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김춘재
Tiny wood oil on canvas | 112.1 x 162.2 cm | 2024
김춘재
Tiny wood oil on canvas | 193.9 x 391 cm | 2023
김춘재
Tiny wood oil on canvas | 116.8 x 91 cm | 2024
국내 미술계의 주목 받는 작가 김춘재가 4월 25일부터 삼청동에 위치한 갤러리진선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 [어둠의 깊이 마음의 깊이]에선 대형 회화를 포함한 신작 10점을 선보이며 김춘재의 특유한 풍경 작업이 더욱 무르익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춘재의 풍경은 왜 더 특별할까? 홍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유화라는 서양적 매체를 가지고 작업한다. 동양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구도와 기법을 서양의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동서양의 독특한 조합이 작가만의 조형언어를 창출해 낸다. 동양화에서 획은 정신이 깃들었다고 말한다. 김춘재의 여러 획들과 붓질이 쌓여 만들어진 화면은 작가의 노고와 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춘재의 작업 초창기에는 주로 도시 풍경을 표현하면서 삶의 정체성과 혼란을 겪고 있는 시대의 자화상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동시에 예술의 역할과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한 고민이 있었었다. 과거 김춘재의 일그러진 도시 풍경은 시대의 자화상에 대한 작가의 고뇌의 소산이었다면 몇 년 전부터 몰입하고 있는 풍경 작업은 작가 본인에 대한 자화상이라고 볼 수 있다. 치열한 작업 과정을 통해 고통의 시간을 극복하면서 만들어진 풍경 작업은 깊은 호소력으로 다가온다.
2021년부터 시작된 < Tiny wood > 시리즈 작품들은 어둠과 빛의 조합 혹은 대비가 강하게 드러난다. 김춘재의 풍경은 어둡다. 그러나 그 어둠은 단면적인 어둠이라고 볼 수 없다. 동양 철학에서 여백은 담고 있는 내용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작가는 ‘검은 여백’을 통해 풍경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어둠을 통해 풍경은 강조되기도 하고 모든 이야기를 중단시키기도 한다. 침묵은 하나의 대답이 되며 그 침묵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작가의 복잡한 감정과 현실에 대한 사색을 담아낸 것이다.
김춘재는 풍경이 어떤 특정 장소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관념이나 상상 속의 풍경 또한 아니다. ‘실재’와 ‘상징’의 대척점을 능숙하게 조화시킨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풍경은 새로운 조형세계를 구축한다. 즉 현실이 자연을 통해 내면화된 삶의 풍경인 셈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통해 본인 내면의 평화를 담아내고 있으며, 또 그의 풍경은 우리 기억 속 풍경과 뒤엉켜 캔버스 밖으로 확장되어 나간다. 그래서 김춘재의 작업은 무겁고 닫힌 공간이 아니라 생동감 있는 열린 공간이다.
갤러리진선에서 점점 깊어져 가는 김춘재 작가의 예술성을 5월 30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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