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작가노트]
선과 빛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치는 사물. 그리고 그 사물들과 경험하며 발생하는 스치듯 지나가는 의식들. 이것이 내 작업의 시작이다. 즉 평범하지만 그 안에서 발생하는 특별한 여운을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사물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이고 그 해석하는 과정이 내 작품이 시작하는 지점이다.
작품은 두 개의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첫 번째는 평면작업인 사진 드로잉이나 유리 드로잉이다. 이 작업들은 사물을 표현할 때 선명함보다는 불분명함을 이용한다. 불분명함이 사물의 존재에 대해 더 궁금증을 자아내고 보는 이로 하여금 사물 그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입체적 형태(유리조각, 설치조각)의 작업이다. 이들 작업은 사물의 형태와 상황이 주변 환경과 설정을 통해 다양한 해석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개념이 현실의 몸을 얻을 때, 개념의 주위를 맴도는 현실의 잠재적 힘을 발견하고 그 실재에게 보내는 질문, 그런 것을 황선태의 작업에서 목격하게 된다.”
강선학 평론글 중
선을 쓰다
화면은 색과 면이 제거된 채 선으로만 경계 지워져 있다. 사물과 공간은 감정이 사라진 중립적이고 밋밋해 보이는 선 그리고 그 선으로 이루어진 기호처럼 건조하게 해석돼 있다.
색과 면 등의 표현요소들을 제거하고 단순한 선으로만 사물을 표현하였다. 빛이 드리우기 전의 선들은 사물의 구체성을 생략하고 어떤 사물의 개념만 전달하는 지시체로서 디자인된 기호이다. 그것은 사물의 질감이나 현실성을 또는 감각, 감정이 생략되어 있다. 단순히 개념으로서 사물을 지시하거나 지칭하고 있을 뿐이다.
작품 속 공간은 선(기호)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개념으로 규정된 것이다.
선 그 자체는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개념이다. 작품 속의 선은 안료의 집합체 일뿐.
선은 인식될 뿐이고 고정돼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관찰자의 위치에 따라 혹은 주변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는 존재이다.
우리는 어떤 사물을 볼 때 단지 인식할 뿐 그 사물 자체가 선이라는 대상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내 작품 속 선은 기호이다.
윤곽선을 그리는 행위는 사물을 표현하기 위해 텍스트를 쓰는 행위와 유사하다. 내 작업에서 선은 그리는(draw) 행위가 아니고 쓰는(write) 행위이다.
나는 선을 쓴다.
그림이 된 빛
빛이 드리운다. 화면은 창으로 들어온 빛과 그 그림자로 가득 찬다. 건조하게 나열되었던 차가운 선들 사이로 공기가 흐른다. 입체감이 부여되고 시간이 머무르며 감정이 스며든다.
빛이 있어서 선(사물)들은 비로서 완성이 된다. 모든 현실적 질감이 삭제된 선들에게 감정이 채워지고 시간이 머무른다.
선이라는 기호로 개념화된 화면에 실재의 빛(LED)이 들어온다. 이 빛은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든다. 그림 속의 빛은 작품을 보는 관람자의 몸과 관람자가 서있는 현실 공간으로 침투한다. 그럼에도 그 빛은 그림 속의 빛이다.
쓰여진 기호로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 속 개념들이 현실의 공간과 교류하고 현실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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