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현
공 항 oil on cotton, 130.3x97cm, 2010
이시현
등 oil on cotton, 110x90cm, 2008
어두운 밤 창문 너머로 형광등 불빛이 보이고 화창한 햇빛아래 고요한 베란다가 보인다. 그런가 하면 공항 활주로 경계선으로 비행기가 있고 그 옆으로 차가 분주히 움직인다. 이것은 어느 예술가 시각으로 포착된 익숙하지만 낯선 곳. 작품안의 이미지를 묘사한 내용이다. 누군가가 다녀간 그곳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익숙한 장소이나 작가가 만들어낸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만 존재하는 조용한 풍경들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작가는 실내의 모습을 관찰하며 카메라에 담는다. 익숙한 장소나 사물 이라도 시간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작용하는 것을 알게 된 작가는 작업의 시작으로 사물에 대한 관찰을 멈추지 않는다.
어둠을 밝히는 전등, 선반의 그릇들, 테이블 끝에 빈 물병 등은 작가가 무심코 바라보던 사물들 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작가의 시각에서 어느 순간 ‘사물’이 아닌 ‘존재’로서 다가온다.
응시에서 존재물로 변화된 사물들은 작가의 카메라에 포착되어 캔버스에 옮기고 때로는 사물을 집중시키기 위해 배경을 생략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캔버스로 옮겨진 그림들은 안에서 밖을 볼 수도 또는 밖에서 안을 볼 수 있는 가상의 경계선이 만들어 지는데 이것은 작가의 직접적이지 않은 은유의 표현으로 정신적인 가상의 경계이다.
테이블 끝의 빈 물병이나 공항 활주로 경계선에 있는 비행기는 작가가 담담하게 사물을 응시한 뒤 만들어낸 결과물로서 차분한 색조와 몇 겹의 선으로 사물의 윤곽을 흐린 뒤 배경인 구체적 실제 장소는 삭제 시켜 캔버스에서 불분명한 공간으로 변화된다. 화면 안에 있는 사물과 그 뒤로 보이는 배경은 어딘지 알수 없는 장소의 불특정으로 우리가 늘 접해왔던 곳이 아닌 낯선 곳을 연상 시키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작품에서 보이는 장소들은 늘 우리가 접해왔던 보편적인 곳이 아닌 작가의 감성으로 만들어낸 특정한 새로운 경계인 미지의 공간으로 조용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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