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미
상실의 시대 Ⅳ 2010
채은미
Norwegian wood Ⅲ glass,stainless steel, 250x180x900cm, 2010
채은미
Norwegian wood Ⅳ 2010
채은미
Norwegian wood Ⅳ 2010
반딧불이 사라져 버린 뒤에도 그 빛의 흔적은 내 안에 오래오래 머물러 있었다. 눈을 감은 두터운 어두운 곳을, 그 가녀린 엷은 빛은 마치 갈 곳을 잃은 영혼처럼 언제까지나 방황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러한 어둠 속에 몇 번이고 손을 뻗쳐보았다. 손가락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았다. 그 조그마한 빛은 언제나 나의 손가락이 닿을 듯 말듯 안타까운 거리에 있었다.
- 무라카미하루키 (村上春樹) ‘상실의 시대’中 -
태초에 무의 상태에서 살아가면서 우리의식은 현실에 부딪치고 깨어져 정체성을 잃어가며 환멸, 공황을 겪게 된다. 또한, 회의감, 시대적 허무감, 사람이 많은 도시이지만 완전히 홀로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모든 것에 양면성이 있듯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상실을 할 때도 있고 또는 회수하거나 취득할 때도 있다. 마치 반딧불이 발하는 빛의 그 위치를 파악하기 힘든 것처럼 한때 가졌던, 혹은 가졌다고 생각하던 빛나던 것들은 영원히 손에 닿지 못하고 멀어져 갈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1979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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