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관 - LIGHTHOUSE
2012.08.24 ▶ 2012.09.16
2012.08.24 ▶ 2012.09.16
김형관
LH007 Acrylic on Canvas, 91x91cm, 2012
김형관
LH010-1 Acrylic on Canvas, 91x91cm, 2012
김형관
LH013-2 Acrylic on Canvas, 91x91cm, 2012
반듯한 정방형 속에 다면체가 부유하고 있다. 면과 선은, 마주보고 인접한 면과 선을 흡수하고 이로 인해 면을 채우는 색은 서로 침투하며 궁극적으로는 배경 속으로 흡수되어 조금 더 짙게 채색된 가느다란 선들을 되새김하면서야 비로소 그것이 다면체의 윤곽선임을 알게 되었다. 동일한 이미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이 다면체는 마치 어떠한 프로그램을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시뮬레이션 처럼 느껴졌다. 이와 같은 다면체들은 Long Slow Distance 연작 이후 새로이 선보이는 김형관의 신작 이미지이다. 이 작업에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이번 신작의 모티브가 된 것은 ‘집’이다. 아마도 한 개인의 소유의 개념이 가장 극대화된 것이 ‘집’일 것이며 특히, 이미 존재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얻고자 하는 욕망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이 새로운 공간을 얻고자 함에는 일련의 과정을 필요로 하는데 이 과정에는 토지를 매입,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물리적인 행위와 이러한 행위를 통제하고 규정짓는 제 3자로 인해 느낄 수 있는 정신적인 행위까지. 예상되는 결과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혼재되어 있다. 이와 같은 환경 속에서 작가는 실재의 '집'을 짓기 위해 직접 컴퓨터를 이용하여 '집'이라는 대상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며 '집'의 형상을 구체화함으로써 가상의 공간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실재의 경험과 가상의 경험이 결합되어 작가는 대상을 형상화 함에 있어 경험론적인 태도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인식하게 해준다.
이러한 태도는 Long Slow Distance 연작에서도 일관된 태도로서 작가는 이미 존재에 속한 상태에서 존재의 새로운 의미를 탐색하려 한다. 존재는 우리를 감싸고 있는 것이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모든 존재하는 것들을 아우르면서 대상의 재현보다는 대상을 통해 끊임 없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형상화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전의 작업이 잡지나 컴퓨터에서 얻은 에베레스트의 산의 이미지를 차용한 결과물이라면 이번 작업은 실재의 '집'에 대한 '나'의 개념, 나의 개념이 구체화되는 과정, 이를 아우르는 내적, 외적인 요소들까지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가 형상화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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