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과 제도: 굳어진 것과 유연한 것 사이]
- 격주로, 김영주, 감동환, 제너럴쿤스트, 단 페르조브스키(Dan Perjovschi)

미술관에 (여전히) 부재한 것 또는 아직 한참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본 섹션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볼거리를 내놓는 미술관의 덩어리진 신체를 지나, 살짝 빗겨나 있고 조명되지 않은 영역을 질문하면서 기존 제도의 관습과 위계를 들춰본다. ‘제도’를 이미 단단히 굳어진 것으로 본다면, 그 반대는 아직 규정되지 않은 유연한 움직임이 될 수 있다. 미술관의 (잠재적) 관람객, 소장품, 만족도 조사 연구, 그리고 전시 관람 경험에 대한 물음 등 미술관을 둘러싼 크고 작은 사안에 진동을 더해보고자 한다.

[미끄러지는 언어]
- 노라 투라토(Nora Turato), 이민선, 이주영

언어학자 스티븐 핑커의 저서 『언어본능』에는 일곱 번째 챕터로 ‘Talking Heads(말하는 머리들)’가 소개된다. 이 챕터에서 저자는 생략된 정보에 의해 문맥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화용론적 접근으로 짚어낸다. 유사한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발화된 것과 발화되지 않은 것 사이에서 시차를 발생시키는 것들에 주목해본다.

[소거된, 혹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역사]
- 이수경, 엘리나 바이니오(Elina Vainio), 오소이(Au Sow Yee)

쓰여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 분명히 있었는데도 어느새 없는 것이 되어버렸거나 처음부터 잘못 기록되었을 수도 있다. 탈각되거나 잊혀진 것들에 대한 서사는 밀려난 곳에서부터 다시 시작된다. 아니면 이것은 영영 오지 않는, 혹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야기에 관한 것일지도 모른다.

[존재 없이 존재하기]
- 김은설, 노혜리, 임영주, 임창곤, 정영자

부재를 감각하는 것이 반드시 아무 것도 감각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들리지 않기 때문에’ 들을 수 있고, 보이지 않는 대상일 때 오히려 더욱 맹목적인 믿음으로 가 닿을 수 있다. 부수적이거나 부차적으로 여겨지는 누군가(혹은 무언가)는 존재 없이도 거뜬히 존재해낸다. 이곳에서 우리는 가득히 부풀려진 부재의 부피를 상상해볼 수 있다.

[흔적 더듬기: 껍질-껍데기-재]
박미화, 이유성, 이해민선, 전보배, 파울린 울테텐(Paulien Oltheten)

방금 전까지도 공간을 점유하던 대상이 있다고 한다면, 그 대상이 떠나간 자리에는 오롯이 흔적만이 남는다. 상실의 감정을 화면에 눌러담고(박미화), 겉겹에 머무는 조각으로 존재를 되물으며(이유성), 부재의 흔적을 더듬고(이해민선, 전보배), 스치는 일상을 곱씹는(파울린 올테텐) 행위는 모두 일시적 순간에 대한 영속적 기념이다.

전시제목말하는 머리들 Talking Heads

전시기간2025.05.01(목) - 2025.07.06(일)

참여작가 감동환, 김영주, 김은설, 노혜리, 박미화, 이민선, 이수경, 이유성, 이주영, 이해민선, 임영주, 임창곤, 정영자, 전보배, 제너럴쿤스트, 노라 투라토, 단 페르조브스키, 엘리나 바이니오, 오소이, 파울린 올테텐, 격주로(임가영_이은재_김인선)

관람시간화~금 10:00am - 08:00pm
토, 일, 공휴일 10:00am - 07:00pm
*[서울문화의 밤] 매주 금요일 10:00am - 09: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조각, 설치, 영상, 액티베이션, 워크숍 등

관람료무료

장소서울시립미술관 Seoul Museum of Art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3층 전시실, 크리스탈 갤러리, 세마카페, 로비 등)

주최서울시립미술관

후원협찬: 삼화페인트공업(주)

연락처1588-8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