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서용선
남자 2021-2024, Acrylic on canvas, 41×31.8cm
옥승철
Spike 2024, acrylic on canvas, 150×120cm
회화의 이름: 초상-카이랄
The Name of the Painting : Portrait - Chiral
이소영 미술에세이스트
초상화는 오랜 역사 동안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를 탐구하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해 왔다. 존 버거는 그의 저서
화학에서 '카이랄성(Chirality)'은 거울상에 있는 두 구조가 결코 겹쳐질 수 없는 상태를 설명하는 용어로 ‘카이랄’은 그리스어로 '손'을 의미하며, 이 개념은 마치 왼손과 오른손처럼, 닮았지만 완전히 일치할 수 없는 관계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 개념은 두 작가의 작품이 지닌 본질적 차이와 공명을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다. 한 손은 다른 손을 완벽하게 닮았으나,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서로 반대의 세계에 속해 있다. 이 전시에서는 두 작가의 초상이 바로 그런 카이랄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절대적으로 겹칠 수 없는 두 작가의 세계, 그러나 이 두 세계는 그 안에서 서로를 반사하며 깊은 공명을 일으킨다.
서용선의 초상화와 자화상은 인간의 본질을 향한 그만의 끊임없는 연구를 담고 있다. 그는 초상화를 그릴 때 단순히 외형적 유사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감정과 심리 상태까지도 함께 표현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그의 작품이 단순한 인물화에서 벗어나, 존재를 표현하는 도구로 기능하게 한다.
특히, 서용선의 자화상은 그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자화상은 예술가 자신을 탐구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 중 하나이며, 서용선은 이를 통해 자신의 내적 갈등과 고민, 그리고 성장 과정을 꾸준히 시각화해 왔다. 서용선의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심도 있게 탐구하며, 이러한 그의 예술적 시도는 관객에게도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
서용선은 실존하는 인물들을 그려내는 과정에서, 그들이 지닌 내면의 깊은 흔적과 생생한 인간성을 포착한다. 그의 인물들은 실재하는 존재를 통해 그들의 삶과 역사를 담아내며, 현실의 구체적이고도 날카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한편, 옥승철은 가상의 인물들을 창조하며,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에 가까운 인간의 형상을 제시한다. 그의 인물들은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속에서 보편적인 인간성을 드러내며, 디지털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미지의 재조합과 복제를 통해 '원본'이라는 개념을 재고하게 만든다. 또한 옥승철의 작품 속 인물들은 종종 감정이 모호한 표정을 짓고 있어, 관객이 각기 다른 해석을 하게 만든다.
이처럼 두 작가의 초상은 표면적으로는 상반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들 모두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서용선은 현실 속 실존하는 인물을 통해, 옥승철은 가상 속 인물을 통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내면에 다가간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그리는 모든 초상이, 심지어 자화상일지라도, 진정한 우리 자신을 완벽히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거울 속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진정한 자아를 반영하지 못하듯, 어떤 초상도 그 인물과 최대한 가까우면서도 인물의 전부를 담아내지는 못한다. 서용선과 옥승철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차이와 유사성은, 인간의 다층적인 정체성을 드러낸다.
'회화의 이름: 초상-카이랄’ 전은 두 화가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비추는 두 거울을 마주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우리는 이 거울 속에서 나와 타인, 그리고 그 경계에 서 있는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대부분의 자아는 결코 서로 겹쳐지지 않으나, 그 안에 깃든 진실은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깨닫는다.
1951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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