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An Interface brass_arduino_piezo, 50x205x80cm, 2010
김병호
A Colloidal Body aluminum_arduino_piezo, 277x277x90cm, 2010
김병호
Silent Colliod brass_arduino_piezo, 120x120x21cm, 2010
공감각의 변주
김병호의 작품을 대하는 첫 시선은 이렇다. ‘이것이 대체 무엇을 하는 장치란 말인가...’ 말끔하게 번쩍이는 금속성 재료가 줄지어 앞으로 나란히 혹은 사방으로 헤쳐 모여 있는 기이한 모습에 일견 어느 거대한 기계장치의 부속품을 레디메이드로 제시한 기발한 설치물로 보인다. 게다가 작품에서 소리가 난다. 일명 사운드 아트, 소리의 예술이다. 사운드 아트가 사운드/아트/비주얼 아트/음악/과학/엔지니어링과 같이 고정된 카테고리에 도전하는 새로운 미디어 아트로 출현한 이래 미술의 제도권에 진입하는 데에는 난항이 있었다.
CD나 사운드로만 존재하는 작품들은 금세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십상이나, 김병호 작품의 경우는 문화적으로 코드화된 환경 안에서 끝나버릴 수 있는 사운드 아트를 오브제로 압축 제시함으로서 물질적 가치를 얻는 동시에, 시각에 압도되지 않으면서 시각적 존재감을 증폭시키는 사운드의 비물질적 가치까지 더함으로써 예술작품으로서의 존재이유를 획득하고 있다. 정보의 구체적 내용이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떻게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 미디어의 본질이라며 '미디어는 메시지다(The medium is the message)'라고 한 맥루한(Marshall MacLuhan)의 말처럼, 결국 남는 것은 구체적 실체가 아닌 기표에 따른 음의 전달, 입력(input)과 출력(output)의 분명한 구분에 의해 뱉어지는 진실이다. 이번 김병호 작가의 개인전에 선보인 오브제들은 서로 다른 비트와 주파수를 가진 3개의 소리를 통해 각각의 진실을 토해내고 있으며, 동시에 그 소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구체적 오브제와 제작 방법을 도표화한 드로잉을 통해 시각문화의 카테고리 안에서 예술성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작가가 보여줄 소리와 들려줄 오브제가 어떠한 변주를 펼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박윤정(SOMA 책임큐레이터)
작가 노트
내 작업의 결과물은 ‘제품’이라는 말로도 요약될 수 있다. 그래서 제품 같은 외관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냐는 것이다. 사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규범과 체계들로 이루어진다. 작품이 정교하게 가공된 부품들이 조립되어 완성될 수 있는 것은 설계단계부터 완성까지 보이지 않지만 엄격한 규격 체계를 따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런 보이지 않는 규칙들은 물질로 가시화 되었을 때 실체를 드러낸다. 이것은 점점 더 분업화되고 획일화되는 물질세계를 대변하는 것이며, 현실이라는 정교한 구조가 작품에 기능적으로 개입된 것이다.- 김병호
1974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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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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