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2012.12.07 ▶ 2013.02.17
2012.12.07 ▶ 2013.02.17
임남진
몽골-하늘과 길 한지에 채색, 87x230cm, 2007
송성진
타워펠리스&다름을 짓다 혼합재료, 650x300x250cm, 2012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이 제12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2001년 제1회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이 전시회는 특정주제나 경향과는 관계없이 당해의 국내외 작가 가운데 작업 활동이 왕성하고 창조성과 실험성이 강한 작가, 특히 작업성과가 돋보여 성장가능성이 있는 작가를 선정하여 작품을 전시한다.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은 광주시립미술관에 하정웅(명예관장)선생이 작품을 기증하면서 비롯되었다. 하정웅선생은 자수성가한 사업가이자 미술작품컬렉터로서 메세나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재일동포 2세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정웅선생은 1993년부터 시작으로 1999년, 2003년, 2010년, 2012년 5번에 걸쳐 현재 총 2302점의 작품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에 기증했다.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 컬렉션은 작품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우수할 뿐만 아니라 선생의 확고한 철학을 담고 있다. 그의 컬렉션은 재일 한국인의 역정과 삶의 비애, 그리고 희망의 정신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로 인간의 보편적인 존엄성인 인권의 중요성을 함축하고 있는 인류애와 평화를 갈망하는 기도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정웅컬렉션은 재일교포의 역사의 흔적을 담아낸 작품들을 국내외에 알리기도 했다. 하정웅선생은 광주시립미술관을 포함한 국내 9개의 박물관, 미술관, 대학교에 자신이 수집한 미술품과 자료들을 기증해 미술문화발전에 기여한 공고로 최근 보관문화훈장상을 수상했다.
하정웅 선생은 작품기증과 더불어 젊은 미술가들의 육성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2차 작품기증이 있었던 1999년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은 하정웅청년작가전을 개최하기로 결정했고 2001년 제1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2001’을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 전시회 명칭으로 다양한 안들이 제시되었는데 ‘빛’이 ‘빛고을 광주’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희망, 필수적, 소중함, 기존의 틀을 뛰어 넘는 화합의 정신’ 등을 내포하는 용어로 하정웅선생의 정신 및 전시성격과 잘 부합되었기에 이 전시회 명칭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2001년부터 매년 5-7명의 국내외작가들이 선정되어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에 참여한 작가는 2012년 현재까지 총 63명이다. 2010년에는 지금까지 초대된 작가들을 모두 모아 10주년 기념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초창기에 선정된 청년작가들은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중견작가들로 성장했다.
이번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2012’의 초대작가는 임남진(광주), 김미련(대구), 권승찬(광주), 김영봉(전북), 김윤경숙(대전), 송성진(부산), 고영택(서울경기)이다. 연초부터 미술관내 연구사와 연구관들이 조사하고 수집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작품 장르, 경향, 지역 등을 고려해 추천을 했고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최종 작가를 선정했다. 미술관에서는 최종 작가선정을 8월 언론을 통해 일반인에게 알렸으며 선정된 작가들은 그때부터 12월 전시회를 위해 준비를 해주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하정웅 선생의 기증정신을 기리고 참여 작가들의 더욱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이번 개막식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재일교포 출신이며 세계적인 명장 진창현(1929~2012)선생이 최근 별세했다. 선생은 하정웅 선생의 조국애에 감동하여 광주호(제1바이올린), 대구호(제2바이올린), 한라호(비올라), 백두호(첼로)를 하정웅 선생에게 기증했고 하정웅 선생은 이 악기를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에 기증했다. 이 악기는 15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독학으로 현악기의 명장이 된 진창현 선생의 인생처럼 작가들에게 힘든 과정을 이겨내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매년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개막식 때 이를 기리는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작품의 보안문제와 현악기의 특성상 연주자가 잘 길들여진 악기를 사용해야 하는 점 등 때문에 진창현선생의 악기는 전시되는데 그쳤다. 광주에 ‘랑 현악4중주단’이 이번 개막식을 축하하고 故진창현선생의 추모를 위해 3개월전 부터 미술관내의 연주회 준비를 기꺼이 해주어 전시회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홍윤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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