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훈
Monster 종이에 수묵, 250x135cm, 2010
신영훈
Monster 종이에 수묵, 234x134cm, 2009
신영훈
Monster 종이에 수묵, 234x134cm, 2009
신영훈
Monster 종이에 수묵, 250x135cm, 2010
장기적이고 흔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감이나 구슬픔이 몰려왔을 때, 우리는 이를 멜랑콜리(melancholy)적 감수성이라고 정의한다. 멜랑콜리는 이상화된 사랑했던 대산(idea type)을 애도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감내하는 대신 상실이라는 현실의 수용을 거부하고 슬픔을 내면화한다. 그렇게 멜랑콜리는 마법에서 풀려난 세계의 무(nothingness)를 자아의 무로 대체하고 어떤 경우엔 모든 상황을 ‘허무’라는 이름으로 종결하려 한다. 이렇듯 비애를 상징하는 멜랑콜리가 애정이라는 상황과 결합됐을 때, 자아는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의 감정을 ‘monster(이방인, 혹은 괴물)’로 형상화시키면서 상실된 대상에 대한 간극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monster' 연작은 실재와 관념 사이에 개입된 개인의 애정사를 통해 욕망의 간극이 얼마만큼 생기는지의 대한 작가적 상상력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러한 간극은 실체를 알 수도 없거니와 감정에 대한 섬세한 뉘앙스가 내재해 있어 이를 설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랑에 빠진 이는 아름다움에 대한 절대적 믿음에 갇혀 욕망의 감정에 지배되고 통제되어 어느새 ’타자‘를 ’여신‘에 가까운 형상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마법에서 풀려난 이의 시선 속에서 ’타자‘는 신과 monster의 형상이 오버랩되는 혼동의 아이러니를 대형 화지에 형상화 한다. 마치 꿈속을 거닐 듯 인물의 시선은 고정되어 있지 않은 무표정으로 대체되며, 현실과 관념의 사이에서 색을 잃은 대상들은 인간의 애정에 대한 욕망을 반추하듯 파괴적인 속성까지 드러낸 그 대상이 monster로 오버랩 되는 상황, 우리는 이것을 단순히 불안정적 정서로만 해석해야 하는가. 작가는 monster를 통해 ’고귀한 멜랑콜리아(melancholia generosa)'를 불러들인다. 비참함과 영감에 가득한 상태 속에서도 ‘통찰과 숙고’를 통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기 위한 성장의 과정이 바로 monster에 내재한 감수성인 것이다.
- 안현정(예술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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