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개인전 : Dreaming Book
2013.11.06 ▶ 2013.11.27
2013.11.06 ▶ 2013.11.27
이지현
013OC26015 dreaming book-Liechtenstein book pluck off, 93x66x12cm, 2013
이지현
013OC26011 dreaming book-monroe book pluck off, 100x40x15cm, 2013
이지현
013OC26017 dreaming book-Steve Jobs book pluck off, 94x68x12cm, 2013
이지현
013OC2633 dreaming book-bible book collage on canvas, 182x92cm, 2013
이지현
013OC2627 dreaming book-Faust book collage on canvas, 98x133cm, 2013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
내 작업에서 텍스트보다 어떤 부분에선 이미지가 더 강하게 와 닿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나의 작업방식이 매우 독특해서 결과론적으로 이미지가 먼저 와 닿지 않나 생각 한다. 책을 해체하면 문자, 즉 텍스트는 읽을 수 없게끔 사라지고 그냥 이미지만 남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주 오래된 단테의 신곡과 방금 출간된 소설책을 해체 했을 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내용 구분이 가지 않는다. 단지 시간의 흔적인 칼라 정도로만 남아 있을 뿐, 이미지가 앞서 읽혀지는 것이 사실이다. 대규모의 책 작업보다 한두 권의 책, 특히 사진이미지를 포함한 책은 더 하기도 한다. 그래서 고민한 것 중에 하나가 작품의 제목이다. 책 내용이 작품의 제목으로 들어가서 비슷비슷하게 이미지화 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는 내가 이 작업을 하는 동안은 고민과 동시에 풀어야할 중요한 개념일 것이다. 텍스트로 읽을 수는 없지만 이미지를 통해 그것을 대신해 읽을 수 있고, 동시에 일상의 책이 특별한 물질로 작품에 드러나기를 원한다. 개념적이면서 아름다운 작업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시대는 다양한 문화와 가치가 혼재되어 있다. 나는 나를 포함한 우리 자신이 어떤 모습인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초창기의 도덕, 교련, 국사 같은 교과서로 작업을 한 것도, 내가 사는 도시의 지도를 뜯은 것도, 그런 이유에 대한 물음을 하고자 작업한 것이다. 책은 우리 시대의 스토리이자 기록이라 생각된다. 나는 어떤 면에서 책들의 각각의 내용보다 책을 시대의 상징물로 본 것이다. 뜯어서 알 수 없게 만든 것, 또렷하지 않은 내용과 이미지, 이런 것들이 자아를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시대의 정체성을 대신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읽을 수 없게 만들었고, 그렇게 되도록 의도했기 때문에 이것이 무엇인가 하는 정도의 질문을 끌어 왔다면 개인적으로 만족할 것이다.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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