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솜: 로맨틱 맥시마 ROMANTIC MAXIMA

2024.05.04 ▶ 2024.05.26

플레이스막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4길 39-26 (연희동) 플레이스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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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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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다솜

    오래된 옷 An Old Robe 110x174(cm)_린넨에 유채_2024

  • 작품 썸네일

    박다솜

    크랙 Crack 131.5x150(cm)_종이에 유채_2024

  • 작품 썸네일

    박다솜

    낭만적인 동물 Romantic Animal 108x173(cm)_린넨에 유채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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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다솜

    스탠드형TV Standing Walking TV 60x75(cm)_종이에 유채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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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다솜

    쓸쓸함 배우기 Learning Loneliness 18x150(cm)_종이에 유채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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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다솜

    로맨틱 맥시마 Romantic Maxima 59x79(cm)_종이에 유채_2024

  • Press Release

    < Winter Body >는 벨기에 재즈밴드 Don Kapot의 음악 < Terryble >에서 출발한 영상 작업이다. 2023년에 제작한 영상 작업 <에쎄의 우울>에 Don Kapot의 곡을 사용하기 위해 메일을 보내며 교류가 시작되었고, 서로의 작업을 각자의 작업에 한 번씩 사용하기로 하였다. 2023년 여름에 Don Kapot이 그들의 새로운 앨범 < I love Tempo >를 보내왔고, 나는 그 중 < Terryble >을 위한 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나는 한여름에 자주 그 곡을 들으며 산책했는데, 산책을 할 때면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정수리를 가리는 모자를 쓰고 눈을 가리는 선글라스를 써야 했다. 천을 걷다가 다시 돌아와 모자, 선글라스, 이어폰, 옷 등을 벗었다. 햇볕에 노출되는 부위를 최소화 하기 위한 악세사리들을 벗고 책상에 올릴 때마다 내 몸의 일부를 걷어낸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럴 때마다 유난히도 우리 몸을 닮은 그 사물들이 생경하게 느껴졌다.

    머리통을 넣기 위해 적당한 크기와 깊이의 웅덩이를 가진 모자.
    눈앞에 렌즈를 위치하게 하기 위해 귀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안경.
    귀를 덮기 위해 정수리부터 두른 헤드폰, 혹은 귓구멍 모양에 얼추 맞게 만들어진 강낭콩 같은 두 쪽의 에어팟.
    팔이 들어가는 긴 터널, 터널이 지나면 머리 크기의 구멍, 구멍에 들어가면 가슴과 등을 덮는 윗옷.
    다리가 들어가는 긴 터널, 터널이 지나면 허리에 걸릴 수 있게 만든 바지,
    그런데 우리는 하루에 몇 번씩 그 터널을 내리고 화장실을 가야 하니까
    허리춤 가운데 미리 길을 내어 버클과 지퍼로 문을 여닫는 바지.
    끝으로 발을 맞이하기 위해 친절하게 두 입을 벌리고 있는 신발.

    세상에 어떤 사물보다 이렇게 우리 몸과 친한 사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를 닮은 저 사물들이 아무렇게나 던져져 마음대로 구겨져 있을 때는 유난히 더 그 형태를 관찰하게 된다. 나는 의 리듬 속에서 하나씩 옷을 벗으며 사라지는 사람을 떠올렸고, 이를 시작으로 영상을 구상했다. 옷을 벗게 될 것이라면 얻게 되는 과정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옷을 얻으며 몸을 만들고 옷을 벗으며 몸이 사라지는 단순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나는 영상 작업에 사용될 작은 세트장을 만들며 겨울을 맞았고, 몸을 덮는 악세사리들은 겨울용으로 바뀌었다. 악세사리들의 용도와 소재는 달랐지만, 더위와 추위를 피해 몸의 모양새가 달라지는 것은 여전했다. < Summer Body >는 < Winter Body >가 되었다.

    <낭만적인 동물>은 그림을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만들어졌다.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유화종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종이는 나에게 친근하고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환자처럼 느껴져 버겁기도 했다. 그림을 끝내면 늘 혼자 설 수 없는 종이에 적절한 부목을 대어주는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가볍기 때문에 선택한 종이가 그림이 끝난 후엔 늘 너무나 무거운 존재가 되었다. 크기가 큰 작품의 경우 옮길 때면 마치 들것에 실어 나르듯 네 모서리를 두 사람이 함께 잡고 옮겨야 했다.

    나는 종이의 이런 점을 늘 불평했지만, 사실은 은밀히 좋아하기도 한다. 종이 작업이 갖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그림이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과정을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말려있는 종이를 펼쳐서 자르고, 벽에 붙이고, 떨어지면 또 붙이면서 그림을 그리고, 완성 후에 그 모양과 똑같은 판을 만들어준다. 어떤 판에 어떻게 붙일 것인지를 고민하며 여러 해를 보냈다. 그러다 보니 그림은 나에게 이미지보다는 물질이 되었다.

    이렇게 종이의 물성을 파악하게 되면서, 종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더욱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종이에 적합하지 않은 작업을 할 때는 보다 유연한 물성을 가진 천에 기대보기로 했다. 학생 때 처음 유화를 접하면서 캔버스 천에 그림을 그렸었는데, 그땐 공장에서 젯소까지 발라져 나오는 천을 사용했었다. 그러다 보니 그 바탕을 천이라고 인식하기보다는 ‘하얀색’이라고 인식했던 것 같다. 당시 내가 깨어있는 시간은 그 하얀색에 이미지가 시작되는 순간부터였다. 이번에는 ‘하얀색’이 아닌 ‘천’에서 그림이 자라나는 과정을 보고 싶었다. 따라서 각기 다른 단계로 마감된 천을 샀고, 다른 시작점에서 작업을 하며 천의 물성과 친해지려고 했다. 꽤 많은 작업에 사망선고를 내린 후 <낭만적인 동물>을 만들게 되었다.

    <낭만적인 동물>은 천이 벽에 붙어있는 상태가 이미지가 된 작업이다. 천을 벽에 고정하기 위해 몇 지점에 붙인 테이프를 중심으로 생기는 주름, 그 주름으로 인해 생기는 명암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림의 요소로 가져왔다. 벽에 간신히 붙은 얇은 평면을 보다 보니, 그 평면을 지탱해 줄 수 있는 단단한 뼈대를 욕망하게 되었고, 자연히 그리게 되었다. 그림은 점점 하나의 생명체의 모습으로 자라났다. 그림의 레이어는 가장 바깥의 피부 주름부터 내부의 기관 순으로 거꾸로 그려졌다. 나는 자신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내부의 모습을 숨김없이 모두 드러내고, 그 자체로 이미지가 된 이 그림을 ‘낭만적’이라고 생각했기에 제목을 <낭만적인 동물>이라고 지었다. 이번 전시는 모두 이와 같은 태도로 만들어진 작업들로 꾸렸다. 전시 제목 <로맨틱 맥시마>도 이 같은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주문이다.

    전시제목박다솜: 로맨틱 맥시마 ROMANTIC MAXIMA

    전시기간2024.05.04(토) - 2024.05.26(일)

    참여작가 박다솜

    관람시간12:00pm - 07:00pm

    휴관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플레이스막 placeMAK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4길 39-26 (연희동) 플레이스막2)

    연락처010-6219-8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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