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희
나비 캔버스 위에 아크릴, 262x193cm, 2010
김명희
나비 캔버스 위에 아크릴, 262x193cm, 2010
김명희
나비 캔버스 위에 아크릴, 262x193cm, 2010
김명희
나비시리즈(왼쪽)-전시장설치컷 캔버스 위에 아크릴, 53x45cm, 2010
김명희
야곱의 사닥다리-노랑, 나비와 만나다 가변설치, 2010
야곱의 사닥다리-노랑, 나비와 만나다
작품 ‘야곱의 사닥다리’는 창세기 28; 12-22의 성경에 근거한 야곱이라는 한 인물이 꾼 꿈의 산물로서 삶의 여정을 통해 빚어지는 생의 모습을 작품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지금까지 야곱의 사닥다리를 통해 인생의 사닥다리가 올바른 곳에 놓일 때 까지 참 많은 고난과 역경이 혹은 크고 작은 선택들이 이어져 이룬 삶을, 가지치기를 해야 하고 때론 너무 무성해서 번거롭고 무거운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피해야 할 때도 있었음을 고백한다. 어쩌면 스스로 야곱이 된 상태에서의 가장 나약한 두려움에 있는 하루살이의 형편에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뜨거운 태양을 딛고 자라서 노란 빛으로 물들이는 가을의 추수를 통해 노랑의 풍성함을 만끽하고자 한다. 그 뜨겁던 여름, 몸 하나도 가누기 힘든 용광로를 뒤로 하고 가을의 들녘에 드리워진 소낙비 후의 무지개 속에서 누렇게 익은 열매들의 합창을 연주한다. 가녀린 인간의 욕망들을 아름답고 조화롭게 이루어 보고자 하는 숱한 노력 속에서도 나타나는 순간순간들의 억 박자들이 만들어낸 화음은 그럼에도 서로가 기꺼이 관용하며 길을 가고자 한다. 그 모든 욕망을 조심스럽게 노랑에 담아 또 다시 삶을 토해낸다. 희망을 바라본다.
‘야곱의 사닥다리-노랑’은 노아의 홍수 후에 약속의 의미로서의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 중에서 세 번째의 색을 의미한다. 어쩌면 빨강이나 주황과는 달리 노랑은 그들에 비해 다양한 색상을 갖지 못했지만 단순함과 순수함을 갖고 있다. 그 순수함이 주는 솔직함과 담백함이 야곱의 사닥다리가 분출하는 또 다른 신선함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에서 널리 삶을 조심스럽게 확인하며 잠시 멈추어 뒤돌아보아 재확인해주는 의미의 조심성을 내포한 노랑은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 면도 없지 않지만 무엇보다 노랑은 희망을 의미하며 기쁨과 설렘, 대담하고 힘이 넘치는 삶의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준다. 그러기에 ‘야곱의 사닥다리-노랑’은 애벌레에서 벗어나 그 드넓은 누런 들녘을 나르며 빛이 되어 버린 ‘나비’를 통해 함축한다. ‘나비’는 기존의 규범이나 관습에서 벗어나 매스 미디어와 광고 등 대중 문화적 시각이미지를 미술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했던 현대미술의 한 장르인 팝아트로 구상미술의 한 경향이라 볼 수 있다. 획일화되어진 단면성과 반복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현대인의 표현적 삶을 ‘나비’를 통해 또한 투영해 본다.
그러므로 ‘야곱의 사닥다리’는 인간의 굴레에서 인식되어지는 다양한 희망의 끈을 잡고 있다. 서로를 위해 무반주 속에서도 타인의 음성을 듣고 자기의 소리를 다독거리며 되새김질하는 무명의 오케스트라이다. 그러기에 다음 스텝을 위해 사뿐히 내딛는 무용수의 발처럼 조금씩 떼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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