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
2024.05.21 ▶ 2024.09.22
2024.05.21 ▶ 2024.09.22
전시 포스터
김형구
어부의 가족 1975, 캔버스에 유화 물감, 112.5×145cm, 동산박주환컬렉션
이병규
고궁일우(古宮一隅) 1961, 캔버스에 유화 물감, 99×130cm, 유족(이종옥) 기증
도상봉
백일홍 1970, 캔버스에 유화 물감, 24.7×33.5cm, 이건희컬렉션
김인승
붉은 원피스의 여인 1965, 캔버스에 유화 물감, 91×74cm, 이건희컬렉션
문학진
흰 코스튬 1970, 캔버스에 유화 물감, 73×60.8cm, 유족(문선, 문주) 기증
김숙진
정물 1977, 캔버스에 유화 물감, 31.8×41cm, 이건희 컬렉션
박고석
도봉산 1970년대, 캔버스에 유화 물감, 45.5×52.7cm, 이건희컬렉션
최영림
만상(滿想) 1975, 캔버스에 유화 물감, 흙, 191×191cm, 이건희컬렉션
김춘식
포구(浦口) 1977, 캔버스에 유화 물감, 162.5×112cm, 이건희컬렉션
윤중식
금붕어와 비둘기 1979, 캔버스에 유화 물감, 61×72.8cm, 유족(윤대경) 기증
박수근
농악 1960년대, 캔버스에 유화 물감, 161.5×96.7cm, 이건희컬렉션
황유엽
고향의 노래 1978, 캔버스에 유화 물감, 44.2×32cm, 이건희컬렉션
김태
건어장 1979, 캔버스에 유화 물감, 46×53cm, 유족(김미경, 김충정, 김미화, 김수정) 기증
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
《MMCA 기증작품전_1960-1970년대 구상회화》 전시 전경
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
《MMCA 기증작품전_1960-1970년대 구상회화》 전시 전경
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
《MMCA 기증작품전_1960-1970년대 구상회화》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를 5월 21일(화)부터 9월 22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는 최근 5년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작품 가운데 한국 화단의 형성과 성장에 자양분이 된 1960-70년대 구상회화를 재조명한다. 1960년대 이후 추상화가 한국 현대미술의 대세가 되면서 아카데믹한 그림은 구시대의 미술로 여겨지거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추상회화의 연쇄적인 파상에 밀리면서도 구상회화의 영역에서 착실하게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키워낸 소중한 작가들도 있었다.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조형개념이 출현하더라도 작가의 개성적인 시선으로 인물, 풍경, 사물, 사건 등을 충실히 묘사하는 표현양식은 한국 회화의 토양을 굳건히 다져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가들은 자연에 관한 서정성과 사실적인 표현을 바탕으로 우리 전통 속에서 발견되는 조형적 요소로 민족적 정서를 표출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출품작들은 2021년 이건희컬렉션을 기점으로 늘어난 다수의 기증작품들로 구성되어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는 역할도 기대된다.
전시는 1부‘한국 구상미술의 토양’, 2부‘새로운 의미의 구상’으로 구성되었다.
1부‘한국 구상미술의 토양’에서는 국전을 통해 아카데미즘 미술의 초석을 다진 1세대 유화 작가들을 중심으로 근대 서양화 양식의 사실주의 작품을 다수 소개한다. 1958년 설립된 목우회는 ‘한국적인 아카데미즘을 계승하고 사실주의 집결체로서 뿌리를 내린다’는 목표 아래 당시 가장 규모 있게 성장했던 단체이다. 자연주의적 발상을 토대로 엄격한 사실성을 보인 이병규, 도상봉, 김인승, 이종무, 김숙진, 김춘식 등의 작가들이 포함된다. 녹색이 주조를 이루며 인상주의적 색채를 구사하여 주변 풍경과 인물을 섬세하게 묘사한 이병규의 <고궁일우(古宮一隅)>(1961)와 <자화상>(1973), 작가의 취향이 스며든 정물을 자연스럽고 안정되게 화면에 채워나간 도상봉의 <국화>(1958), <포도와 항아리>(1970), 어촌 풍경이나 노동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일상을 한국적인 인상주의 화풍으로 담아낸 김춘식의 < 포구(浦口) >(1977)등이 대표적이다.
2부‘새로운 의미의 구상’에서는 변화하는 미술 조류에 감응하며 구상과 비구상의 완충지대에 속했던 작가들을 망라한다. 자연에 바탕을 둔 조형적 질서를 추구했던 윤중식, 박수근, 황염수를 시작으로 황유엽, 이봉상, 최영림, 박고석, 홍종명 등 1967년 구상전을 발족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들은 종래의 아카데믹한 양식의 틀에서 벗어나 대상에 대한 수동적 태세를 지양하고 내면의 이미지를 독자적으로 표출한 작가들이다. 야수주의와 표현주의 양식을 바탕으로 대담한 요약과 강렬한 색채의 구사를 특징으로 하는 윤중식의 <금붕어와 비둘기>(1979), 모래나 흙을 화면에 첨가하여 독특한 질감을 만들며 민담이나 설화로 해학적인 표현을 보여주는 최영림의 <만상(滿想)>(1975), 특유의 마티에르와 대담하고 거친 화풍으로 전국의 명산을 다뤄 산의 화가로도 불렸던 박고석의 <도봉산>(1970년대) 등이 출품된다.
전시장 복도에서는‘기증, 모두를 위한 예술’을 주제로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에의 미술품 기증은 1971년에 시작되어 2023년 12월 기준, 전체 소장품 11,560점 가운데 기증 작품은 6,429점으로 전체 대비 55.6%를 차지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최근 5년 여간(2018년-2023년) 기증받은 작품의 경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동시대 회화 등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대량 수집되어 소장품의 양과 질이 상향된 부분을 도식화하여 보여준다. 특히, 2021년 이건희컬렉션을 기점으로 미술품 기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개인 소장가나 작가 유족 등이 미술품을 기증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예로, 이병규와 윤중식의 작품은 이건희컬렉션에 포함되어 각 5점, 4점이 기증된 후, 유족들에 의해 2021년 하반기에 각 13점, 20점 추가 기증으로 이어졌다. 이병규, 윤중식, 김태 유족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기증의 뜻과 공유의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및 수어해설, 점자책과 큰 글자 감상 자료가 제공되어 관람객의 감상과 해석을 돕는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예술을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기증자의 뜻이 전시장을 찾은 수많은 국민들에게 향유의 즐거움을 주고 한국 미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번 전시가 다채롭게 전개되어 온 한국 구상회화의 바탕과 여정을 살펴보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1부. 한국 구상미술의 토양
일본의 근대식 미술학교는 한국의 서양화 양식의 유입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해방 전까지 조선에는 서양화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이 없었고, 이에 일본 유학생들은 서양 화단의 도입기에 활발하게 활동했다. 고희동, 김관호, 김찬영 등 1세대 작가들은 일본에서 배운 서양미술을 국내에 전하며 그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이들은 석고상 연습, 나체 연구, 해부학 학습을 중심으로 하는 도쿄미술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5년간의 사생 기술을 습득하여 아카데믹한 화풍을 구현했다. 1부 초입에 선보이는 이병규, 도상봉, 오지호, 김인승의 정물, 풍경, 인물 작품에서는 이들이 일본에서 체득한 자연주의 화풍을 엿볼 수 있다. 대상에 비치는 미묘한 빛의 변화를 포착해서 온화한 표현과 색상을 사용하고, 그림자는 보라색, 청색으로 보색효과를 냄으로써 대상의 색채를 강조하고 선명히 보이게 만들었다.
1950년대는 한국 화단에 불어닥친 새로운 경향의 추상미술을 표방하는 서구화 물결이 정통적 화법을 지켜나가던 작가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고조시켰다. 상대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구상계열 작가들은 자기 작품을 다시 돌아보며 하나둘 목소리를 모으기 시작하였다. 1958년 이종우, 이병규, 김인승, 도상봉, 이동훈, 김형구 등이 주축이 되어 ‘우리의 미술은 아카데미즘의 토대를 튼튼히 해야 한다’는 뜻을 같이하면서 목우회 창립에 이른다. 목우회는 한국의 구상화단을 본격적으로 가꿔간 단체로 초기부터 한국적인 아카데미즘을 계승하였다. 목우회의 결성은 우리나라 구상회화가 체계적으로 성장하고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눈에 보이는 사실과 실제적 형태를 지향하는 구상회화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과 시선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이해하기 쉽고, 상식적으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들을 재현하는 예술로 주목받았다. 때로는 ‘국전 스타일’로도 불리며 당시 한국의 사회적 토대 위에서 살아가던 대중의 취향을 채우고 아카데미즘의 초석을 굳혔다.
2부. 새로운 의미의 구상
다른 한편 1960년대에 작가들은 종래의 고식적인 아카데믹한 화풍에서 벗어나 구상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였다. 자연, 사물의 형태, 인간의 이야기 등을 왜곡과 변형을 통해 심상적인 풍경으로 그려나갔다. 뿌리는 구상 영역에 두되, 비구상의 중간 영역을 취하는 절충적 작품들이었다. 이 영역의 작가와 작품들은 하나의 특정한 범주에 집어넣기 어려울 만큼 여러 복합적인 요소의 상보관계로 얽혀있다. 2부를 구성하는 작가들은 도쿄미술학교의 초창기 유학생들과는 달리 1930년대에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대부분 미약하나마 한국에서 기초적인 미술교육을 받은 상태였다. 이미 강한 자의식 아래 자기만의 독특한 양식을 개척해 가는 주체적인 사고가 밑바탕에 있었다. 이들의 그림은 대개 사실성을 추구하되, 풍경화에서는 인상주의의 빛의 효과를, 인물화나 정물화에서는 후기 인상주의 혹은 야수주의의 형태 왜곡을 보인다.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한국화단에서는 갖가지 새로운 미술사조가 전개되었고, 특히 추상미술이 확산하였다. 이제 국내 화단은 추상회화라는 새로운 회화 양식에 몸을 실었고, 다수의 구상계열 화가도 속속 이 대열에 올랐다. 하지만 1967년, 그들 중에는 추상양식과 결코 혼혈되지 않는 자신의 구상주의적 체질을 깨닫고 돌아서는 작가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창작미술협회, 모던아트협회 등에 가담했던 중견, 기성 작가와 신예들은 ‘새로운 의미의 구상을 지향한다’는 목표로 구상전을 결성하게 된다. 김영덕, 박성환, 박고석, 박돈, 박항섭, 이봉상, 최영림, 홍종명 등이 창립 작가이다. 이들은 특별히 창립 선언문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구상’이라는 개념을 화두로 삼고 추상미술의 범람으로 그 입지를 위협받던 구상계열의 화풍을 진작하는 한편, 수동적 태세를 지양하고 내면의 이미지를 독자적으로 표출하였다.
1910년 경기도 개성출생
1922년 출생
1902년 함경남도 홍원출생
1924년 출생
1917년 평양출생
1914년 강원도 양구출생
1901년 경기 안성출생
1916년 평남 평양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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