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선 - 움직이는 / 움직이지 않는
2013.03.27 ▶ 2013.04.20
초대일시ㅣ 2013-03-27 18pm
2013.03.27 ▶ 2013.04.20
초대일시ㅣ 2013-03-27 18pm
서용선
8th ave oil on canvas, 150x200cm, 2013
서용선
도시의 사람들 oil on canvas, 73x60.5cm, 2013
서용선
케냐 무용수 oil on canvas, 162.3x130.2cm, 2013
서용선
미국소설 oil on canvas, 160x130cm, 2013
서용선
그림 그리는 남자 acrylic on Dakpaper, 96x62.5cm, 2011
서용선
훼이쟈춘, 費家村 oil on canvas, 100x100cm, 2013
갤러리 이마주는 2013년 3월 27일부터 4월 20일까지 서용선 작가의 『움직이는 / 움직이지 않는』展을 진행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작가가 인지도가 생기고 작품도 좀 팔리게 되면 작업이 고착화 되는 것이 다음 수순이다. 물론 전부 다 그러한 것은 아니겠으나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작가들을 보면 대체로 관심을 받기 시작한 시기의 작품과 비슷한 내용, 그리고 비슷한 정도의 품질을 보장하는 작품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창작이 생명인 작가가 현역이 아니고 원로가 된다면 세상에서 그것보다 더 비극은 있을 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는 아주 많은 인기작가가 원로에 속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용선은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지만 그 명성이나 화단의 주목에 안주하지 않고 익숙해진 생산을 거부하고 언제나 원로 아닌 젊은 현역 작가로 우리를 만난다.
“미술은 노동이다. 그림 그리는 시간뿐 아니라 공간과도 싸워야 하니까 “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리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그는 이동한다. 우리는 그의 유목과 공간과의 싸움 덕분으로 언제나 조금씩 진화하고 더 많이 새로워지는 그의 작업을 수고 없이 감상할 수 있다.
그동안 작가 서용선은 단종이야기, 한국 전쟁 등의 역사화 연작이나 도시 인간 군상을 그린 도시화 연작을 주로 선보여 왔으며, 2008년부터는 사람과 역사의 궤적을 담은 산수(山水)연작을 꾸준히 발표해 왔는데 이번 갤러리 이마주에서 열리는 전시에서는 특별히 인간의 ‘움직임’과 그 움직임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다양한 사회적 모습’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작업에서 작가 서용선이 강한 원색과 과감한 사선을 통해 잔혹한 역사와 차가운 도시를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한층 부드럽고 밝아진 작가의 변화된 색과 자유로워 보이는 선을 통하여 인간의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해외 연수,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해외 대도시를 방문하며 관찰한 도시의 모습과 인간 군상 등 2011년에서부터 최근 2013년까지의 회화- 캔버스 및 닥종이(한지) 위에 아크릴로 표현된 작품 20여 점이 소개된다.
그의 그림을 보면 서용선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이야기꾼이자 관찰자이다. 작가는 도시에 살아가는 익명의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여 우리에게 그사람을, 그 사람의 살아온 사회적 상황을, 그 사람이 속한 도시의 역사를, 그리고 그 사람의 본성까지도 우리에게 그림으로 전해주는 이야기꾼이다. 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또 버스를 기다리는 바쁜 도심의 한가운데에서도 도시에 살아가는 인물의 모습들을 놓치지 않는다. 그는 마치 인물의 모습들을 스캔 하듯 읽어내며 그 속에서 인물들의 작은 움직임들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그 인물들을 둘러싼 배경과 공간, 그들이 처해있는 사회적 모습을 드러내는 그 순간을 포착한다. 환경에 적응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움직임 자체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모습이라는 것을 작가는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뉴욕이라는 대도시의 사람을 담아내건, 케냐의 무용수를 담아내건 그것은 결국 다 사람에 관한 얘기이며 그의 그림 속에서 소녀로, 농부로, 매표원으로, 광부로 표현되는 인물들은 다름아닌 그의 모습이며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인간과 삶을 대하는 서용선의 인간적인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번 전시 –움직이는, 움직이지 않는- 전시의 작품들은 삶을 위해 끝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사람을 그리는 것은 사람에 대한 나의 모든 감성과 이성적 판단이 드러나는 것인데, 동물로서의 사람은 움직임이 본질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줄인 움직임의 일종이다. 몸의 자세는 움직이는 과정의 일부로서 이전과 이후의 중간상태이다. 나는 그 형태를 최대한 드러내려 한다. 그 움직임은 사회적 상태이며, 움직이는 자의 의지의 상태이다. 그림은 그것을 공간화, 물질화, 조형화하는 것이다. 실재와는 다른, 색채와 물감으로 표현되고 재현된 형태들은, 그려진 대상과 그리는 자의 관계이며 의지가 자연으로 되는 것이다. “
-2012. 5.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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