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호
물길-울림 캔버스에 유채, 162x130cm, 2010
남동호
물길따라 캔버스에 유채, 162x11cm, 2011
남동호
봄길 캔버스에 유채, 162x112cm, 2011
남동호
물 빛. 하늘 빛 캔버스에 유채, 116.7x9cm, 2010
작품은 작가의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나는 요즘 한강을 그리고 있다. 대학 졸업 이후 계속된 나의 인물 작업들이 요즘 한강 작업으로 변화한 것은 본질적으로 나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노력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강 주변에는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나 또한 한강을 따라 연결된 탄천변(성남)에 터를 잡고 살아 온 지 벌써 40여년이 되어 간다. 한강은 철따라 꽃이 피고 지는 자연의 오묘한 변화들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며 일상에서 편안하게 다가 갈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때로는 복잡하게 강 위를 가로 지르는 차갑고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과 그 위로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자동차 물결 속에 홀로 서 있으면 현대 문명사회를 사는 도시인으로서의 소외감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렇게 한강에는 일상의 편안함과 문명으로부터의 소외감이라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이는 보존과 개발, 정체와 성장이라는 우리 사회의 양면성과도 일치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한강의 모습은 우리 현대인의 자화상이기도 하고 삶을 성찰하는 매개물이기도 하다.
나는 한강의 넘실거리는 물살과, 밤이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화려한 도시의 불빛 속에서 애잔한 슬픔과 고단한 삶의 휴식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강과 함께 흘러가는 수많은 사연의 군상들을 떠올려 본다. 그들의 이야기가 있어 한강을 찾는 나의 발길이 매번 새롭다. 오늘도 강물은 넘실거린다. 그리고 그 위에 화려한 도시의 불빛이 아른 거린다.
- 남동호
1965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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