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KO BOUTIQUE
2010.10.13 ▶ 2010.11.05
초대일시ㅣ 2010-10-13 17pm
2010.10.13 ▶ 2010.11.05
초대일시ㅣ 2010-10-13 17pm
변현수
MAKIKO BOUTIQUE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0
변현수
MAKIKO BOUTIQUE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0
변현수
MAKIKO BOUTIQUE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0
변현수
MAKIKO BOUTIQUE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0
'몸'이 세계 속에서 살아내는 역동적인 삶의 궤적
변현수의 몸에 관한 작업들은 몸-마음, 또는 신체-정신, 자연-인간의 이분법을 견지하고 있는 지성주의를 넘어서서, 몸을 바탕으로 한 인간 존재의 생생한 삶을 드러내고자 한다. 흔히 우월한 정신이나 순수한 마음, 명징한 의식이 세계에 대한 독자성을 지니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정신이나 의식이나 마음은 근본적으로 몸에 체화된 것일 수 밖에 없다. 몸 속에 정신과 의식, 그리고 마음이 거주한다. 따라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몸이 세계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 몸에 관한 작가의 작업은 이번 전시뿐 만 아니라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전시를 통해서도 동일한 지평을 열고 있다. 즉 작가는 몸과 세계 간의 관계를 가능케 하는 존재론적인 바탕인 '살'이라는 존재의 원소를 통해, 몸과 세계가 다 같이 하나의 감각덩어리로서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존재론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MAKIKO BOUTIQUE』에서 '재봉틀을 돌리는 마끼꼬는 스스로의 행복을 돌린다' (작가의 작업노트 중에서)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재봉되는 것은 몸이다. 몸틀을 재봉질하는 마끼꼬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주어지는 실천적인 과제들을 몸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세계와 화해하고 하나로 결합되고자 한다는 것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서 작가의 일본인 친구인 마끼꼬는 동시에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행복'을 정의하는 숱한 규정들(또는 행복의 세계)은 몸 스스로 세계 속에서 규정되는 각종 요구사항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삶으로서 원활하게 유지되고 향유된다. 그래서 몸은 사회문화적이고, 정치경제적이며, 생태환경적인 요구사항들을 몸소 수행하기 위하여 스스로의 몸을 요구사항에 맞추어 구조화하고 형태화한다(몸틀 재봉질). 그렇다고 몸이 세계의 요구사항들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몸과 세계는 안팎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몸은 그동안 스스로 획득한 각종 몸틀들을 바탕으로 주어지는 상황을 재구성해 나가기도 한다. 즉 세계가 몸에게 넘겨 준 틀로써 세계는 재구성되고, 몸틀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세계를 통해 몸은 다시 제 스스로를 구조화한다. 몸과 세계는 서로 격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밀접하게 연결되어 작용을 주고 받는다.
이렇게 볼 때 『MAKIKO BOUTIQUE』에서 행하는 몸틀 재봉질은 인간 주체인 마끼꼬의 몸이 세계 속에서 살아내는 역동적인(수동적이기도 하고, 능동적이기도 한) 삶의 궤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변현수는 '마끼꼬의 재봉질'을 통해 관람자들에게 삶은 추상적이고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천적이며 수행적임을, 그리고 그 삶의 가장 근본적인 바탕이 세계 속에서의 몸(행동하는 몸, 움직이는 몸, 그리고 행동과 움직임을 지각시키는 살)임을, 몸틀의 형태로써가 아니라 몸틀을 지각시키는 살을 통해 강렬하게 느끼게 한다.- 임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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