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나 : 무명인들의 사회

2024.10.23 ▶ 2024.10.28

갤러리 도스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제1전시관(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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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 작품 썸네일

    윤나

    대화의 가치 영수증과 사진, 가변크기, 2024

  • 작품 썸네일

    윤나

    그물 옷, 가변크기, 2024

  • 작품 썸네일

    윤나

    스와이프 3채널 영상, 2분, 2023

  • 작품 썸네일

    윤나

    시청각자료 캔버스에 아크릴, 모니터, 91×65cm, 2024

  • 작품 썸네일

    윤나

    투명한 사람들 레진과 비즈, 각 10×20cm, 7×15cm, 2024

  • 작품 썸네일

    윤나

    조연 사진에 아크릴, 180×60cm, 2024

  • Press Release

    자아의 가치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우리는 모두 앞에 닥쳐온 고난을 견뎌내기도 하고 주어진 행복을 만끽하기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때로는 그 무수한 시간을 보내며 과연 자아의 정체성과 판단에 대해서는 얼마나 되짚고 있을지에 관하여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지금처럼 사는 것이 진정으로 나다운 삶인 것인지, 가장 나다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무언가가 사실은 오판의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어느 순간 일상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자신의 존재성을 자각하면서 기인하게 된다. 윤나 작가는 삶에서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는 과정을 거치며 자아의 형성 배경과 스스로의 가치 판단에 대한 해답을 예술로서 풀이한다. 그렇게 ‘나’라는 존재의 키워드를 발견하고 본질적인 감정, 시간, 기억 등의 손실이 결국 미디어 매체 및 각종 디지털 장비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알게 된다. 작가는 각종 sns를 통해 개인정보를 노출하며 사람들에게 삶의 일부를 공개하고 사진으로 순간을 기록하며 기억을 저장한다.

    작품은 객관적인 시선과 주관적 시선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그 중 ‘조연’ 작품은 사진 속 등장하는 불특정 다수의 인물을 전부 작가 본인의 모습으로 재구현하면서 타인의 위치를 의도적으로 번복하였다. ‘나’는 나를 주관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기에 작품에서 타인을 비추어 스스로를 다수화하고 주체가 가지는 주연성을 조연이 가지는 보편성으로 탈바꿈한다. 이에 따라 모두가 주인공이자 모두가 조연이 되는 양립성을 가지게 된다. 반면에 주관적 시선으로 진행된 작업은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보다 개인적이고 사적인 서사가 배경이 된다. 각각의 작품에서 작가가 평소에 일반적으로 느껴왔던 인간관계의 염증 또는 자기 자신에게 가했던 압박이나 강박을 알 수 있다. 나아가 남들을 지나치게 신경쓰면서 스스로를 과하게 통제하려는 현상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을 알지만 조금의 실수에도 곁을 주지 않는 냉정한 사회 속에서 질타받거나 외면당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자아를 공격하고 종래에는 이러한 자의식이 사라지게 만든다는 점을 돌아보게 한다. ‘대화의 가치’는 작가가 사람들과 대화할 당시 가장 불편하게 느꼈던 부분을 영수증의 형태로 표현한 작품이다. 사람이 언어를 통해 전달하는 수단을 표정과 키워드, 대사로 분류하여 실제 영수증에서 출력되는 카테고리 형식을 빌려 온 점이 인상적이다. 출력된 영수증 속 대사에서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 아냐’, ‘오해하지 말고 들어’라는 2가지 문장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 이야기가 실제로 많은 이들에게 언짢은 심리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재미를 부여한다. 작가는 객관과 주관의 구조로 표현한 여러 가지의 작업을 시도하며 사회에서 자아가 설 자리와 그 존재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운다.

    사람은 전부 저마다 다른 성향과 내면, 외적 요소들을 가진다. 그 누구도 모든 것이 완벽하게 똑같은 이는 없다. 작가는 세상만사에서 배제할 수 없는 인간과 그 인간들의 집단에 소속된 자신이 사람들 사이에 놓이며 벌어지는 각종 상황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더불어 확고한 예술적 취지를 가진 채 우리가 중심을 잃고 남들에게 흔들릴 때마다 희석되어 가는 자아를 모색하고자 한다.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과 집단의 도태를 적절히 의식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주는 관심을 소홀히 할 때마다 소실된 스스로의 일부를 다시 탐색한다. 이번 전시를 관람하며 본인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그 속에서 낭비하거나 혹은 소비하고 있는 것들을 돌이켜보고 남겨진 사진이나 기록물을 통해 과연 내가 보관하고 저장하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 대상이 자신에 대한 진정성과 부합하는지 깊이 살펴보기를 바란다.


    작가 노트
    나는 비어버린 나를 채우기 위해 작업을 한다. 점점 넓은 세상으로 나가면서 나는 나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어리숙하게 보이게 되는건 나를 얕보이게 되는 일이며 나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게 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없게 되고, 솔직함은 나의 약점을 남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된다. 그렇게 하나 둘 가면을 쓰게 된다.

    진정한 나란 무엇일까. 가면을 쓴 나는 진짜 나일까? 남들에게 좋은 사람인 것처럼 꾸며내고, 살갑게 구는 것들이 정말 나의 모습일까? 그냥 반응하도록 설계된 빈 껍데기는 아닐까?

    지난 해까지 디지털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전자기기나 인터넷을 사용하며 낭비하는 것들(예를들면 감정, 시간, 기억, 개인정보 등)에 대해 작업을 진행했다. 낭비되는 것들을 나열하다보니 점점 더 ‘나’를 잃어간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SNS를 하며 나의 정보들을 사람들 앞에 진열하고,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하며 기억을 외부에 위탁한다. 여기서 내가 하는 것은 기기의 화면을 누르는 일 뿐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그 안에 존재하지 않았다.

    새롭게 들어가는 작업들에서는 흔적, 뿌리, 기록을 키워드로 잡았다. 나의 뿌리는 어느 것이며, 이것들은 나의 흔적과 기록을 더듬으며 찾을 수 있을까? 잃어버린 나를 다시 되찾는 과정을 거치면서 나를 나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작품은 크게 객관적 시선, 주관적 시선으로 분류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판단하는 기준과 내가 바라보는 판단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했다. 이 판단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을수도 있고, 중립을 지키고 있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단정짓는 행위임은 틀림없다.

    나를 찾는 과정을 작품으로 풀어내고, 사람들에게 공유를 하는 과정을 상상하며 두 가지 목표가 생겨났다. 하나는 나에게 있는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업을 보는 사람들이 자신을 정의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주는 것이다.

    전시제목윤나 : 무명인들의 사회

    전시기간2024.10.23(수) - 2024.10.28(월)

    참여작가 윤나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제1전시관(B1))

    연락처02-737-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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