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도자예술(고려청자)
한국미술사고려시대 도자예술(고려청자)
고아한 비취색의 향연
고려청자는 매우 소박한 ‘순청자’에서 출발하여 점차 기술이 숙련됨에 따라 비색청자시대(翡色靑磁時代)를 이루며, 고려청자의 진면목을 보이는 ‘상감청자’를 낳는다.
그러나 국운의 쇠퇴와 함께 고려 말기에 이르러 쇠퇴하여 속화(俗化)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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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참외모양 병, 1146년, 높이22.8cm, 입지름8.4cm, 밑지름7.4cm, 국립중앙박물관
인종 장릉에서 출토된 대표적인 순청자로 당당하고 기품이 넘치는 이 도자기는 참외 모양의 특이한 몸통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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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투각 칠보무늬 향로, 12세기, 높이15.3cm, 대좌지름11.2cm, 국립중앙박물관
이 작품은 연꽃 모양의 몸통에 향을 넣으면 투각된 공간을 통해 연기가 나오는 정교한 향로이다. 향로의 밑 부분을 받치고 있는 토끼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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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상감 연지원앙문 정병, 12세기, 높이37.1cm, 입지름1.5cm, 밑지름8.9cm, 간송미술관
정병(淨甁)은 흔히 불상이나 불화 속에서 부처에게 올리는 공양수를 담는 병으로 등장한다. 때문에 예식도구 전용물로 사용된 것으로 생각되지만, 서긍의 기록에 따르면 생활도구로도 많이 쓰였다고 한다. 한쌍의 원앙이 버드나무 아래 물가에서 한가로이 물놀이를 하는 장면을 상감으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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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모란덩굴무늬 대접, 1159년, 높이6.4cm, 입지름17.0cm, 밑지름4.4cm, 국립중앙박물관
1159년 죽은 문공유(文公裕)의 묘지에서 출토된 작품으로 상감청자의 변천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그릇의 윗면은 모란 당초문을, 대접 옆면은 다섯 개의 국화꽃을 상감해 대비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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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상감 운학문 매병, 13세기, 높이41.7cm, 밑지름17.1cm, 간송미술관
고려 상감청자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기품 있고 화려한 기형이 조화롭게 만들어진 인상적인 작품이다. 상감청자가 유행한 12~13세기에는 어깨가 크고 허리가 날씬한 매병(梅甁)이 유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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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상감매죽포류수금문병, 12세기, 높이34.2cm, 윗지름5.9cm, 밑지름13.2cm, 국립중앙박물관
바탕흙에 문양을 새겨 넣어 백토과 적토를 메워 일단 도자기에 유약을 바르지 않고 저열로 구워낸 후, 청자유로 그린 것이다. 이때 고온에서 구우면 백토는 하얗게 적토는 검게 나타난다.몸통에는 버드나무와 갈대, 대나무와 매화나무, 갈대 그림이 자기전체를 둘러치고 있어 고려특유의 섬세한 정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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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 정하동 23호 무덤출토 고려청자, 청자 쇠퇴기, 안동대박물관
안동시 정하동에서 출토된 청자로 투박한 형태인 것으로 보아 민간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23호 무덤에서는 청자 5점, 동전 46점, 토제인형 1점 등이 출토되었는데, 청자는 무덤 벽면과 인접한 목관 바깥에서 수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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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음각국화문잔탁
12세기 전반,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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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양각모란문수막새와 당초문암막새
강진 사당리 출토, 12세기,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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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오리형연적
12세기 전반, 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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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철채백서삼문매병
12세기 중엽,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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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려청자는 매우 소박한 ‘순청자’에서 출발하여 점차 기술이 숙련됨에 따라 비색청자시대(翡色靑磁時代)를 이루며, 고려청자의 진면목을 보이는 ‘상감청자’를 낳는다. 그러나 국운의 쇠퇴와 함께 고려 말기에 이르러 쇠퇴하여 속화(俗化)되고 만다.
고려청자의 발생
고려청자의 발생 시기를 단적으로 지적할 수는 없으나 송(宋)의 서긍(徐兢)의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기록한 청자에 관한 글 등으로 미루어 대략 11세기 초엽으로 추측한다. 이 시기에는 이른바 비색(秘色=翡色)으로 불리는 순수한 청자색(靑磁色)을 가진 각종 청자(無紋=素紋·陽刻·陰刻·象形·透刻紋)가 제작되었는데 이들 청자의 특색은 두껍고 고르게 발라진 유약(釉약藥) 때문에 발색(發色)이 깊고 은은하고 맑음과 깊이가 느껴진다.
이 시기 대표적인 청자로서는 인종 장릉(仁宗長陵:1146년)에서 나온 개합(蓋盒) 과형병(瓜形甁)·방형대(方形臺), 사자형유개청자향로·청자어룡형주전자·청자압형연적 그리고 청자칠보투각향로, 청자음각보상화문 병 등이 있다. 무늬는 간단한 '당초(唐草)·앵무(鸚鵡)·연판문(蓮瓣紋)'이 많다.
-천하제일의 비취색, 순청자
우리가 알고 있는 은은하고 고운 비취색의 고려청자 명품들이 만들어진 시기는 인종(仁宗)·의종(毅宗) 때에 해당하는 12세기경이다. 이때의 청자를 ‘순청자’라고 부르는데 순청자는 문양이 가미되지 않거나 음각, 양각, 투각으로 문양을 낸 청자를 가리킨다.
-고려청자의 진면목, 상감청자
비색청자시대(翡色靑磁時代)를 이루게 되는 12세기 이후에는 고려청자의 진면목을 보이는 ‘상감청자’를 낳는데, 이는 순전히 고려인의 창의력에 의한 것이다. 상감청자의 특색은 상감무늬를 전면적으로 쓸 경우에는 배경으로서의 여백을 남길 여유를 보일 만큼 충분한 공간이 설정되고 있는 점과, 무늬가 단일무늬의 기계적인 반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성격이 다른 몇 가지 무늬를 통일적으로 배열하여 화폭(畵幅)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는 점이다.
이 시기에는 상감청자 외에 무문청자(無文靑磁)나 잡유기(雜釉器)도 만들어지고 있으며, 순청자가 유행하던 초기와 달리 전반적으로 유색(釉色)이 엷고 얕아진 것이 특색이다. 이는 상감청자의 발명에 따라 표면의 장식효과에 관심을 두고 배면(背面)을 등한히 여겼기 때문이다.
상감청자로 연대가 확실한 작품은 명종 지릉(明宗 智陵, 1197년)에서 나온 청자상감석류문완·청자상감국화문혈이 있고, 문씨묘(文氏墓, 1159년沒)에서 나온 청자상감 국화문혈·청자상감보상화문완 등이 있다. 한편 회화적인 성격이 뚜렷한 상감청자로는 청자상감죽문병(靑磁象嵌竹紋甁梨大所藏)과 청자상감모란문병이 있다. 역시 형태나 시문이 뚜렷한 청자상감운학무늬매병 등을 들 수 있다.
청자의 쇠퇴
고려청자가 쇠퇴하는 기간은 몽고가 침입한 14세기 후반부터이다. 이른바 국가의 말기적인 증상이 미술에도 반영되어 청자기의 퇴조를 보이는데, 중국 자체도 원(元)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정통적인 청자가 소멸되며 그러한 변화는 고려청자에도 미친다. 청자의 표면이 황록색조를 띠거나 비색(翡色)을 잃으면서 상감의 무늬도 산만하고 조잡해지며 같은 무늬를 반복 사용하는 등 무의미한 도안으로 바뀐다.
기형은 매병(梅甁)이 줄어드는 대신 접시류가 늘고 대접은 안이 깊어지고 측면이 평평한 광구대(廣口臺), 바닥이 좁아진 변형된 매병 등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진사(辰砂)·화청자(畵靑磁) 같은 특수한 상감청자가 만들어지는 외에 철채자기(鐵彩磁器)가 등장하기도 한다. 무늬는 시대가 내려갈수록 간화(簡化)되고 조야(粗野)해지면서 조선시대 초기의 분청사기 및 철화백자와 연결된다.
종류 및 기법상의 분류
그 발달과정 및 기법상의 변화에 따라 순청자, 청자상감, 청자철회, 청자철채, 청자화금, 청자동화, 청자퇴화문, 청자연리문 등으로 나뉨.
① 순(純)청자: 상감이나 다른 안료에 의해 채색을 가미하지 않은 청자. 표면에 문양이나 형태를 장식하는 기법에 따라 소문(素文)청자, 청자음각, 청자양각, 청자투각, 청자상형으로 세분함.
-소문청자: 표면에 아무런 채색도 가미하지 않은 청자로, 정선된 흙으로 얇게 구웠기에 형태나 유약색이 뛰어난 것이 많으며 주로 청자 초기 단계에 제작됨.
-청자음각: 표면에 음각으로 가는 선무늬를 새긴 것으로 연화, 당초, 연화당초, 모란, 국화, 국화당초, 파도문 등 11세기 후반부터 12세기에 걸쳐 널리 사용됨. 음각선을 나타내려면 유약이 투명하게 되도록 완전히 녹일 수 있는 숙련된 기술이 요구됨.
-청자양각: 나타내고자 하는 무늬를 표면에 도드라지게 하는 수법의 청자로 음각과 함께 사용되거나 청자상형 등에 부수적으로 함께 나타냄. 연화, 연판, 연화당초, 모란, 모란당초, 보상화, 부용, 파도, 버들과 갈대, 원앙, 봉황문 등의 무늬가 사용됨.
-청자투각: 표면을 투각해서 무늬를 표현하는 수법의 청자로, 나타내고자 하는 무늬 이외의 부분을 파내는 방법과 나타내고자 하는 무늬 자체를 투각해서 파내는 방법이 사용됨.
-청자상형: 나타내고자 하는 동․식물 등의 형태를 본떠서 만든 청자로, 형태구성에 있어서 양각기법은 물론 음각이나 철채 등 다양한 수법을 겸하여 사용됨. 사람, 사자, 원숭이, 오리 등 동물형태와 참외, 죽순, 연꽃 등 식물형태가 만들어졌음.
②청자상감: 고려청자의 장식기법 중 가장 대표적인 수법으로 문양을 음각하고 거기에 태토와 색깔이 다른 백토, 자토를 메우고 그 위에 청자유를 씌워 굽는 청자. 금속공예의 감입법(嵌入法)이나 나전칠기의 상감법을 고려인들이 도자기에 응용함. 이후 조선 전기까지 우리나라에서만 성행한 기법. 그러나 유색의 아름다움 보다는 문양의 장식적인 효과가 큼.
③청자철회: 철분이 많은 자토를 물에 타서 태토 위에 먼저 무늬를 그리고 그 다음 청자유를 씌워 구운 청자. 상감이 그릇 표면에 무늬를 새기는 데 비하여 철회는 그릇 표면에 직접 그리는 것이 특징. 대개 산화염으로 구운 듯 황갈색이나 녹갈색이 나는 것이 많음. 11세기부터 제작되기 시작하여 12, 13세기에 발달하였으며 이후 쇠퇴하였음. 같은 자토를 쓰면서 그릇 전면을 검게 바르고 때로 백토로 점이나 문양을 그린 다음 청자유를 씌운 청자철채(鐵彩)도 여기에 속함.
뮤움 미술사연구팀 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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