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사운드트랙 Original Soundtrack
2014.05.28 ▶ 2014.07.06
초대일시ㅣ 2014-05-28 18pm
2014.05.28 ▶ 2014.07.06
초대일시ㅣ 2014-05-28 18pm
장유정
유지 피그먼트 프린트에 과슈, 95x77cm, 2014
이미지는 단순히 보는 것으로부터만 나타나지 않는다. 이야기를 전해 듣고, 냄새를 맡고, 피부를 통한 다양한 감각으로부터 이미지는 문득 떠오르거나 환기되기도 하고, 새로이 생산되기도 한다. 그러하기에 이미지는 태생부터가 공감각적이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머문다. 구전이야기가 상상해내는 이미지와 같이 장유정의 개인전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riginal Soundtrack)'은 타인의 이야기로부터 상상한 이미지에 주목된다. 이는 전시의 제목이 암시하듯, 영화음악이 자극하는 시각적 이미지, 다시 말해 영화음악의 분위기와 효과음에 반응하여 상상된 장면과도 같은 것이다. 현실과 시각적 환영에 대한 경계를 사진으로 다뤄온 작가의 근작은, 그가 유년시절부터 수없이 들었던 어머니의 시골 '기와집'을 근 30년만에 처음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비로소 처음 방문한 어머니의 고향집 '기와집'은 말로만 듣고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반대로 낡고 작았으며 초라했다. 기대했던 모습과 실재의 간극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니의 미화된 추억과 나의 상상이 뒤섞여 탄생한 이미지는 세상에 존재 한 적 없는 시공간을 담고 있다." (작가노트 중)
어머니로부터 수없이 들었던 기와집에 대한 추억은 작가에게도 리얼한 시각적 이미지를 형성했으나, 그가 직접 본 현실 속 집의 풍경은 기억과는 다른 언캐니한 낯선 이미지가 된다. 이로부터 작가는 구전으로 전해들은 기억 이미지, 작가가 상상한 환영 이미지, 현실 속 이미지라는 세 가지 층위의 레이어를 하나의 사진 이미지로 구성하게 된다. 전시는 상이한 시공간의 층위마냥 두 개의 층위로 구성된다. 1층 전시장에서는 한옥집을 다룬 과거-현재로 이어지는 시공간대가 구성된다. 작가는 사진 위에 슬며시 붓질을 더하거나 사진액자의 유리 표면을 직접 갈아내 뿌옇게 만드는 등 회화, 조각, 사진의 경계를 넘나드는 조형적 시도를 통해 사진이미지의 층위를 다변화시킨다.
과거와 현재, 기억과 실재, 어머니와 작가 등 한옥집으로부터 상기된 상이한 층위의 시공간은 다시 작가가 속한 현실의 공간을 반추하게 하며 이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인공조명이 투과되어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반투명한 사진들이 설치된 지하층은 현재 신축중인 작가의 작업실 공간을 경험하듯 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시간대를 구축해 보인다. 이렇듯 현실에 대한 기억과 비현실적 상상을 서로 매개시킨 이번 작품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시공간 사이에서 성찰된 삶의 풍경을 차분히 관조하게 할 것이다. ■ 갤러리 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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