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석
Mr.Kim 합성수지 조각(plastic sculpture), 132x110x72cm, 2012
문경원
문경원.전준호_AVYAKTA HD Film, 16'45''. still cut, 2012
임민욱
절반의 가능성(The Possibility of Half) still cut, 2012
전준호
문경원.전준호_AVYAKTA HD Film, 16'45'', still cut_2, 2012
이수경
불꽃 변주(Flame variation) 실크에 채색(pigment on silk), 2012
● 국내·외 심사위원의 추천 및 심사를 거쳐 김홍석, 문경원·전준호(공동작업), 이수경, 임민욱 선정
● 최종 《올해의 작가상 2012》 선정은 전시 폐막일인 11월 초 발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은 8월 31일부터 11월 11일까지 과천본관에서 개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12》전에 전시할 작가로 김홍석, 문경원·전준호(공동작업), 이수경, 임민욱을 선정하였다.
지난 1995년 처음 신설된 『올해의 작가』전 제도는 연령 및 장르를 불문하고 매해 한국미술계에서 가장 작품 활동이 두드러지고 창작의욕이 왕성한 작가를 선정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전시제도이다. 『올해의 작가』전 제도는 지난 16년간 전수천, 윤정섭, 서세옥, 정연두, 박기원 등을 비롯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3인의 작가를 배출하여왔으며, 이들 작가들은 『올해의 작가』를 통해 미술계에서 보다 공고한 입지를 다졌으며 이후 대한민국 미술계를 이끄는 거목으로 성장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1세기미술관에 부합되는 서울관 개관을 앞두고 적극적인 변화를 알리는 그 첫 번째 행보로 지난 15년간 운영해오던 『올해의 작가』 제도를 새롭게 개편하여 2012년 처음 시행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SBS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제도는 기존 『올해의 작가』 제도의 정신을 계승하며 한국 작가들을 세계 속의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작가의 발굴과 지원에 중점을 둔 포괄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미술후원 제도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적 잠재성과 비전을 제시한 역량있는 작가를 발굴, 육성함으로써 한국 현대미술문화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본 제도를 위해 그간 운영위원회를 통해 미술관 내·외부의 10인의 추천위원들의 추천과, 5인의 국내·외 심사위원단에 의한 심사가 이루어졌다. 심사위원단은 정형민(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김복기(아트인컬쳐 발행인), 정도련(MoMA 큐레이터), Hans Ulrich Obrist(Serpentine Gallery Director), Yilmaz Dziewior(Kunthaus Bregenz Director)이고, 선정된 작가는 김홍석, 문경원·전준호(공동작업), 이수경, 임민욱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SBS가 공동으로 협력하여 진행할 본 제도는 단기적으로는 선정된 작가에게 조금 더 나은 작업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문화예술의 기본적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의 작가상 2012 출품 작가 및 작품세계
1. 김홍석 : 사람 객관적 - 나쁜 해석 (People Objective - Wrong Interpretations)
특정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설치, 퍼포먼스, 조각, 영상 등을 통해 개념적인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김홍석 작품은 주로 사회 속에서 유지되어야 할 공공성과 지켜져야 할 개인의 존엄성 및 우리가 일상 속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들 속에 내재하는 인식하지 못했던 폭력과 억압의 문제를 다룬다.
김홍석은 이번 전시를 위해 <사람 객관적-나쁜 해석>이라는 제목으로 세 개의 방을 마련하고 각각의 방을 ‘노동의 방’, ‘은유의 방’, ‘태도의 방’이라 이름 붙였다. 동일한 작품으로 이루어진 이 세 개의 방에 대해 작가는 노동, 은유, 태도라는 세 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작품과 관련된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제공한다. 이 이야기들은 퍼포머에 의한 전시가이드(도슨트)의 형태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사람 객관적 - 나쁜 해석>을 통해 김홍석은 미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에 도전하고 동시대의 미술을 미술로 인식하게 만드는 사회적 합의에 대해 재고할 기회를 제공한다. 작품이 창작되고, 전시되고, 소통되며, 유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노동과 작품의 의의, 그리고 작품이 드러내는 입장과 태도 등 미술계에서 작품을 작품으로 인식하고 존재할 수 있게 만드는 다양한 맥락을 일화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미술계를 중심으로 얽힌 그물망과도 같은 사회, 경제, 문화 시스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한편, <사람 객관적 - 나쁜 해석>에서 전시장에 놓인 전통적인 형태의 작품들은 작가의 개념과 관객을 연결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오히려 작가가 정작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전시가이드 퍼포머가 전달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퍼포머의 전시 가이드 행위는 김홍석의 작품을 완성하는 행위이자, 작품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전시가이드를 통해 제공되는 이야기는 작품을 좀더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는 듯하지만, 오히려 작가는 그것을 이용하여 작품의 존재 형태를 전도시키며 현대미술계의 상황을 재고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 문경원 ․ 전준호 : 공동의 진술 Voice of Metanoia - 두 개의 시선
개별적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문경원과 전준호는 지난 2년 반 동안 ‘News from Nowhere’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찾아나가는 공동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이란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들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예술관을 피력하고 있는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1834-1896)에게서 영감 받아 시작한 것이지만 모리스와는 달리 문경원과 전준호는 예술의 가치를 묻는 질문에 대답을 제공하는 대신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만을 제공한다. 작가들은 이러한 과정을 사회 각 분야의 석학들이 바라보는 현재가치나 미래의 비전을 담은 인터뷰의 형태로 제시하거나, 자신들이 생각하는 예술에 대한 가치를 건축가, 디자이너, 테크니션과의 협업을 통해 구현하는 작업, 혹은 예술의 가치를 묻는 질문을 담은 영상작품의 형태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두 작가는 예술이 우리에게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문경원과 전준호는 <공동의 진술 Voice of Metanoia - 두 개의 시선>에서 이전 프로젝트 ‘News from Nowhere’를 통해 터득한 “예술은 인간 인식의 변화를 위한 기획”이라는 생각을 작품을 통해 제시한다.
전시장에 놓인 설치, 드로잉, 영상을 아우르는 통합 작업은 우리시대 예술의 형태를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작가들은 시각언어보다는 개념 언어가 난무하는 우리시대에 예술이 유지해야할 범주를 유명 전시 포스터에서 기인한 색상과 설치작업을 통해 제시한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을 통해 문경원과 전준호는 예술의 본질과 역할을 규정하기 보다는 예술이 인간 인식의 지평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였다는 역사적 사실만을 담담히 제공한다.
한편, 예술의 역할과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미래에서 현재로 파견된 윌리엄 게스트(Wiliam Guest)는 사건의 실마리를 쫓아가는 형사와도 같은 태도로 미술과 예술의 본질과 역할을 추적한다. 그는 미술관을 방문하는가 하면, 미라는 것이 존재할 것 같지 않은 환경 속에서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는 인간 욕구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러한 그의 행적을 쫓아 우리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발견하게 되는 우리 시대가 규정한 미와 예술은 때론 우리를 수긍하게도 혹은 우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윌리엄 게스트의 시선과 발끝이 머무는 곳에서 만나는 미술의 현장은 있는 그대로 우리의 현실이자 자화상이다. 이런 점에서 문경원 ․ 전준호의 작품이 보여주는 미와 예술의 현장과 현상이 우리로 하여금 인류가 끝없이 추구해 온 예술에 대한 갈구와 열정, 그리고 그 본질과 의미를 우리에게 제시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3. 이수경 : 쌍둥이 성좌 (Constellation Gemini)
초창기 일상에 기초한 개념적 실천작업을 주로 하던 이수경은 2000년대 중반에 이르면 <번역된 도자기>로 대변되는 자신의 개인사에서 비롯한 작품을 제작한다. 도공에 의해 그 존재 의미를 부정당한 조각난 도자기 파편에서 출발하여 작가는 그것들을 새롭게 맞추고 조립한 후 금박으로 마무리하여 새로운 형태를 부여한다. 버려지고 부정된 깨진 도자기 파편들을 새로운 형태를 갖춘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은 버려진 것들 속에 내재하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작업이자 대상을 새로운 눈으로 대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이것은 그 제목이 암시하듯 존재가치에 대한 다른 맥락으로의 ‘번역’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상은 물론 자신까지도 치유해 왔다.
이수경의 <쌍둥이 성좌>는 작가의 대표작업인 <번역된 도자기>와 연장선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전시장 중앙을 차지하는 12각형의 좌대위에는 천점의 <번역된 도자기>가 설치된다. 도자기들은 마치 성단과도 같이 무수하게 전시장의 중앙을 차지하는데, 이전 작업과는 달리 완성된 형태가 아닌 깨어진 조각에서부터 새로운 형태를 갖춘 번역된 도자기까지 다양한 단계의 개체들이 모여 한 점의 작품을 형성한다. 이것은 작가가 이전까지 보여주던 작품 제작방식과는 달리 자신의 생각을 재료나 대상에 강요하지 않는 단계에 도달하였음을 의미한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이수경은 양손을 이용하여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되는 회화를 제작하는 자신의 작품제작 특질에 주목하여 “대칭”을 전시 주제로 선택하였다. 개인적인 작품 제작방식에서 출발한 이 개념은 개인적 특질을 넘어 좌우 대칭의 교방춤, 족자 작업 및 설치로 이어진다. 같으면서도 다른, 나이면서 내가 아닌, 하나이면서 동시에 둘인 대칭 이미지는 전시장을 메우며 깨진 상처나 파편화된 수많은 나와 타인들 사이의 간극을 메운다. 이러한 작업은 내 안의 나아닌 존재, 즉 내 속의 타인과 타인 속의 나를 발견하는 것이자 나와 타자의 같음을 발견하고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4. 임민욱 : 절반의 가능성 (The Possibility of Half)
일상이라는 외피를 덮고 있는 우리사회의 문제 -개인과 삐걱거리는 공동체의 문제, 재개발의 문제, 소수자의 문제 등- 에 대해 언급하는 임민욱의 작업은 설치, 영상, 퍼포먼스의 형태로 관객 앞에 제시된다. 임민욱의 작품을 대하는 관객은 저 마다 각자의 처지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을 이야기한다. 그녀의 작품에서 혹자는 고단한 삶의 뒷그림자를 보았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힘들지만 따스한 인간의 온정과 체온을 느꼈다고 하는가 하면, 우리 사회에 감추어진 진실과 바로잡아야 할 편견 및 불합리를 깨달았다고 하는 이도 한다. 이러한 관객의 반응은 임민욱의 작업방식에서 유래한다. 임민욱은 자신의 촉수에 걸려든 이야기를 확신에 차 해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망설이고 뒤돌아보며 재차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방식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작업 특성은 작가의 작업 층위를 다양하게 함은 물론 깊이 있는 삶의 통찰로 이어지게 한다.
임민욱은 이번 전시에 북한의 김정일 주석과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오열하는 주민들 모습에서 영감 받아 제작한 <절반의 가능성>을 출품하였다. 작가는 오열하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국토 전체가 마치 커다란 연극무대가 된 것 같은 아이러니함을 느끼고 그러한 연극적 풍광을 조장하는 이데올로기와 미디어의 역할에 주목한다.
끝없이 지속 될 것만 같은 연극적 상황과 사실을 보도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미디어에 의해 아이러니 하게도 사실이 취사선택되고, 무엇이 실재하는가 보다는 무엇이 보도되는가가 사실의 판단기준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작가는 체제 유지를 위해 맹목과 정화의 가운데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는 미디어의 현장을 전복시켜 놓는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통 사람이 뉴스의 주체로 다시 서는 세상을 꿈꾼다. 편집이 없는 뉴스 그리고 보통사람이 주체가 되는 뉴스는 미디어가 다다르지 못할 이상향이다. 현실에서는 방송사고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이러한 상황을 작가는 전복된 뉴스의 현장과 영상, 관객에게 열린 앵커석, 그리고 그곳에 앉는 사람을 위한 스크립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변화의 가능성을 잉태한 뉴스의 현장을 작가는 그 특유의 털, 머리카락, 새털과 같은 연약한 재료들과 적외선 열감지 카메라로 촬영한 유동적 이미지로 마무리 하고 있다. 이들 재료와 이미지는 촉각적인 특성을 지닌 것들로 미디어의 탄생과 발달을 이끈 시각적 특성과는 대치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촉각적 특성은 오열하는 주민의 모습 속에 내재한 원시성과 보통사람이 주체가 되는 미디어의 현장과 어우러지면서 우리가 망각하고 있던 이상향을 일깨우고 있다.
1964년 서울출생
1969년 서울출생
1969년 부산광역시출생
1963년 서울출생
1968년 대전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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