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 전
2011.03.24 ▶ 2011.04.30
2011.03.24 ▶ 2011.04.30
구본창
구본창 개인 소장품 이미지 사진, 2011
구본창
MGM 03 Archival pigment print, 80x62 cm, 2009
구본창
MGM 07 Archival pigment print, 80x62 cm, 2009
구본창
JM-GD 10-2 PL Archival pigment print, 76x97 cm, 2007
구본창
JM-GD 22 Archival pigment print, 76x97cm, 2007
구본창
JM-GD 34 Archival pigment print, 76x97 cm, 2007
구본창
JUN 03 C-print, 154x123 cm, 2010
구본창
JUN 20 C-print, 63x50 cm, 2010
구본창
OSK 10 BW PL Archival pigment print, 106x85 cm, 2005
구본창
OSK 14 BW PL Archival pigment print, 85x106 cm, 2005
구본창
UB 13 Archival pigment print, 25x50cm, 2008
국제갤러리는 신관에서 오는 3월 24일부터 4월 30일까지 구본창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2006년 국제갤러리에서의 개인전 이 후 5년 만에 다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총 48점의 작품을 통해서 30여년에 걸친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구본창 작가의 작업들이 어떠한 컨텍스트 에서 탄생되었는가를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전시는 크게 3개의 섹션으로 나눠지게 되는데, 첫 섹션에는 작가가 어린 시절 때부터 모아온 소소한 오브제들이 선보여진다. 유년시절의 소소한 관심거리들로 구성된 지극히 개인적인 컬렉션은 작가의 작업이 어떤 식으로 발전되는지를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열쇠를 제공한다. 또한 이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작업실의 일부를 엿보게 하는 역할을 하면서 구본창의 작업세계에 보다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연결 고리를 만든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기존에 발표된 적 없었던 80년대 작가의 유학시절 작업과 귀국 후 작업했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들은 유학시절 당시 여행을 통해서 찍은 스냅사진과 88올림픽 전후의 한국의 모습을 기록한 이미지들로써 이 작품들은 프로젝션을 통해서 선보여질 예정이다.
2층에는 작가 구본창이 지인들과 다른 여러 주변인들의 개인 컬렉션을 소재로 하여 찍은 사진작품들이 전시된다. 컬렉션의 구성은 이타미 준의 달 항아리 컬렉션, 오사카 동양도자 박물관의 한국백자 컬렉션, 기메박물관의 한국 탈 컬렉션, 동경 민예관의 야나기 무네요시 한국 곱돌 컬렉션, 문방구와 명기로 이루어 진다.
전시기획자 김성원 씨는 “이번 개인전을 구성하고 있는 구본창의 컬렉션과 그가 찍은 다른 사람들의 컬렉션은 우리가 알 수 없었던 개인 구본창의 ‘숨겨진 눈’과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그의 ‘카메라의 눈’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가시화한다. 또한 이 전시를 통해서 우리는 작가/개인 구본창의 삶과 작업의 세련되고 정제된 조화, 지속적 숨결, 일관된 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라고 이번 전시의 기획의도를 밝힌다.
○ 전시 기획자 김성원의 노트
사진작가 구본창의 30여 년 동안의 작업세계를 어떻게 조망할 것인가, 어떠한 주제 혹은 컨셉으로 묶어야 그의 작업의 특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 일반적인 회고전 형식을 탈피 하면서 한 작가의 작업세계를 총체적으로 재 조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 구본창 개인전은 이러한 질문들과 함께 시작되었고, 나는 이 질문들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하나의 출구로 ‘컬렉션’을 제안했다. 구본창이 수 십 년 동안 모아 온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들을 통해서 사진작가 구본창의 작업세계를 재조명하는 것이다. 우리는 한 개인의 컬렉션을 통해서 무엇을 보는가? 물론 컬렉션의 내용과 종류에 따라 컬렉션의 의미와 가치는 달라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컬렉션에 공통적으로 내재된 가치는 바로 그 사람의 혼이 담겨 있는 그 어떤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본창의 컬렉션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 구본창의 삶의 태도와 사진작가 구본창의 작업세계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그래서 그의 작업세계를 이해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고, 특히 사진 작가는 시각 이미지를 창조하며 자신의 작업세계를 소통한다. 하지만 작가가 창조하는 이미지들이 어떠한 컨텍스트에서 탄생되었는가를 파악하는 것, 그것을 비평텍스트가 아닌 ‘전시’를 통해서 읽어 보는 것 또한 관객에게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구본창은 컬렉션이 무엇인지 조차 모를 나이인 6살 때부터 자신의 관심을 끈 물건들을 하나씩 간직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그의 시선을 끄는 모든 물건들과 이미지들은 그의 곁에 머물며 삶의 여정을 함께 해 왔다. 수 백 개의 크고 작은 소소한 물건들이 산재해 있는 그의 작업실은 르네상스 시대의 호기심의 방(cabinet de curiosité)을 방불케 한다. 구본창의 컬렉션은 귀중하고 값어치 있는 소위 명품 혹은 진품 컬렉션이 아니다. 구본창 이외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그래서 시간과 함께 사라질 수 밖에 없는 매우 사소하고 평범한 운명들의 모임인 것이다. 구본창은 바로 이 사소한 삶에서 귀중한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이다. 그의 사진 작업 역시 이러한 태도를 연장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사진작가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구본창의 사진작품들은 사실의 기록보다는 극히 사적이고 내면적인 세계를 탐구해 왔다. 그의 이러한 모색에는 언제나 그의 소중한 ‘사물들’이 함께한다. 구본창의 이 사물들(컬렉션)은 바로 그의 ‘눈’이다. 구본창의 생각, 정서, 혼이 담긴 그의 ‘눈’은 언제나 그 어떤 장소와 시간의 ‘숨결’을 수집한다. 그리고 그의 ‘눈’이 발견한 평범한 삶의 특별한 가치는 카메라의 ‘눈’을 통해서 예술적 가치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될 구본창 개인 컬렉션은 우리에게 한 개인의 삶을 함께 호흡하며 동시에 그의 작업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신관 1층 전시공간 입구에 설치된 투명 플라스틱 박스에는 작가의 유년시절을 함께 한 사물들로 구성된다. 그의 집 한 구석에 놓여 있던 청자 항아리, 마당에서 발견된 하얀 색 이케바나 수반, 선풍기, 또 그 당시 그가 즐겨 보던 시어스(Sears) 카탈로그, 아버지가 가져다 주신 동경 올림픽 안내서, 영화 <졸업>의 카세트는 사진 작가 이전의 구본창의 소중한 기억들이다. 벽면에 걸려 있는 외국잡지들, 바닥에 쌓아 놓은 칼렌다들은 청소년기의 구본창의 이미지에 대한 관심사와 감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그에게 여행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주었던 <김찬삼 세계일주 무전여행기>는 관람객에게 구본창 개인의 삶으로 들어 갈 수 있는 일종의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여행을 하면서 모은 사소한 사물들은 매 번 커다란 사각 트렁크로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진다. 이 트렁크 속의 사물들의 향연이 바로 그 다음 전시공간에서 펼쳐진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아 올려진 다양한 사물들은 구본창의 라이프 스타일과 작업세계를 반영하며 연결하고 있다. 이 커다란 테이블은 구본창의 작업실을 대신한다. 이 테이블 위에 놓여진 물건들은 구본창의 사물 컬렉션들 가운데 그의 작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물들로 선정했다. 프레임, 박스, 본(本)이라는 세 가지 소재로 분류된 이 사물들은 그의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컨셉이기도 하다. 구본창은 사물의 내용보다는 형태, 프레임, 흔적에 주목한다. 내용물이 빠진 혹은 안이 텅 비어 있는 형태의 혼을 상상하며, 거기에 자신만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동원하여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것이다. 커다란 테이블을 둘러싼 벽면에 걸려 있는 프레임들과 본 또한 작업테이블의 사물컬렉션들을 연장한다.
사진 프로젝션 공간 입구 벽에 걸려 있는 소녀와 아기 사진은 물론 구본창의 작품사진은 아니다. 이 사진들은 80년대 사진관 윈도우에 놓여져 있던 빛 바랜 사진들이며, 바로 그 옆 공간에서 보게 될 사진 프로젝션에 등장하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구본창은 30여 년 전 서울의 일상적 풍경을 담으며, 사라질 운명에 놓여진 우리의 사진관 문화를 기록했던 것이다. 사진 프로젝션은 작가가 80년대 유학시절 여행하면서 찍었던 스냅사진과 귀국 후 88 올림픽 전후의 한국의 모습을 수집한 것이다. 이러한 사진이 ‘작품’으로 수용되지 않았던 80년대 구본창이 수집한 다양한 삶의 모습들은 그 어떤 예술 사진보다 우리의 평범한 삶과 독특한 사회문화적 환경 그리고 그것의 변화를 보다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 사진 프로젝션은 옆 방의 작업테이블 위에 놓여진 사물컬렉션과 동일한 맥락에 있다. 여행 중 길거리를 거닐다가 우연히 그의 시선을 끈 삶의 모습들과 물건들은 구본창의 개인적 시공간과 작업 시공간을 넘나드는 그의 영원한 동반자들인 것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들에는 그의 컬렉션 가운데 작품에 직접적으로 등장했던 오브제들이 전시된다. 그의 작품 <숨>에 소재가 되었던 회중시계, <굿바이 파라다이스>의 근간이 되었던 곤충표본, 탈 시리즈에 등장했던 가산 오광대 탈은 2층 전시공간에 이어질 구본창의 사진작품들과 1층의 개인 컬렉션의 맥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2층에 소개되는 사진작품들은 구본창이 모두 다른 사람들의 개인 컬렉션을 찍은 사진작품들이다. 이타미 준의 달 항아리 컬렉션, 오사카 동양도자 박물관의 한국백자 컬렉션, 기메박물관의 한국 탈 컬렉션, 동경민예관의 야나기 무네요시 한국 곱돌 컬렉션, 문방구와 명기로 이루어진 개인컬렉션으로 구성된다. 이번 개인전을 구성하고 있는 구본창의 컬렉션과 그가 찍은 다른 사람들의 컬렉션은 우리가 알 수 없었던 개인 구본창의 ‘숨겨진 눈’과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그의 ‘카메라의 눈’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가시화한다. 또한 이 전시를 통해서 우리는 작가/개인 구본창의 삶과 작업의 세련되고 정제된 조화, 지속적 숨결, 일관된 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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