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연
흐르는 땅#1 2008
조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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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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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연
흐르는 땅#5 2009
조대연의 ‘새만금’ 작업에 관한 깊은 단상, 짧은 글
글/박주석(명지대학교 교수, 사진사)
“연못에 수련(水蓮)이 자라고 있다. 수련이 하루에 갑절로 늘어나는데 29일째 되는 날 연못의 반이 수련으로 덮였다. 아직 반이 남았다고 태연할 것인가? 연못이 완전히 수련에게 점령되는 날은 바로 다음날이다.”
- 1972년 로마클럽보고서 《성장의 한계 (The Limits to Growth)》중에서
이 시대를 사는 사진가로서 조대연이 개발론자인지 환경론자인지는 나로서는 분명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새만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한반도 역사 이래 최대의 간척지 개발 사업을 바라보는 작가의 근본 관점에는 이 두 가지 입장이 혼재되어 있을 것이란 사실이다. 한 가지는 이 개발 사업이 그가 성장하고 뿌리를 둔 고향 땅에서 이루어지기에 생기는 개발의 경제적 가치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의 발로 - 그가 직접 당사자란 말은 아니다 - 일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세상을 비평적 관점에서 해석하도록 훈련 받은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의 입장이다. 다큐멘터리란 기본적으로 애정을 전제한 비판적 태도를 드러내는 일련의 행위이다. 조대연의 “새만금”은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이다.
조대연이 발표하는 이번 작업을 보면서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삶 주변에 스민 인간의 인위적 결핍을 느낀다. 결핍은 사전적으로 보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부재하거나 모자란 상태를 말한다. 결국 인간의 삶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이 부족하거나 없는 것인데, 이는 당사자들 스스로 자초하기 보다는 난개발, 환경의 파괴, 전쟁, 질병 등 인위적 상황에서 비롯된다. 조대연의 사진에서 보이는 스산함과 고독 그리고 노스탤지어는 그가 이곳에서 느낀 결핍을 드러낸 결과이고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의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이 불편함이 우리 사회, 우리 모두의 행동, 그리고 각자 스스로의 삶에 대한 반추를 하도록 만든다. 조대연 사진의 힘은 여기에서 비롯한다.
조대연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새만금” 개발 사업의 현장을 다니며 사진 작업을 해왔다. 새만금은 개발의 대상이 된 그 땅과 바다 그리고 주민이 경험한 현실만큼 사업의 진행 과정 또한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우리 사회의 온갖 세계관과 이데올로기가 충돌한 장이었다. 식량의 확보, 지역개발, 환경파괴의 보호, 경제적 도약과 가치, 원주민의 삶과 욕망 등의 언설이 난무한 무대였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이 사진작업을 통해 개발은 과연 무엇이고, 그 원인은 무엇이며, 결핍의 느낌은 어떤 것인지, 또 왜 우리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각자의 실천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삶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에 대답하라고 요구한다.
조대연의 “새만금” 작품은 한마디로 마지막 시간 즉 종말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버려진 땅과 자동차, 농기구, 폐기된 어장의 그물, 매립으로 인해 막연히 펼쳐진 땅, 쓸모없어진 입간판, 낚시꾼의 의자 등은 우리가 개발의 ‘과정’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파괴의 흔적을 남기는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미지의 광대함 속에 신비한 아름다움과 숨이 멎을 듯 한 미학이 존재한다. 슬픈 현실과 아름다움은 모순이지만 공존할 수 있다. 그의 관점에서 본 새만금의 굴곡과 고독한 삶의 흔적은 우리에게 사물에 대한 좀 더 넓은 시야를 열어준다. 조대연은 말하는 것 같다. 자연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인간의 습격을 받지만, 인간이 변화를 요구하고 갈망하는 만큼 자연도 그러할 것이라고.
1962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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