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천
사물로부터 차이를 읽다 10-3 Photography, 109.3x164.3cm, 2010
전수천
사물로부터 차이를 읽다 10-1 Photography, 114.5x173.5cm, 2010
전수천
사물로부터 차이를 읽다10-2 Photography, 109.5x164.5cm, 2010
전수천
사물로부터 차이를 읽다10-4 Photograph, 149.5x77.5cm, 2010
전수천
밸류를 생각하다 D-1 Photography, 45x45cm, 2010
전수천
밸류를 생각하다D-2 Photography, 45x45cm, 2010
전수천
밸류를 생각하다D-3 Photography, 45x45cm, 2010
전수천
사물로부터 차이를 읽다 1,2,3 Photography, 130x190cm, 2009
전수천
밸류 상상하기 Photography, Color(45x45cm),Black&white(20x20cm), 2010
전수천
잃어버린 미로의 파라다이스 Installation, 550x510x240cm, 2010
전수천
잃어버린 미로의 파라다이스를 찾아서 Installation, 550x510x240cm, 2010
사물로부터 차이를 읽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와 어떤 사물이나 현상들과 조우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바쁜 일상 속에서 그것들을 확인 할 겨를도 없이 지나치며 지낸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의 형상은 의식하면서 자신이라고 하는 내적 정체성에 대해서는 무의식에 가까운, 아니면 어딘가에 맡겨두고 맡겨 둔 곳마저도 망각하고 사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꽃 파는 꽃집에서 꽃을 사거나, 정원의 울타리 안과 밖에 있는 꽃을 만져보거나 아니면 들에 무성하게 자란 풀 섶에 핀 예쁜 꽃을 꺾을 만큼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눈에 비친 아름다운 꽃을 좋아 하지만 하나하나의 꽃이 가지고 있는 섬세하고 깊은 생태까지는 보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이해관계에 관한 것을 제외하면 관여하거나 관찰하고 싶지 않은 무관심과도 같은 맥락에서 오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요인이기도 하고 바쁘지 않으면 안 되는 현대사회의 어쩔 수없는 속성일 수도 있다. 조화를 촬영한 “사물로부터 차이를 읽다”는 생화와 조화 사이의 차이를 읽는 관찰자의 눈을 발견하고자 실험한 작품들이다. 단아하고 투명한 흑백의 꽃 그리고 흑백의 꽃 사이 어딘가에 색채가 살아 있는 한 송이의 꽃을 포함한 모든 꽃이 조화이다. 생화와 조화 사이의 차이를 쉽게 발견 할 수 있는 것이면서 한편으로는 “꽃 사진이네” 하고 지나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외적 표면만 바라보는 우리의 무관심을 사회 현상에 습관화 된 탓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 까! 관찰자의 의식으로 차이를 읽는 것은 자신을 포함한 사회의 모든 것을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도킹 통로(docking adapter)에 서 있다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는다.
설치작품 “잃어버린 미로의 파라다이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즉물주의자 그리고 건조한 현실에 온몸을 부딪치며 살아가는 곡예사들이다. 어느 모임에서 중산층이라고 하는 어떤 분이 궁극적으로“행복은 돈이 아닙니까?” 하며 즐거운 표정으로 한마디를 하시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기분 좋을 만큼 술의 힘이 그분의 정신을 점령하고 있었지만…………….그 중산층 신사의 말은 사실이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행복하고 해결된다는 현실을 누가 부정하겠는가! 살아 숨쉬는 것과 죽음이 가지고 있는 리얼리티의 미학적 아름다움을 우리는 바라보며 살고 있을까! 아니면 걸으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사물을 쳐다보는 것처럼 지나쳐버리면서 살고 있을까! 생명을 만지며 느끼고 죽음을 가슴으로 만지는 시간은 또 언제부터 잃어 버렸을까! 살아 있는 것의 리얼리티 그리고 죽어 있는 것의 리얼리티의 미학적 인식이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등등 많은 생각을 하며 어쩌면 시대에 꽤 많이 뒤떨어졌을지도 모르는 진부한 작업을 하고 있다. 꽃 시장에 가서 생화를 사고 가공하여 만든 조화를 구입하여 벽에 설치하고 설치된 그 꽃들을 사진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생화와 조화 그 간극의 공간에 서서 판타지 같은 신화를 머리 속에 그리면서 신화는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감성적 이상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대단히 구시대적인 발상일지도 모른다. 사실 현대인들에게 신화의 드림은 없다. 바라보는 수고를 하지 않고 쳐다보고 지나쳐버리는 시대가 신화가 없는 오늘의 시대이다.
요즈음 나는 그래도 한번쯤 바라보는 것을 연습해 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화를 생화처럼 보이도록 하는 사진을 만들어 차이를 읽게 하려는 게 나의 목표이다. 그것은 바라보기의 연습이고 그 연습은 신화를 되찾게 하고 싶은 시대 착오적 욕구이다. 하지만 나의 꽃 사진에서 사물의 차이를 읽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우리에게 파라다이스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어디서부터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미로 찾기를 잃어 버렸을까! 미로는 사람에게 최면을 거는 작용을 한다. 신기하게도 우리가 미로에 들어서면 미로는 삶의 의욕을 자극한다. 파라다이스는 미로의 끝에서 우리를 유혹하는 매혹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바라보는 연습을 많은 사람들과 같이 하고 싶고 파라다이스를 찾아가는 미로의 한가운데 서 보고 싶어서 꽃 사진을 찍는다.
- 전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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