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화
temporary home_m pen on cardboard, 2010
성민화
Temporary home_ n,g pen on cardboard, 2010
성민화
temporary home - 설치장면 2010
홈 메이드: 장소성의 위치 정하기
성민화는 일상생활의 초상을 그려낸다. 그녀의 현미경 아래에는 건물들, 방들, 물건들이 모두 놓여진다. 그녀의 그림은 물질 문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 사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그녀는 이러한 공간과 장소들이 그 주인의 역사와 인격을 반영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즉, 그녀는 이러한 사물들이 삶의 족적에 의해 표현되는 방식을 그려낸다. 성민화의 작품에서 사물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게 나타난다. 성민화는 세밀한 스케치를 쉽고 편안하게 보이도록 한다. 그녀는 이전의 작품들에서 물질성과 주제 모두에 대한 자신의 감각을 통하여 보기(looking)와 응시(seeing)의 차이를 표출했었다. 그녀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물질 문화가 어떤 방식으로 그 장소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에 대해 그토록 많은 것들을 말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그녀는 익숙한 장소와 사물들의 연대기를 보여주고, 그곳을 통하여 관람자들이 그것들에 친숙해지게 하며, 이러한 친밀함에 대한 감각은 우리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드는 동시에 관음증적 감각을 일깨운다. 그녀의 호기심은 그녀가 공간, 장소, 그리고 비-장소 를 통해서 우리를 이끌어감에 따라 우리의 호기심이 되며, 그 안에서 그녀의 친숙한 공간들은 우리의 것이 되고 낯선 장소는 친밀한 장소가 된다.
Temporary Home에서, 성민화는 그녀 역시 살고 작업하는 경기창작센터의 거주작가들의 공간에 주목한다. 그녀는 우리를 많은 사람들의 임시적인 집으로 초대한다. 이 공간들은 한국과 외국 출신의 레지던시 작가들에게 있어 혼종적인 임시적인 거주지이면서 작업장이다. 일과 삶이 연결되어 있는, 작가의 유동성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모바일 미디어에 의해 점점 더 증대되는 최전선에 서서, 이러한 시적인 그림들은 개인이 임시적인 공간에 거주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작가들의 실천과 그에 수반되는 유동성의 현재적 조건에 대한 실마리는 컴퓨터나 mp3플레이어와 같은 ‘필수적인’ 사물들을 통해 제시된다. 그녀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전자제품의 전선들처럼, 이러한 테크놀로지는 작가들을 지리적으로 자유롭게 해주면서 동시에 그들의 다른 거주지에 공존하게 함으로써 무선의 형태를 가진 끈이 되기도 한다. 여행가방은 더 이상 현대적 유동성에 대한 은유가 아니다. 작가들의 임시거처에 대한 그녀의 그림이 대단히 간결하게 보여주는 것처럼, 여행가방은 노트북, mp3플레이어, 혹은 휴대폰처럼 대단히 ‘개인적인’ 사물이다. 작가와 그들의 유동성의 조건에 대해 성민화가 보여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후기산업주의의 시대에 우리는 더 이상 우리가 하는 일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소비하는 것에 의해 규정된다는 사실을 조명하고 있다 .
‘집처럼’ 편안하기를 바라는 희망을 가지고서 우리가 임시적 공간에 거주하고 있을 때 그 곁에 있는 물질적 흔적들에 초점을 둠으로써, 성민화의 작품은 유동성의 시대에 집에 있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의 양가성을 그려내며, 임시적인 집에 대한 이러한 사색은 각각의 개인이 어떤 공간에 거주하는 방식의 다양함을 강조한다. 그녀의 모든 그림에서 관광객, 여행, 인류학자를 일견할 수 있다. 그 그림들은 우리가 곁에 두기로 선택했을 뿐 아니라 우리를 선택하기도 한 사물들의 현실적이고도 상징적인 무게를 상기시킨다. 사물의 이러한 연대기를 통해서 , 성민화의 작품은 우리로 하여금 집처럼 편하게 느낀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숙고하도록 한다. 사물들은 그것들의 소유주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삶을 가지고 있다. 그녀가 그리는 이미지들은 사물의 소유주의 삶의 방식, 취향, 그리고 문화적 자본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는 사물의 계보학과도 같다 . 거주자의 미학과 취향, 즉 문화 자본은 이러한 장소들에 반영되어 있으며, 이것은 집을 구성하는 것들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 이러한 사물들은 그 소유주의 삶을 드러낸다. 범죄현장을 조사하는 탐정처럼, 그녀의 법의학적인 그림들은 사물의 소유주의 정체성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조용하며 정밀하게,성민화의 이미지들은 사람들과 그들의 물건들이 서로 뒤얽히고 연결되는 방식이 어떤 식으로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한 사람의 공간이 끝나고 다른 사람의 공간이 시작되는 곳이 어디인지 -말 그대로의 의미 그리고 은유적인 의미 모두에서- 가 항상 명백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우리 관람자들이 그녀와 같이 탐정이 되도록 초대한다. 그녀는 이러한 상호 연결된 삶의 퍼즐 속에서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지리적인 친밀함을 공유하는 이들이 어떻게 비슷하면서도 다른지를, 집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집으로부터 떨어져 있는지를 보게 된다. 이러한 임시로 머무는 집들은 또한 일과 삶이 만나는 공간들이며, 성민화는 그것들을 포착함으로써 모바일/글로벌 미디어의 시대에 노동이 갖는 불안정한 성격의 일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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