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건너 창작마을 입주작가3기 오픈스튜디오
2010.08.22 ▶ 2010.09.05
2010.08.22 ▶ 2010.09.05
강성훈
A lost sheep copper, 500x250x350mm, 2009
김원
The space-Creatio Stainless steel, 650x600x150mm, 2007
양성근
narrative iron, 300x50x400mm, 2010
이윤숙
nirvana 지점토, 11x14x17cm, 2010
이칠재
이군의 잣대 wood, 500x500x1800cm, 2010
임지은
내 주먹안에 쥘수있는 것들 acrylic on paper, 120x125mm, 2008
장세일
의미없는발견 시멘트, 500x300mm, 2010
김민형
또각또각-하이힐이 말이돼 혼합재료, 가변설치, 2008
김지훈
palm stainless steel, 50x50x8cm, 2009
“내 건너 창작촌”의 내를 건너 예술의 가나안에 이르기까지
김종길 | 미술평론가
1999년, 당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은 1년 뒤의 2000년을 ‘새로운 미술의 해’로 선포한 뒤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실천한 바 있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를 넘어 예술의 세기가 될 것임을 예견하듯 그들은 한껏 들떠 있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역사에 새겨졌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잃어버린 10년이라지만, 그 10년 동안 ‘새예술정책’이 수립되었고 공공미술사업이 전개되었으며, 전국오픈스튜디오네트워크가 추진되었다. 1980년대 소집단에서 1990년대 개인, 그리고 2000년대는 개인과 사회, 개인과 공공성의 담론이 넓게 확장되었다. 서울 중심의 예술 활동 기반이 지역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어느 때보다 창작공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졌다. 1999년부터 개관하기 시작한 대안공간은 이제 전국화되어 서울뿐만 아니라 부천, 인천, 안양, 수원, 안산, 대전, 광주, 부산, 대구, 제주까지 번졌고, 폐교 활용 창작촌에서 모텔, 창고, 웨딩홀, 폐가는 물론 쓰레기 하수처리장까지 스튜디오로 바꾸고 있다. 과연 예술의 세기답다. 그러나 과연 예술가는 행복한가. 예술가의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는가?
예술에 대한 지원과 육성 정책이 더 커졌음에도 여전히 어려운 것은 예술가이다. 10년 동안 행복했던 것은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시장제도의 안착, 기획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 지원, 예술을 통한 공동체성의 복원 등이 있으나 그 음지에는 예술가 개인의 창작환경 열악, 독자적 미학 구축의 어려움, 공공성에 매몰된 사적 공간 등이 있다. 이윤숙 작가가 화성 지역에 ‘내건너 창작촌’을 기획하기에 이른 것은 그런 음지 구조를 해소하려는 적극적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어도, 시장제도가 안착되어도 그 내부로 들어가지 못한 예술가가 더 많았던 것도 한 몫 했을 터이다. 지역의 미술인은 ‘중앙-지방’논리가 희석된 현재에도 여전히 변방을 떠돌기 때문이다.
작업실에 쌓인 작품은 예술이 아니라 짐이 되기 일쑤였고, 창작에 대한 열망은 한 평 작업실조차 없는 현실 속에서 굴욕으로 변질되었다. 우리는 예술가이기에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던 예술의 시대를 기억한다. 100년 전, 아직 근대가 완전히 기획되기 전의 시대는 그런 희망이 하나의 등불이었고 표상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심화되고 신자유주의가 파고 든 21세기 한국사회의 현실은 가난한 예술을 더 이상 높은 열정의 미학으로 치켜세우지 않는다. 내 건너 창작촌의 작가들은 가난하다. 그러나 이들은 가난의 미학을 창작의 현실로 바꾸어 열정을 불사른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따위가 이들의 정신을 갉아 먹지 못하는 것은 ‘모순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세계를 초월하려는 예술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근대가 현대에 묻히고 21세기 새로운 예술의 시대가 활짝 열렸음에도 희망의 등불과 표상을 끄지 않고 단단히 깃대를 세우고 있는 것은 그것 때문이다. 나는 이 작은 창작촌에서 이들이 꿈꾸는 희망을 똑같이 나눠 갖는다.
내 건너 창작촌은 과거, 마을의 외곽에 붉은 둥지를 피우고 있었던 대장간을 연상시킨다. 앤디워홀이 작업실을 예술공장(아트팩토리)라고 했다지만, 나는 농민들의 손이 되고 발이 되었던 농기구를 상상한다. 땅을 일구어 생명을 싹틔우는 그 연장들. 예술이란 농사와 같아서 씨를 뿌리지 않으면 결코 싹을 틔우지 않는다. 싹이 없을진대 어찌 열매를 맺는단 말인가. 여기 모인 작가들은 모두 예술 노동자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 꽃을 피위기 위해 밤마다 불을 밝히고 정신을 갈무리 한다. 각자 다른 분야와 장르를 넘나들기에 한날한시에 모여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생명의 텃밭에서, 동굴에서, 자궁에서 새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내 건너 창작촌은 작은 공동체이다. 이윤숙은 내 건너 창작촌이 단순한 작업실 이상의 것이 되기를 꿈꾼다. ‘너’와 ‘나’가 개별화 되어 따로가 된다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 이주노동자들이 많은 공장지대에 그것도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연 것은, 예술이 이 지역의 공동체에 작은 촉매가 되기를 소망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군의 작가들이 이곳에 모여 창작의 긴장을 상실하지 않으면서 ‘서로주체성’의 동료애를 형성하길 바랬기 때문이다. 예술은 경계를 나누지 않고 꽃을 피운다. 내 건너 창작촌은 수 년 동안 작은 꽃씨를 뿌리고 꽃을 피웠다. 그 결실이 맺기까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올 한 해를 갈무리하면서 여는 이 작은 전시는 그 꽃들의 ‘희망열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75년 출생
1967년 출생
1983년 출생
1960년 출생
1975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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