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에서 워홀까지
2011.05.25 ▶ 2011.08.28
2011.05.25 ▶ 2011.08.28
페르낭 레제
빨간 바탕 위에 세 여인 캔버스에 유채, 149x106cm, 1927
루이 마르쿠시스
물병이 있는 정물 캔버스에 유채, 52x61cm, 1925
이브 탕기
손과 장갑 캔버스에 유채, 112x92cm, 1946
페르낭 레제
시골파티 캔버스에 유채, 130x160cm, 1953
모리스 드니
영성체하는 사람들 캔버스에 유채, 98x107cm, 1907
알퐁스 오스베르
고독 캔버스에 유채 , 50x68.5cm, 1904
클로드 모네
수련 캔버스에 유채 , 지름 96cm, 1907
길버트 앤드 조지
자주 가는 15거리 사진, 282x504cm, 2003
앤디 워홀
자화상 캔버스에 실크스크린, 66x65cm, 1966
호안 미로
사람과 새들의 춤 캔버스에 유채, 177x298cm, 1968
“한눈에 보는 근현대 서양미술”. 이 전시를 집약한 핵심 문구이다. 이번 전시는 19세기 말 이후 100년 동안의 서양미술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소장품 기획전이다. “모네에서 워홀까지”라는 전시의 제목은 이 전시의 처음과 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네는 서구의 산업사회와 함께 태동한 인상주의 미술의 거장이다. 워홀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후기산업사회의 태동과 흐름을 같이하는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이렇듯 이 전시는 현대사회의 태동과 전개 과정을 미술작품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눈에 보는 근현대 서양미술”이라는 관점과 더불어 “미술로 보는 근현대 서양사회”라는 관람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전시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전시는 미술관 전시를 미술사뿐만 아니라 사회사적인 차원에서 조망함으로써 시민대중에게 예술을 통한 교육의 가치를 부각하는 전시이다. 대중들이 막연하게 서양미술이라고 상상하는 특정 유파나 작가에 치우치지 않고 서양의 근현대미술에 등장하는 다양한 유파의 대표 작가들을 총망라해 보여줌으로써 미술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전시는 서양미술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의 문제를 상기시킨다. 우리나라가 서양의 미술사조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지 100년이 훌쩍 넘었다. 최초의 서양화가로 불렸던 고희동 이래 한 세기가 지난 것이다. 이제는 서양화라는 말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서양에서 유래한 미술 사조나 창작 방법이 보편화 했다. 그러나 아직도 미술에 관한 우리의 인식은 100년 이전의 그것에 머물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및 비서구권 나라들에 서구의 미술을 소개하는 많은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수많은 서양미술 대형전시들이 놓치고 있는 관점의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미술이 예술의 논리 자체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사적인 흐름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태도이다. 미술을 미술 자체로만 보지 않고 사회와 역사의 맥락 안에서 깊이 성찰하게 하는 시각이 이 전시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근대미술의 빗장을 딴 인상주의미술은 우리를 20세기 미술의 길로 인도하는 첫 장이다. 산업사회를 향해 구조와 인식을 바꿔나가던 근대 초기의 유럽을 예술가들이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고, 이른바 근대성의 구현이 예술영역에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모네를 필두로 하는 인상파에서부터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에 이르기까지 서양미술사의 핵심을 짚을 수 있는 거장의 명작들만을 모아 장대한 파노라마를 펼친다.
그 속에는 산업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나타난 개인과 사회의 변화들이 압축되어 있다. 또한 20세기 전반기에 벌어진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에 대한 예술가들의 고뇌와 성찰이 녹아있다. 후기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미술개념의 근본적인 변동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전시의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이다.
각 섹션들은 서양의 근현대를 압축한다. 첫 번째 섹션은 초기 모더니즘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인상주의와 큐비즘, 앵포르멜,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등에 이르는 20세기 전반의 미술은 모더니즘의 시작과 전개과정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두 번째 섹션은 팝아트와 신사실주의미술이다. 이 섹션의 작품들은 정형화한 모더니즘의 틀을 깨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여는 단초들을 보여준다.
대중문화를 예술작품의 모티프나 방법론으로 끌어들인 팝아트와 정치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거나 상투적인 인식과 감성을 깨는 신사실주의는 모더니즘의 극단이 모더니즘 이후의 미술로 이어지는 변화의 지점을 잘 보여준다. 세 번째 섹션은 미니멀리즘과 아르테 포베라인데, 이른바 본격적인 모더니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매우 핵심적인 작품들로서 전근대적인 미술로부터 이탈해서 새로운 태도와 방법을 향해 질주했던 20세기 서양미술의 궁극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마지막 섹션은 1970년대 이후의 동시대 미술을 소개한다. 독일현대미술의 거장들을 비롯해서 동시대미술의 핵심적인 작가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전시가 모더니즘의 서막과 더불어 모더니즘 이후의 미술, 즉 포스터모더니즘 시대의 동시대미술까지 광대한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실감하게 해준다.
이 전시는 대한민국과 프랑스라는 국가 단위의 교류이자 대전과 생테티엔이라는 도시 단위의 교류이기도 하다. 두 도시의 시립미술관은 2009년에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기획전 <프레자일(Fragile)-여림에 매혹되다>을 통해 구축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의 기획전을 성사시켰다. 한국이나 동아시아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서양미술 전시 콘텐츠들이 고액의 작품대여료로 인해 출품작의 수나 양에 있어 상당한 부담을 안아야 하는 상황에 비해서, 이 전시는 생테티엔미술관의 명작 소장품들을 무료로 대여했다는 점에서 국가 간 미술문화교류의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받을 만하다. 공공미술관의 대형전시 기획이 미술관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교류의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생테티엔미술관의 컬렉션은 1만9천여점에 달하는데 큐비즘에서 신표현주의, 팝아트, 신사실주의, 미니멀아트 등에 이르는 다양한 현대미술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2,300점에 달하는 사진 컬렉션도 이 미술관의 독보적인 자산이다. 생테티엔미술관은 이렇듯 빼어난 컬렉션을 바탕으로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활발하게 기획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 도시의 미술관이 이렇듯 체계적인 작품수집을 통해서 현대미술을 정리하고 그 자산을 바탕으로 전지구적인 예술소통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은 문화영역에 있어 후발주자인 한국의 미술관 문화에도 커다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따라서 이 전시는 단순히 세계적인 명망성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미술관문화를 한 단계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만드는 전시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를 계기로 과거의 역사를 관람하는 것과 동시에 동시대의 도시 간 예술교류를 시작한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전과 생테티엔의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교류전 형태로 선보인다. <대전-생테티엔 청년작가 교류전>(5.24-7.3. 5전시장)은 2012년에는 생테티엔미술관에서도 개막해 두 도시 간 예술교류의 장을 만들면서 향후 지속적인 교류협력의 틀을 만들 예정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전시는 미술관의 컬렉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관된 컬렉션 정책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자리이며, 미술관이 역사를 정리하는 기관인 동시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곳이라는 점을 새삼 각성하게 한다.
1840년 프랑스 파리 라피뜨 가출생
1870년 프랑스 그랑빌출생
1957년 출생
1942년 영국출생
1881년 프랑스 아르장탕출생
1878년 폴란드 바르샤바출생
189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출생
1900년 프랑스 파리출생
192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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