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범
광대 (Clown) 장지에 채색, 163x131cm, 2010
손승범
천사와 악마 (Angels&Demons) 장지에 채색, 163x131cm, 2010
손승범
하이라이트 (Highlight) 장지에 채색, 163x131cm, 2010
흰 분칠의 사내 ...
양쪽으로 쳐진 큰 눈으로 무언가를 호소하고 있지만 유난히 작고 굳게 닫힌 입은 우리에게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광대분장을 하거나 마술을 하는 우울하고 무표정한 얼굴의 무대 위 인물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치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는 듯하다.작품의 주된 소재인 서커스와 마술은 현실사회를 대변하는 하나의 場을 의미한다. 그 안에서 연기하며 때로는 실수를 연발하는 광대와 마술사는 다름 아닌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객석의 관객들은 그들의 어설픈 무대를 비웃거나 비난하기는커녕 오히려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모순된 행동을 보인다. 화면 밖을 응시하면서 외부(대중)의 눈치를 살피는 이러한 주인공들은 치열한 경쟁구도와 반복되는 패턴 속에 적응하기 위하여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국회의원들과 유명 연예인들의 이기적인 행각들 -병역기피 논란, 마약, 도박, 사치 등-에 관한 얘기들이 판을 치고, 늘 논쟁의 중심에는 소위 사회지도층이라 칭하는 사람들의 양심적인 문제들이 이슈로 떠오른다. 이러한 사회적인 오류들로 인해 사람들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고 다수가 지향하는 것들을 따라 중심을 잃고 방황한다. 인간은 사회라는 구조의 불안한 요람에서 성장을 하며, 각자가 머릿속에 그리는 이상향과 다른 실체의 모순들에 부딪혔을 때 발생하는 불안감은,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오고 고독, 인간성 상실, 소외 등 다양한 형태의 심리적 요소로 작용한다.
그들의 가식적인 행동들은 나의 감각들을 하나씩 자극시킨다. 이처럼 이번 전시의 메시지는 劇적인 순간에 다가오는 불안에 당황해하는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또한 이는 불특정다수의 현대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현대사회의 삶에서 동반되어지는 불안한 감정을 떨칠 수 있는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대중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고리가 되기를 원한다. 결국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동시대 현대인에게 점차 소멸되어가고 있는 인간적 세계에 대한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공간이 일상의 마음을 넘어 감각 깊숙히 작용하길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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