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소림: 유아트스페이스 기획 공모전 '낯선 휴식'

2012.10.30 ▶ 2012.11.11

유아트스페이스

서울 강남구 청담동 101-6 1,2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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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 전시 전경,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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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드로잉 전시전경,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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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 잉크젯 프린트, 120x80cm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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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 잉크젯 프린트, 60x95.87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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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 휴식 잉크젯 프린트, 100x62.29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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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 잉크젯 프린트, 120x80.09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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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 acrylic, oil, silk screen, sticker on canvas, 116.8x91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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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 acrylic, oil, silk screen, sticker on canvas , 40.9x31.8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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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 acrylic, oil, silk screen, sticker on canvas, 162x112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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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 acrylic, oil, silk screen, sticker on canvas, 162x112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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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소림

    낯선휴식 acrylic, oil, silk screen, sticker on canvas, 116.8x91cm, 2012

  • Press Release

    일탈의 혼종공간에서의 낮선 휴식
    최광진(미술평론가)

    우리가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삶이 편안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사회 환경에 자신을 짜 맞추어야 하고,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열등감과 피해의식, 그리고 후회와 원망 등으로 우리의 마음은 잠시도 편안하게 쉴 틈이 없다. 게다가 살아오면서 생긴 크고 작은 정신적 트라우마와 초자아가 만들어내는 강박적인 의식은 스스로를 자책하게 하고 자아를 위축시킨다. 이러한 정신적 병리현상은 도시문명이 발달된 현대사회로 올수록 심화되고 있고, 이것은 오늘날 한국사회가 직면한 우울증공화국의 심각한 사회적 현상이다. 사회조직이 거대해지고 물질문명이 발달되었지만, 상대적으로 개인의 자아는 억압되고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초조와 불안은 현대사회가 개인에게 필연적으로 부여한 무거운 짐일지도 모른다.

    차소림의 작업은 사회 속에 던져진 자신의 내면을 지켜보고, 의식의 흐름을 섬세하게 포착하려 한다는 점에서 정신분석적이다. 의식은 불편하고 기억하기 싫은 것들을 무의식으로 밀어내고 눌러버리는 속성이 있다. 그러면 해소되지 못한 의식의 찌꺼기들이 무의식에 자리하며 현실의식을 교란시키게 된다. 초현실주의자들이 자동기술법과 데페이즈망 같은 방식을 통해 무의식의 어두운 세계를 밖으로 표출하고자 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모호한 구름처럼 존재하는 무의식은 포착 자체가 쉽지 않고, 포착이 되더라도 노출시키는 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막연하고 모호하게 존재하는 무의식을 어떻게 승화시켜 건강한 자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차소림은 무의식의 존재가 모호한 증상으로 드러나는 불안의 감정을 관조하며 그 가능성을 찾는다. 특정한 위협을 직접적으로 인지하는 공포와 달리 불안은 특정한 대상 없이 막연한 위험에 대하여 반응하는 심리현상으로 무의식과 관련이 깊다. 무의식에 저장된 과거의 크고 작은 트라우마들이 현재의 의식과 중첩되면 주체는 현재로의 몰입을 방해받게 되고, 미래의 자유로운 가능성들을 차단당한다. 불안은 실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현상에 불과하지만, 의식의 판단작용을 지배하고 현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그리고 현실에 의해 다시 무의식이 만들어지면서 심리적 실재와 물리적 실재가 뫼비우스 띠처럼 물고물리는 관계가 형성된다. 차소림은 이처럼 주체에서 일어나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주체와 타자 사이의 유기적 상호작용에 관심을 갖고, 그 메커니즘을 드러내고자 한다.

    “무의식을 타고 꿈속에 등장하여 의식의 표면에 자리하고, 의식은 이미지를 다시 만나 또 다른 기억으로 자리한다. 무의식은 몸에 증상을 남기고 우리는 증상을 통해 신체에 각인된 흔적을 찾는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는 복잡한 그물망은 우리의 의식에 그리고 무의식에 그리고 신체에 그리고 사회와 환경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작가노트)

    그가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특정한 객관적 대상이나 주관적인 심리, 혹은 자신의 환상 그 자체가 아니라, 이들이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은 메커니즘 그 자체이다. 그것은 현실에서처럼 의식이 무의식을 억압하거나 초현실주의자들처럼 의식을 억제하여 무의식을 전면에 드러내는 방식과는 다르게 고착되고 경직되어 있는 정신의 흐름을 원활하게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감정의 영역과 환상의 영역, 그리고 현실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현실과 꿈, 그리고 내면의 감정이 섞인 새로운 혼종공간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혼종의 공간은 허구라고 하기에는 사실적이고, 현실이라고 보기에는 이질적인 공간이다. 이러한 모호함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지만, 이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주체의 통합적 실재에 가깝다.

    자연과 가까운 건강한 정신은 물 흐르듯이 고착되지 않고 흐르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대한 집착과 심리적 트라우마는 이러한 자연스런 흐름을 붙잡아서 딱딱하게 경직시켜 버린다. 그의 작업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가로 막혀 있는 창문을 열어 밀폐된 공기를 환기시킴으로써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에서 쌍방향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의식과 무의식으로 이분화된 정신의 통합을 꿈꾼다. 이는 삶의 현실에서 비롯된 파편화된 의식에 연속성을 부여하며, 정신의 유기적 일원성을 성취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그의 작업은 세 가지 차원의 요소들이 순환과정을 거치며 이루어진다. 그 하나는 현실의식의 차원으로 사람이나 집, 하늘과 땅 등 자신의 주변에서 얻은 시각적 이미지들로서 그가 보고 딛고 사는 3차원의 세계이다. 그리고 현실은 곧 무의식적인 환상의 차원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꿈과 같이 자동기술적인 연상법에 의해 우연스럽게 포착된 4차원의 공간을 연출한다. 여기서 덧붙여지는 또 다른 요소는 내면적인 감정의 차원이다. 이것은 몰입의 상태에서 마음과 손의 일치에서 나오는 예상치 않은 즉흥적이고 표현적인 선묘로서 2차원의 공간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화면은 2차원과 3차원, 그리고 4차원의 공간이 섞이면서 혼종공간을 이루게 되는데, 이는 정신의 자발성에 나오는 자연스런 흐름을 따른 결과이다. 그리고 각 차원은 각각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필연적 인과관계로 얽혀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다.

    2년 전에 열렸던 금호미술관 개인전에서 선보인 <다층적 실재>시리즈는 3차원과 4차원의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낮선 휴식>시리즈에서는 빠르게 그어지는 일필의 선묘 속에 자신의 감정을 시원하게 분출시킴으로써 2차원적인 선묘가 보다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것은 과거 그의 깨알 같은 개미 작업을 아는 사람에게 매우 큰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가 자기 식으로 정착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좀 필요해보이지만,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있어서의 어떤 변화를 짐작케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는 상대를 의식하여 자신의 감정표현을 지나치게 억압하고 절제했던 과거의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이러한 변화는 자아의 정신건강을 위해 진일보된 모습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작품의 양식적 진폭은 크지만, 작품의 주제에 있어서는 일관성이 이어지고 있다. 단지 최근 작품들은 과거에 비해 운명론적인 수동성에서 벗어나 객관화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과거 작품들은 몸에 박힌 가시나 총알처럼 치유될 수 없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했다. 가령, 나무에 지퍼나 못을 박은 작업이나, 해독이 불가능한 문자를 캔버스에 깨알 같이 빼곡하게 채우는 작업들은 소통되고 해소되지 못한 심리적 상태를 양식화한 것이었다. 또 2010년경부터 시도된 부서지기 쉬운 석고를 깎고 갈아서 부서진 글자 모양의 형태를 만들거나 그것을 이미지화하는 작업도 녹여낼 수 없는 각인된 언어에 파편을 양식화한 것이다. 이러한 운명론적 소극성이 이제 적극적인 표현과 거시적인 순환을 지켜보는 자로 변모하고 있는 점은 정서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변모라고 생각된다.

    최근 표현적 측면이 올라오면서 개념적으로 주체의 내면을 구성하는 현실과 환상과 감정이라는 3자 관계가 보다 명확해졌다. 이 3자 관계 속에서 그는 우연과 필연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화면들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주체 안에서 일어나는 이 순환작용을 살펴봄으로써 그는 자신의 현실과 환상과 감정 모두를 바라로는 관조자의 위치에 서고자 한다. 그러면 내면의 불안과 자신을 짓누르는 무의식적 억압에서 벗어나 낮선 곳을 찾아가는 여행자처럼 일탈의 해방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로운 환경과 공간에 처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사유가 닫히고 감각을 열게 된다. 그러면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는 있는 강박적인 집착과 편견을 일시적으로 내려놓게 되면서 잠시 동안 삶에 지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다. 즉 감각적 몰입이 불편하고 불행한 과거와의 연결망을 차단시켜 우리에게 정신적 휴식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행은 새로운 공간과 낮선 환경이 제공하는 일시적인 휴식인 셈이다. 그러나 환경과 익숙해지고 적응이 끝나면 다시 감각이 닫히고 고통스런 사유가 시작된다.
    그의 근작들에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는 인물들은 낮선 공간에서 감각을 열어 작은 만남을 시도하는 있는 자신의 분신 같은 존재들로 보인다. 그 인물들을 보면 대부분 물끄러미 무언가를 바라보거나 뭔가를 만지면서 주변 환경과 관계 맺기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들은 거창한 일을 하고 있거나 어떤 목적을 위해 의식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유아들이 자신의 감각을 작동시켜 주변의 소소한 것들과 끊임없이 관계 맺기를 시도하듯이, 신체의 논리를 따르고 있다. 유아들에게 세계는 분리되어 있지 않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언어를 익히고 이성이 발달한 성인들은 감각을 스스로 차단하여 세계로부터 분리되고 만다. 특히 심리적 불안이 심하고 생활에 쫓길수록 감각이 닫히고 소외감이 커지게 된다. 유아처럼 목적 없이 소소한 것들에 관계 맺는 행위는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고 감각을 작동시켜 잠시나마 정신적 휴식의 상태에 이르는 하나의 방편이다.

    또한 어린 시절에 즐겨 했던 놀이는 그에게 부조리한 현실에서 비롯된 강박적 불안을 희극적으로 승화시키는 장치로 채택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시도하고 있는 사진 작업들은 유아들의 인형놀이를 연상케 하는 작업이다. 그는 평소 주변에서 인상 깊은 장면이나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 스티커로 제작하거나 출력하여 현실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리고 이미 만들어 놓은 석고 조각이나 그려 놓은 드로잉이나 그림과 재배치하면서 현실과 상상도 아닌 공간을 창출하고, 그것을 다시 사진으로 옮긴다. 생활에서 생긴 다양한 감정의 파편들은 놀이의 도구이자 작품의 소재가 된다. 놀이는 감정이입을 통해서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소망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하는데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삶의 불행과 심리적 불안을 유아적 순진함으로 변모시켜 신나고 긍정적인 감정으로 승화시키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각인된 트라우마 이전의 자아의 유아적 천진성을 복원하는 것, 이것이 그가 작품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예술적 성취일 것이다.

    전시제목차소림: 유아트스페이스 기획 공모전 '낯선 휴식'

    전시기간2012.10.30(화) - 2012.11.11(일)

    참여작가 차소림

    관람시간10:00am~18:00pm 평일 오전 10시- 오후 6시
    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5시

    휴관일없음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무료

    장소유아트스페이스 Yoo art space (서울 강남구 청담동 101-6 1,2 전시실)

    연락처02-544-8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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