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식 퍼포먼스 아트전 '실(絲)'

2013.08.21 ▶ 2013.08.27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서울 종로구 공평동 5-1 공평빌딩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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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3-08-21 1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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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식

    옷 입다 performance art, 444 seconds, 2013,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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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식

    옷 입다 performance art, 444 seconds, 2013,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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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식

    내게 안 맞는 내 그림자 performance art, 15 minutes, 2013,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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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식

    오늘 뉴스 performance art, 10 minutes, 2013,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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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식

    보자기 performance art, 10 minutes, 2013,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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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식

    실 performance art, 15 minutes, 2013, 개인소장

  • Press Release

    [작가노트] 끝내 지키고픈 내 감각 속의 자유

    신진식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소리 내어야 하는 것처럼 위선을 강요하는 사회에선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한 번 양보하기 시작했더니 내 안방을 내주는 것은 물론 술집이나 거리에서 조차 담배를 필 수 없는 애연가가 끝내 저항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 법에 접촉되지 않고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을 펼쳐야 하는 지. 느린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점점 빨라지는, 일테면 LTE-A같은 통신 속도에도 대항하여야 하는 것인지. 이 모든 의문의 답은 "순응하라."라는 것을 알면서도 끝내 저항하는 것이 자유를 지키는 것이라고 곡해하는 내 의지는 어떻게 처단해야 하는지. 실로 감긴 누에고치처럼 조여 오는 외부의 힘들에 맞서기 위해 오늘도 내 머리는 고상해질 새가 없다. 더욱 무서운 것은 화형장으로 인도할 마녀사냥을 매일 뉴스로 보며 절로 움추러드는 나의 비겁함과 만나는 일이다. 그렇다고 머리띠를 둘러메고 구호를 외쳐서 될 일도 아닌 누구도 관심 없는 소소한 자유 아니 째째한 자유의 수호를 포기할 순 없다. 하여 나는 용기를 끌어내고 지혜를 얻기 위해 내 어머니가 그랬듯이 실을 감고 풀며 무언가를 짜내려가기라도 해야 할 것이다.

    이 퍼포먼스 아트展에서는 다음과 같은 9가지 방법의 실 감고 풀고 다시 감기를 시도해 본다.

    1. 보자기
    3명의 불한당이 빨간 보자기에 싼 무거운 것을 하나씩 들고 와 바닥에 내려놓는다.
    보자기가 풀리면서 그 안에서 무엇인가 나타나는데…….

    2. 선긋기
    세 명의 정숙한 처녀들이 먹줄을 튀기며 바닥에 선을 긋는다.
    선긋기가 끝나면 관객들을 그려 놓은 도형 안으로 나누어 정렬 시킨다.

    3. 오늘 뉴스
    오늘 뉴스는 날씨 이상으로 우리의 하루에 작용한다. 어느 시댄가 "나는 신문의 문화면밖에 안 봐"라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오늘 우리 삶에서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포털사이트의 뉴스 헤드라인은 하루 혹은 매순간의 통과의례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입력되어지는 정보들을 솎아내려 아무리 노력해도 오늘 뉴스들은 모이고 모여 마침내 거역할 수 없는 큰 물결로 진실을 재단(裁斷)한다. 하지만 날씨와 달리 오늘 뉴스는 기획되고 만들어지기도 하겠지.

    4. 내게 안 맞는 내 그림자
    모델은 포즈를 취하고 재단사(裁斷師)는 그 포즈의 외곽선을 그린다.
    모델과 재단사는 외곽선이 그려진 종이를 함께 오리기 시작하나 마무리의 특혜는 모델이 누리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자신이 스스로 설계한 패턴이라 믿기에 모델은 그 형상에 몸을 맞추려 노력을 거듭한다.
    내 몸에서 발췌한 패턴일지라도 그 패턴에 내 몸을 맞추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누군가가 대신 재단해주는 나의 삶.

    5. 닦다.
    그어 두었던 선을 닦는다, 닦고 또 닦는다.

    6. 옷 입다.
    무대에 원형으로 둘러선 다섯 여성. 자신의 옷을 벗어 놓고 옆으로 같이 돌아 다른 사람의 옷으로 갈아입는 행위를 300초 동안 반복한다.

    7. 무중력 실험
    작가가 준비해온 글을 관객 모두가 낭송한다. 낭송이 반복되면서 우리 모두는 무중력 상태로 들어선다.

    8. 실
    너는 나이고 나는 너이다, 극세사로 연결된 너와 나.

    9. 잠자다.
    실로 연결된 공연자와 관객 모두 누워 잠이 든다.


    [평론] 실(絲), 삶에 대한 성찰의 계기

    윤진섭(미술평론가/호남대 교수)


    Ⅰ. 신진식은 누구인가? 아마도 젊은 미술인들에게는 이 이름이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일 그들이 '컴퓨터 아트'나 혹은 '상호작용'(오늘날 미디어 아트나 퍼포먼스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는)과 같은 용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다면, 이미 20여 년 전에 컴퓨터 아트의 제1세대 작가로 신진식이란 이름이 자주 언급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1983년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그는 작업 초기에 실험에 기반을 둔 개념적 작업에 열중하며 미술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메일 아트를 비롯하여 신문 광고, 책 등 아날로그적 형식의 매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자신의 예술적 아이디어를 펼쳐나갔다. 이러한 아이디어 퍼포먼스 혹은 아이디어 아트라고 칭할 수 있는 예술 행위는 당시 그가 사랑하던 '곽공주'라는 이름의 여인을 향한 것이었음으로 예술은 생활과 등가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그는 1984년에 행한 메일 아트에서 "나는 공주를 사랑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엽서를 500부 한정판으로 인쇄하여 공중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뽑은 주소로 발송하였는데, 이는 공주라는 이름이 '공주(princess)'라는 보통명사로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행위였다. 이처럼 신진식의 작업이 지닌 언어 게임적 측면은 그 무렵 그의 실험 작업을 관류하는 기본 컨셉트 가운데 하나였다. 또 하나,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지만 1980년부터 당시 실험미술의 무심사 경연장이랄 수 있는 [앙데팡당]전에 꾸준히 작품을 출품, 순수미술 계열로 전환한 것은 훗날 그의 진로를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그의 연보에 의하면 이 무렵 그는 하이퍼 리얼리즘과 개념미술에 경도되었는데, 이 시기는 그의 생애에 있어서 '질풍노도기'에 해당하므로 그의 의식이 이후 어디로 향하게 되는가 하는 점을 아는 것은 그의 예술관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특히 1982년 당시 독일에서 돌아온 전위연극인 무세중의 <통, 막, 살> 공연 워크숍에 참여한 경력은 향후 그의 퍼포먼스 작업과 관련, 매우 중요한 체크 포인트이다. 그의 경력을 보면 수십 차례의 퍼포먼스 발표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행위미술 분야에서는 그의 이름이 생소한 까닭도 따지고 보면 그의 작업이 연극 계열의 퍼포먼스에 연계돼 있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는 수년간 [춘천 마임 축제] 등 연극 관련 행사에 주로 참가하였으며, 그가 미술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최근 몇 년 간에 걸친 [한국실험예술제]를 비롯한 몇 차례의 회화 전시를 통해서였다. 따라서 이번에 공평갤러리에서 열리는 신진식의 퍼포먼스 발표회는 미술계의 복귀를 알리는 본격적인 신호탄인 셈이다.

    Ⅱ. 1993년, 신진식은 뉴욕으로 이주 후, 1994년 백남준이 기획한 [Seoul Nymax](뉴욕 엔솔로지 필름 아카이브)에 참가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다. 뉴욕의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한동안 본격적인 작가 활동은 물론 TV 프로듀서와 광고 영상 감독 등 다양한 직업을 갖게 되는데, 이는 훗날 미디어 아트는 물론, 단편 실험영화, 단채널 비디오, 퍼포먼스, TV 프로그램 등 멀티(다원)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이루는 바탕이 된다. 2005년, 미국에서 귀국한 신진식은 건국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을 양성하는 한편, 퍼포먼스, 단편 실험영화, 전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적 아이디어를 실현해 왔다. 이처럼 왕성한 그의 실험정신은 1980년대 초중반의 개념 미술적 경향과 컴퓨터 아트의 선구자로서 이론과 창작에 기울인 노력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컴퓨터 아트와 관련해서는 전문적인 책자를 저술할 만큼 전문적인 지식의 체계를 갖추고 있었으며, 이러한 그의 노력은 90년대를 통해 컴퓨터 아트와 테크놀로지 아트의 대표작가로 각인되는 결과를 낳았다. [빛과 움직임](1989, 무역센터 현대미술관), [미술과 테크놀로지](1991, 예술의 전당), [젊은 모색](1992, 국립현대미술관), [과학+예술](한국과학진흥재단) 등 중요한 국내의 기획 전시회에 그가 꾸준히 초대를 받은 사실은 과거 유망작가로서 신진식의 명성을 알려주는 지표들이다.

    Ⅲ. 최근 몇 년간 신진식은 멀티 퍼포먼스를 통해 사회적 발언을 쏟아냈다. 행위와 컴퓨터를 이용한 영상, 미디어 아트 등이 결합된 대규모 퍼포먼스와 회화 작업은 성(性), 인권, 대량 소비사회의 단면, 비인간화된 사회 현실, 노숙자를 비롯한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 등 사회적 금기와 후미진 사회의 이면에 대한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있다. 신진식이 사회에 대해 기울이는 이러한 인식의 이면에는 80년대 초중반 한국 미술계를 강타한 민중미술의 등장에 따른 일련의 전시들, 즉 [삶의 미술], [을축년 미술 대동잔치] 등에 참여한 바 있는 그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신진식이 현실 참여적인 시각만 견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퍼포먼스 중 일종의 카타르시스로서의 행위, 즉 다중이 참여하는 집단 페인팅 퍼포먼스 또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바, 이는 순수한 예술 행위를 통하여 치유의 효과를 유발하는 것과 관련된다. 그는 자신이 직접 퍼포먼스를 수행하지 않고 연출자의 역할을 유지하고 있는데, 퍼포먼스에 등장하는 행위자들에게는 미술교육의 연장으로서 직접적인 체험과 관련되기도 한다. 2012년 [한국실험예술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300초 릴레이 퍼포먼스]에서 신진식은 <옷입다>라는 퍼포먼스를 발표, 1등상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전자시계의 전광판이 '300'에서 '0'에 이르는 시간 동안, 5명의 여성 행위자가 번갈아 남이 벗어 놓은 옷을 입는 순환의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공평갤러리에서 선보일 신진식의 퍼포먼스 <실/Strand>은 그의 대표작인 <잠자다>(2011), <옷입다>(2012)를 비롯하여, 신작인 <실>, <보자기>, <선 긋기>, <닦다>, <무중력 실험>, <오늘 뉴스>, <내게 안 맞는 내 그림자> 등 9편이 실연(實演)되며, 이는 다시 비디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신진식은 이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사회적 속박, 위선을 통한 생존의 욕구, 체제에의 순응과 개인적 의지의 문제 등 서로 길항관계에 있거나 모순되는 성질들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는 인간관계를 끈의 유비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행위자들의 행위는 작가의 말을 빌리면 "누군가가 대신 재단해 주는 나의 삶"에 대한 관객의 성찰을 촉발시킨다. 관객들은 그런 행위자들의 다양한 행위를 통해 '관계'의 섬세한 의미를 해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구체성이 결여된 행위는 마치 풀기 어려운 난수표처럼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상징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것의 처음과 끝은 과연 어디인가. 물론 해답은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관객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마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우리의 삶처럼.

    전시제목신진식 퍼포먼스 아트전 '실(絲)'

    전시기간2013.08.21(수) - 2013.08.27(화)

    참여작가 신진식

    초대일시2013-08-21 16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없음

    장르미디어와 공연예술

    관람료무료

    장소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seoulartcenter (서울 종로구 공평동 5-1 공평빌딩 2층)

    연락처02-3210-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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