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택: 오직 한 사람(Yoo Geun-Taek : One, but all)
2024.04.25 ▶ 2024.06.23
2024.04.25 ▶ 2024.06.23
전시 포스터
유근택
아침 2022, 한지에 수묵채색, 146x103cm
유근택
눈-내가 온 길 2020, 한지에 수묵채색, 204X295cm
유근택
밤-빛 2013, 목판, 25×35cm
성북구립미술관은 2003년부터 20여 년간 성북동에 거주하며, 성북을 작품의 배경이자 삶의 터전으로 삼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 유근택(柳根澤, 1965-)과 함께 2024년 기획전시 《유근택: 오직 한 사람》을 개최한다. 성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견 작가 연구의 목적으로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동양화와 목판의 관계성에 주목하여 유근택의 목판에 관한 작업관과 그 세계를 조명하는 첫 전시로 진행된다. 1980년대 후반에 제작된 초기 작품부터 2024년 최신작까지, 시기별 상징적인 주요 목판 작품(목판 원판, 목판화, 목판을 파내고 나온 나무 부스러기로 다시 만든 오브제 등) 140여 점을 포함하여 성북의 풍경을 만끽하게 하는 300호 이상의 대형 신작 시리즈, 그리고 미발표 작업을 포함한 15점의 회화 작품이 함께 소개된다.
아주 사소한 일상의 장면을 다루며 현시대의 단상을 심도 있게 담아온 유근택의 작품은 인간에 관해 성찰하게 한다. 사람은 오롯이 한 사람으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여러 사람과 공기와 시간과 시대 가운데 이 모든 것을 담고 사는 그릇과도 같다. 일상의 사물, 자연과 도시의 모습, 가족과 주변의 사람, 그리고 나무 한 그루, 꽃 한송이, 파도의 물결까지 하나하나의 장면을 담고 산다.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든, 오도카니 서있는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을 상상했다. 풍경에서부터 가족과 사람들, 그리고 인간의 심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회적 단면이 담긴 유근택의 작품을 통해 세대와 세대를 가로질러 존재하는 ‘한 사람’의 생애와 이를 둘러싼 장면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시는 총 2 파트로 구성된다.
1. 20여년 간 성북동에 거주하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유근택이 만난 장면들
[당신의 계절: 땅 위에 서서]
제 1 전시실에서는 <비>, <눈-내가 온 길>, <말하는 정원>, <봄, 세상의 시작>, <풍경> 연작 등 계절의 변화에 따른 성북동 일대 풍경을 그린 대형 신작과 미공개 회화가 소개된다. 20여년 간 성북동에 거주하며 성곽에서, 성북천을 걸으며, 창 밖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장면을 담았다. 시간이 마른 땅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단정히 열매를 내놓는 계절을 향해 갈 때, 작가의 시선은 가장 가까이 있는 곳에서 자신과 관계 맺고 있는 사물에 닿아 있다. 자연이 갖고 있는 에너지와 생명력, 사물의 형태에서 오는 기묘함, 순환하는 땅과 시간에 관하여 이를 목도하며 그 가운데 서 있는 한 사람의 시선을 담담히 담는다.
2. 회화와 목판의 치밀한 관계 속, 명/암이 빚어낸 ‘조각적 드로잉’들
[나무의 방: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제 2 전시실에서는 유근택의 목판에 관한 작업관과 그 세계를 조명하는 첫 전시로써 수십 년 동안 작업해 온 수백 점의 목판 작업들 중, 활동 시기별 중요하고 상징적인 주요 작품을 선별하였다. 전시에는 칼과 나무를 사용해 그리고, 세우고, 붙여 나간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987년 초기작인 <초상화>부터 할머니, 아들과 아내를 포함한 가족사, 인간의 가장 내밀한 표정을 담은 모습들과 사회사적인 측면에서의 여러 가지 감정과 기묘한 표정들, 주변의 마을 풍경과 정물, 성북동 창 너머의 장면들까지. 평면을 너머 공간적이고 물질적인 개념으로 확장된 유근택의 목판은 ‘흑과 백’의 조형적 시도 가운데, 회화와의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조각적 드로잉으로써 관객 앞에 선다.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호흡하는 모든 것이 어떻게 회화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해 꾸준히 질문을 던져온 유근택의 작품은 누구나 한 번 쯤은 경험했을 보편의 정서를 들여다보게 하며 시대정신을 묻게 한다.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속, 익숙함 가운데 낯설음을 발견하게 하는 작품을 따라 생각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작가 노트
나무에서 어둠을 들어내 결국 칼과 빛의 파동만을 남기게 되는 목판들은 나의 내면 깊숙이 내재하여 있는 감성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는 가공되지 않은 어떤 지하실과 같은 개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칼과 붓은 서로 다르면서도 둘 다 어떤 호흡의 문제와 존재론에 깊숙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함이 있다. 나에게 있어 이 두 조형성은 마치 습자지처럼 서로 침투하고 상호 보완적인, 어쩌면 안과 밖의 관계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목판은 때로는 나의 불안을 끌어안으며 위로를 주기도 하고, 때로는 내 안의 바닥까지 내려가 나와 또 다른 나를 밖으로 밀어내는 하나의 장치로서 작용했던 것 같다. 무심코 파 내려간 목판으로부터 예기치 않은 새로운 형상과 공간이 탄생하는 순간 나는 간혹, 그것이 내가 창조한 작업이면서도 그 작품 앞에 서로 낯설어하는 상황을 어쩌면 지금껏 홀로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202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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