의 사명감에 대해 각성하며, 20여 년간 <5월 광주> 시리즈를 제작하였다.
또한 1980년, 정치적·이념적 경계를 넘어 재일작가들을 포괄한 단체 ‘고려미술회’(1980~1998)를 김재형과 함께 창립하였으며, 1985년에는 ‘고려미술회 연구소’ 설립 등을 통해 재일작가 육성에 힘썼다. 당시 재일작가라는 이유로 전시장을 구하기조차 어려운 차별적인 분위기 속에서 작품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재일작가를 육성하는 장을 마련했다.
‘고려미술회’는 특정 단체(총련 혹은 민단)의 지원 없이 회원들의 자력으로 단체를 운영해 나갔으며, 18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었다는 점에서 재일동포 사회 및 재일미술계에서 끼친 영향력과 시사하는 바가 컸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3.1운동 열사 <유관순> 연작이나 재일디아스포라의 고뇌와 분단조국의 통일과 화합을 기원하는 작품 등을 제작하였다. 그는 끊임없이 재일과 민족을 둘러싼 불의와 부조리에 반응하며 이를 기록으로 남겨 기억을 소생시켜 나가고자 했다. 그리고 그 기억의 지속적인 두드림이 많은 이에게 공유되어 후대에 역사가 되길 바랐다.
이 밖에도 전시에서는 재일 3세, 4세 등 후대에게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서 등을 공유시키고자 참여한 동화책 <조선의 잔다르크:유관순>(나카무라 오사무 글, 김석출 삽화, 1993년 서울서림 출판), <유관순>(고정자 글, 김석출 삽화, 2007년 범우사 출판)과 <할아버지와 담배통1,2>(고정자 글, 김석출 삽화, 2003년 범우사 출판>의 원화 작품 48점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아카이브 자료는 1980년 5월 보도된 일본 신문 스크랩 자료들이다. 국내의 언론통제 상황과 달리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간 중 일본에서는 TV나 신문 보도를 통해 매일매일의 상황이 즉각적으로 보도되었다. 일본 매스컴을 통해 확인한 광주 소식은 김석출에게 예술가로서 역할과 사명감을 각성하게 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1980년 당시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을 담은 일본 신문기사 150여 건을 일본 내 도서관을 통해 수집했다. 그중 ‘5.18광주민주화운동’ 전후 보도된 자료 중 주요 기사 50여 건을 선별해 전시한다. 신문사로는 마이니치신문(毎日新聞), 아사히신문(朝日新聞), 요미우리신문(読売新聞),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経済新聞) 등이다. 일본 신문 기사를 통해 매일 매일의 생생한 보도 내용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본 내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 등을 살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일본에서 발행된 5.18광주민주화운동 연구 서적 10여 권을 전시함으로써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평가와 연구 활동 등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김석출에게 영향을 미친 일본 신문 보도나 연구 서적 등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전시의 밀도감을 높여 주었다. 이번 일본 신문 기사와 도서의 조사 수집은 일본인 저널리스트 카와세 슌지씨가 맡았으며, 도서는 일본 오사카 소재 ‘NPO법인 이카이노 샛바람 문고’에서 대여해 왔다.
김석출의 부모는 경상북도 군위군 출신으로서 1939년 징용공으로서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그의 아버지는 탄광노동자로 일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홀로 7남매를 키웠다.(김석출의 형제자매는 9남매이나, 일본으로 가기 전 태어난 두 딸은 경상도에서 할머니가 키웠다.) 김석출의 가족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이주와 해방, 조국의 분단, 재일로서의 가난과 차별, 가족의 이산 등 재일디아스포라 역사의 전형적인 삶을 경험하였다.
김석출은 항상 민족과 재일의 역사, 인권과 전쟁, 조국의 정치 상황과 사회적 이슈 등에 촉각을 세우고, 이를 자신의 예술세계에 반영해 왔다. 전시를 통해 재일디아스포라의 삶과 역사를 엿볼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역사를 기억하게 하고 증언하게 하기 위한 김석출의 두드림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희랑 하정웅미술관장은 “부모에서부터 시작된 디아스포라로서의 삶과 민족의식에 기반을 둔 김석출의 예술세계에는 늘 조국의 안위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며, “김석출은 재일(在日)로서의 삶과 작가로서의 삶이 녹록하지 않았지만, 늘 시대의 불의와 부조리를 주시하고 예술가로서 역할을 인식하며 소명을 다해 왔다”고 말했다.
광주시립미술관 김준기 관장은 “일본 간사이 지역 재일미술을 대표하는 김석출의 60년 예술세계 전반을 조망하는 뜻깊은 전시이며, 특히 일본에 거주하면서도 20년 이상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주제로 다뤘다는 점에서 광주에서의 전시가 더욱 의미가 깊다”며, “더불어 다가오는 삼일절을 앞두고 김석출의 <유관순> 시리즈를 선보일 수 있어,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시개막식은 2월 29일 오후4시 하정웅미술관에서 개최되며, 전시는 5월 26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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