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SS_LAND의 중심 주제는 ‘인간과 환경’이다. 오늘날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전쟁, 테러, 폭력, 그리고 자연재해 등은 개인의 의식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 집단의식에 지울 수 없는 기억이나 상흔을 남긴다. 나아가 이는 미래의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외상 (social trauma)’이 된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다중적 본성, 삶의 터전인 환경, 인간과 환경 사이에 내재한 복잡하면서도 필연적인 공생 관계 등에 관한 시각적 표현 탐구이다. 나는 개인이 무의식적으로 받는 심리적 외상을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살펴본 후, 개인적 외상이 어떻게 집단적 외상으로 이어지는 지를 문화사회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자 한다. 즉, MaeSS_LAND 연작은 이에 대한 예술적 반성의 표현이며, 상징과 은유를 통해 제시된 시각적 고찰이다.
전체 화면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인간이다. 무수한 인간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로써(MASS)의 자연을 형성한다. 이중적 관점과 스케일이라는 시각적 방법론을 이용함으로써 인간, 자연, 환경, 그리고 사회구조와의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관계를 설명한다. 작품의 주요 소재인 아부 그라이브(Abu Ghraib detainee’s scandal)는 2004년에 발생한 이라크전쟁에서 차용되었는데, 이는 내가 지난 10여 년 간 미국이라는 특정 공간에서 경험했던 가장 충격적이고 트라우메틱한 사건이었다. 발가벗겨진 채 쌓아올려진 인간피라미드 상을 본 순간 느꼈던 수치감, 모멸감, 복합적이고 아이러니한 감정 등은 그 이후의 나의 정체성과 보편적 도덕성에 대한 믿음체계에 많은 변화를 초래하였다. 다분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심리적 외상으로부터 시작된 MaeSS_LAND 연작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좀 더 집단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과 인간사에 대한 질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소통 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MASS, 즉 인간과 자연을 포함한 ‘한 덩어리 의식(oneness)’이다. 전시의 제목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MASS(다수/덩어리)와 MESS(혼돈/혼란)의 혼합은 단일 기표(signifier)의 다중적 해석(multiple interpretation)을 꾀하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이다. 과연, 인간은 동양의 철학사상과 서구의 생태학에서 설명하듯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다른 유기물과 별반 다름없는 유한한 생명체에 불과한 것인가? 또는 다른 자연 유기체들과는 차별성을 갖는 특별한 존재로서 존재하는 것인가?
2010 _ 송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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