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방영
청매 한지위에 혼합재료, 12x14cm, 2014
박방영
진달래 68x44cm, 2014
박방영
부안답사일기 한지위에 혼합재료, 135x118cm, 2014
박방영
호랑이-말 한지위에 혼합재료, 12x14cm, 2014
갤러리 담에서는 박방영 작가의 <길을 가다가 너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전시를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살고 있는 부암동 근처를 그린 <부암동 답사기>를 비롯하여 작가의 고향인 부안을 방문하면서 만난 고향 친구들과 함께 역사유적지를 다니면서 느낀 감상을 그림과 함께 글로 표현하고 있다. 허균이 사랑한 조선 기생 매창의 유적이 남아 있는 <매창시비>와 신라고찰 <내소사>와 서해일몰이 보이는 <월명암>과 채석강 등지를 둘러보면서 정취와 감상을 표현한 기행회화라고 할 수 있다.
야기하시 요시오(갤러리미술세계 아트디렉터)는 박방영의 작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박방영은 고등학교 시절 전국학생서예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지 위에 먹과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는 작업은 동양화의 운필법의 기본이 되는 서예의 기술을 마스터 한 토대 위에, 그것을 의도적으로 버리고 독특한 현대적인 회화 표현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박방영의 언뜻 자유분방하게 보이는 묘선은 숙련된 운필의 기본이 지탱되고 있기 때문에 심지가 있어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려고 하는 대상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를 작가 자신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정적인 충동으로 바꾸어 단번에 화면 위에 분출시킨다.
…
박방영의 작품은 <문인화>와 <민화> 양쪽의 요소를 모두 가진 현대회화이다. 문인화는 고래 귀족이나 사대부들이 여기(餘技)로 그린 그림으로 시서화(詩書畵)의 일체의 양식을 보전해 나왔다. 시서화는 박방영의 화제(畵題)로써 등장하는 매화, 난, 바위 등은 그것을 그림으로써 존재에 내포된 메타포(metaphor, 은유)라 할 수 있는 문인적인 정신을 바랐다. 예를 들면 <추운 겨울을 이기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매화의 실상은 고결한 인간의 삶이나 인격에 비유되었다. 그것을 그린다는 행위에는 심중에 아름다운 조화를 쌓아 올림과 동시에 거기에 비유된 내용 즉, 대상에 숨겨진 문기(文氣) 스스로의 내면에서 확인하려고 하는 동기가 있었다.
박방영의 즉흥적인 선이나 형태도 운필법이나 뎃생법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의 조화와 질서의 개념적인 속박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우주를 창출해내려고 하는 것이 민화로부터의 영향일 것이다.
가장 토속적인 민화와 가장 숭고한 정신성을 구하는 문인화는 박방영 예술의 근저에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물고기와 말, 꽃 등의 자연만물과 거기에 연결된 여러 가지 사물은 작가의 창조의식에서 창출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우리들의 원초적인 삶의 형태이며, 솟대를 받드는 것처럼 행복을 바라는 무의식의 기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을 통해서 기호화된 문자를 일찍이 상형문자로서 그 시원을 찾아본다고 할 때 작가는 원시언어인 상형문자를 그의 그림일기 속에 새롭게 형상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박방영 작가는 회화를 전공하였으나 일찍이 서예를 시작한 덕분에 그의 그림에는 일필휘지의 기운들이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평론가 김상철이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와 있다.
“작가의 일탈은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것은 민화에서의 천진한 파격과 분청사기에서의 해맑은 감성과도 유사하다. 이러한 심미 특질들은 우리 민족 고유의 것이지만, 그간 간과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과거 우리미술은 다양한 외부적 조건에 의해 그 본질과 특질이 온전히 발휘되지 못하였다. 전통시대에는 중국미술로부터의 영향과 이어 일제강점기의 일본 미술로부터의 영향, 그리고 해방 이후 서구미술의 세례에 따른 왜곡된 현대미술의 수용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질곡의 세월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그것은 우월한 문명에 대한 추종이었으며, 종속적 문화 수용의 예일 것이다. 이제 새로운 세기의 새로운 가치가 특수성에 바탕을 둔 수평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질서로 변환되고 있다고 할 때, 작가가 표출하고 있는 독특한 심미적 내용들은 분명 눈여겨봐야 할 대목일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세기의 새로운 요구이기 때문이다.”
박방영의 작품에는 자유로운 운필로 시서화 일치를 주장했던 조선시대 문인화에서의 글과 그림의 완숙미는 물론 민화에서 볼 수 있는 자유분방함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운생동한 그림과 글씨는 박방영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박방영은 홍익대학교에서 동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고 Studied at Art student league of New York에서도 공부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부안답사기>, <북촌답사기>등 신작 30여 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작가의 글_부안기행
부안에 친구들과 차를 타고 들러 성황사절에 갔다 내려와 석정문학관에서 석정에 대해서 배
우고 보았다. 우리 마음은 이미 매화가 피어 매창묘공원에 가니 매창이 비둘기가 되어 찬 공기......
3월의 바람을 운치 있게 만들고...... 우리는 서로 버들과 매화가 앞다투어 피듯 매창을 만나고...
매창이 시 한자를 붓으로 퍼포먼스 할 때 아직 겨울을 다 이기지 못한 갓 넘은 경칩이 위에서 대지로 오지 않은 봄 꽃을 재촉했다.
개암사에 가서 400년 된 아직 피지 않은 매화나무를 칭송하고 승가산 울금바위 위에 올라가 옛 생각과 전설을 느끼고 해맞이팬션에서 술 마시고 노래하고 노란 달 위에 탄 듯 기분 째졌어라. 구름이 지나는 밤을 지새고 허균의 작은 암자를 향하는 길에 진달래 하나가 우리를 맞기 위해 빚을 내고 에너지를 빌려와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대숲길 아! 그 맑고 청아한 대나무 살결! 실사구시의 팻말이 반계 유형원을 생각하며 구도를 하는 어느 꽁시(작가가 쓰는 말로 성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을 이르는 말)가 느껴지고 마음에 새기다. 대숲을 걸으며 웃음을 피우며 물도 마시고 어릴 적 만들었던 댓잎 악기를 만들어 부안의 모든 것을 가슴에 새기면서....
나의 작업은 기존 화론에서 볼 수 있는 소요유(逍遙遊)적 삶의 표현인 조형적 작업과 천기(天機)적 요소로써 내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서법의 빠른 필치로 작업하고 있다. 무법(無法)이 법이라는 석도(石濤)의 일획(一劃)론과도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장자는 가장 충일한 유(遊)의 상태를 소요유(逍遙遊)라 하는데 이것은 천지자연의 본연의 모습을 따르고 천지만물의 다양한 변화에 순응하여 무한한 세계에 노니는 자로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나아가 도(道)와 합일을 이루어 세속적인 것 인위적인 것에 지배당하지 않고 자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인데 이것은 본인의 작업을 설명하는데 적절하다.
본인의 작업은 또 천기(天機)적 요소가 드러나는데 천기(天機)란 성령(性靈), 본색(本色), 추(醜), 괴(怪),난(亂),광(狂),노(怒),진(眞) 등 하늘로부터 부여 받은 인간의 의지, 욕망, 운명 등 인간 그대로의 모습을 말한다. 명나라 왕수인이 펼쳐낸 양명학에서 좌파는 기(氣)를 최대한 살려내 본색을 드러내고 진정을 그려내는 쪽으로 나타난다. 그 사상의 뿌리는 장자에서 찾아오는데 현대적 추(醜)가 가지고 있는 다른 시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법칙이 있고 절제됨을 벗어난 그림이 석도화(石濤畵)에서 나타나는데 석도는 광기를 드러내라고 한다. 석도는 일획론에서 ‘무법이 곧 법이다. 법을 버리고 내법을 만든다.’ 무법이라는 것은 인간의 의지, 욕망, 운명 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처럼 본인의 작업은 반박귀진(反樸歸眞)이나 신명(神明), 영아(嬰兒,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등 본색(참 나)을 드러내 거칠지만 하늘로부터 부여 받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천기가 표출되고 만물의 근원이 되는 생동감을 기운 생동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인의 작업은 필법으로 그림을 그린 것인데 조선시대는 서예가 회화보다 우위를 점했다.
지배층이던 문인들의 정신세계를 담아내는데 서예가 회화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조선후기에는 회화가 서예를 따라 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19세기 조선회화는 문인들의 그림이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른다.
본인은 어린 시절부터 서예를 익힌 바탕으로 필법을 사용해 내면에서 분출되는 힘을 순간적으로 드러내 장자의 소요유(逍遙遊), 천기(天機), 석도(石濤)의 일획(一劃)론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자유로움과 내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 무의식적인 힘으로 내 삶을 표현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박방영의 회화
김상철(동덕여대 교수. 미술 평론)
디지털 문명의 위대함, 혹은 무서움은 바로 그것이 인간의 경험을 무제한적으로 축적한다는 점이다. 과거 문자를 확보한 계층이 지배계층으로 군림했던 것에 비한다면, 그리고 이들의 제한적인 경험만이 문자화되어 전해졌던 것을 상기한다면, 오늘의 새로운 세상은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와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장차 디지털은 인간의 경험을 무제한으로 축적하며 기계문명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까지 끌어 올릴 것이다. 생물의 진화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혁명적인 계기를 통하여 획기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때, 우리는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문명 상황을 바로 목적에 두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디지털을 바탕으로 한 기계문명의 절정에서 이른바 아날로그로 통칭되는 인간적인 가치는 오로지 예술에 의해 보존되고 존중될 것이다. 이러한 가치 변화와 예술 영역의 확대는 이미 우리가 절감하고 있는 바이다. 현대미술의 다양성 역시 이러한 현상의 구체적인 발현인 셈이다.
새로운 문명 상황에서 문명과 문명 간의 관계가 수평적이며 상호의존적인 것이라 한다면, 그것은 바로 특수성의 가치를 용인하고 평가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는 과거 선진 문명에 의해 제시되었던 보편성의 가치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것으로 향후 우리미술의 새로운 이정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내용이라 할 것이다.
작가 박방영의 작업은 특정한 내용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독특한 것이다. 분명 서예를 지지체로 삼고 있지만 그것은 고전적인 서예와는 사뭇 다르다. 더불어 회화적 요소가 다분하지만 전통적인 회화의 범주에 넣기에도 마땅치 않다. 거침없이 분방하고 풍부한 감성이 물씬 배어있는 그의 작업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등 다양한 가치의 민감한 경계에서 독특한 빛을 발하고 있다. 그의 작업을 단순히 문자로 읽고 서예로 이해한다면 실로 유감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회화의 조형적 가치로 판단하려 한다면, 이 역시 적잖은 것을 훼손하고 망실하여 결국 형식만을 건지게 될 것이다.
그의 작업은 그 독창성만큼이나 독특한 방법으로 읽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때로는 마치 재갈 물리지 않은 야생마처럼 거칠고 기운차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한없이 여리고 감성적인 들꽃과도 같다. 짙고 검은 먹과 거침없는 운필로 이루어진 그의 화면은 강한 남성적 매력과 더불어 여성적인 다감함이 공존한다. 그것은 그의 천성이자 감각일 것이다. 주목할 것은 바로 이러한 독특한 형식과 내용에서 물씬 풍기는 아날로그적 감성이다. 서예에서의 필획 자체는 반복된 훈련을 통한 정교한 원칙이 존재한다. 하물며 수 천 년을 이어오며 무수한 운필의 경험들을 축적하며 오늘에 이르게 된 것 임에야 그 깊이는 참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의 운필들은 반드시 그러한 원칙과 규율에 충실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일탈의 분방함과 자유로움으로 충만한 것이다. 물론 이는 오랜 기간 서예에의 몰입에서 획득된 성과이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회화적 수단으로 운용됨에 있어서는 서예의 그것과는 또 다른 것이다. 전통적인 동양회화의 품평에서 이러한 경우를 흔히 일격(逸格), 혹은 일품(逸品)이라 일컫는다. 즉 규정하고 평가할 마땅한 방도가 없으나 그 자체로 빼어난 것을 말한다.
작가의 일탈은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것은 민화에서의 천진한 파격과 분청사기에서의 해맑은 감성과도 유사하다. 이러한 심미 특질들은 우리 민족 고유의 것이지만, 그간 간과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과거 우리미술은 다양한 외부적 조건에 의해 그 본질과 특질이 온전히 발휘되지 못하였다. 전통시대에는 중국미술로부터의 영향과 이어 일제강점기의 일본 미술로부터의 영향, 그리고 해방 이후 서구미술의 세례에 따른 왜곡된 현대미술의 수용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질곡의 세월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그것은 우월한 문명에 대한 추종이었으며, 종속적 문화 수용의 예일 것이다. 이제 새로운 세기의 새로운 가치가 특수성에 바탕을 둔 수평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질서로 변환되고 있다고 할 때, 작가가 표출하고 있는 독특한 심미적 내용들은 분명 눈여겨봐야 할 대목일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세기의 새로운 요구이기 때문이다.
김상철은 서울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중화민국 문화대학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다. 이후 서울 공평아트센터 관장 및 월간 미술세계 주간을 거쳐 현재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한국화 및 한국문화에 관한 평문과 집필을 하고 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상명대학교 등에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논문으로 <원과 고려의 회화교류>가 있으며, 역서로 <동양화의 이해>, <중국 근, 현대미술> 등이 있다.
1957년 출생
송영규: I am nowhere
갤러리 그림손
2024.10.30 ~ 2024.11.25
김지혜 : SOMEWHERE 어디에나 있는, 어디에도 없는
갤러리 도스
2024.11.20 ~ 2024.11.26
Rolling Eyes: Proposals for Media Façade 눈 홉뜨기: 미디어 파사드를 위한 제안들
대안공간 루프
2024.11.13 ~ 2024.11.26
선과 색의 시선 Perspective of Lines and Colors
필갤러리
2024.10.10 ~ 2024.11.27
제15회 畵歌 《플롯: 풀과 벌의 이야기 Plot: The Story of Wild Grasses and Bees》
한원미술관
2024.08.29 ~ 2024.11.29
오종 개인전 《white》
페리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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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세동보 與世同寶: 세상 함께 보배 삼아
간송미술관
2024.09.03 ~ 2024.12.01
2024 광주비엔날레 기념특별전 《시천여민 侍天與民》
광주시립미술관
2024.09.06 ~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