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Drawing 33_개가 짖는다 Dogs are Barking

2017.03.17 ▶ 2017.04.02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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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7년 03월 16일 목요일 06: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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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예

    Handog 종이에 펜, 80×11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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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예

    Handog 종이에 펜, 80×11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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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예

    Handog-7 종이에 펜, 110cm x 8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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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예

    Handog-8 종이에 펜, 80×11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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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예

    Handog-12 종이에 펜, 80×110cm, 2016

  • Press Release

    0 零 zero
    철창 하나에 개 한 마리가 들어앉듯이 흰 방안에 단 하나의 피사체가 자리 잡고 있다. 알맹이 없는 껍데기를 지탱하는 가느다란 석가래 사이로 부푸는 원망과 꺼지는 신뢰가 들쑥날쑥 인다. 피 흘리는 주둥이를 핥은 후 어렵사리 든 고개로 죽음의 숨을 고르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에서 엄습하는 서늘한 경고는 신경의 방어기제를 본능적으로 가동시켜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지만, 감당할 수 없이 울리는 신호는 육신을 두려움 속에 잠식시켜 스스로의 파멸 또는 타자에게 전이하며 소멸된다. 여기 이들은 누군가 반사한 공포를 이어받아 자신과 또 다른 타자를 죽여 가는 중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실체가 명확히 보이지 않을수록 머리와 마음속엔 선명해진다. 배경을 하얗게 밀어버리는 상품사진처럼 작가는 정중앙에 위치한 주체 외에 모든 정보는 철저히 차단시켰다. 하지만 나를 향해 잇몸을 드러낸 채 으르렁대는 개가, 텔레토비 동산에 있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공격을 갓 피하는 듯 허공에 벌린 아가리를 보며, 연견(戀犬, Dog lovers)과 뛰노는 그들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기름겹 하나 없이 근육만 곤두선 개의 모습은 우리의 머리를 혈투의 장, 우리의 마음을 두려움의 공기 속으로 소환한다.

    작가가 동글리는 볼펜의 집합과 여백은 공상이 드나드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다. 주인공의 등장은 배경과의 대비로 인해 강렬하고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주인공 자체는 연속성을 지닌 미지의 타래로 그 시작과 끝을 삼킨 채 있다. 그것은 정작, 면없는 선들만이 엉킨 허상으로 실의 끝을 잡아당긴다면 빛과 함께 스러져 버리는 그림자와 같다. 박승예가 만든 시각적 공포장치는 재료로도 증명된다. 마치 유령의 몸체가 흰 연기 하나의 덩어리이듯 작가가 보여주는 두려움의 실체는 볼펜줄기가 전부이다. 어쩌면 내가 보고 있는 환영의 명암은 나의 공포와 함께 천칭 위에 올라 바늘 끝을 하늘로 보내고 있다.

    작가는 엄연히 대가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개의 머리통은 물론 아니고, 그렇다고 이목구비 꼴을 한 구체도 아닌, 예로부터 사람을 살리고 죽이며 친구도 적으로 만들고 오장육부였다가 혀놀림 이였다가 마음보가 되는 사람의 손을 붙여 놨다. 동시에 애완견도 아닌,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숨 막히는 링의 주인공인 투견을 등장시켜 불안과 공포에 대응하는 방어의 자세를 극단적이고 틀림없이 말하고 있다. 두 상징의 결합은 시각언어를 무한히 확장하여 몇 십여 개의 얼굴근육이 조곤조곤 하는 설명보다 훨씬 제 노릇을 하고 있다. 이런 도깨비가 낯설지 않은 것은 결국 이들이 인간탈만 뒤집어 쓴 채 형성되어있는 풍경과 그 구조 속 그들이 깔아놓은 두려움에 대처하는 인간의 자세를 적나라하게 재현한 까닭이다. 작가는 사람이 가진 절대방패인 '사유하는 동물'이라는 대명사를 벗겨내어, 작품을 보는 관람자를 목욕탕 거울 앞에 세운 듯하다. 전시장을 걸어갈수록 관람객과 싸움에 혈안 된 괴물 둘만 남게 된 상황에서, 내가 괴물이 무서운건지 나 때문에 괴물이 무서워하는 건지라는 부정하고 싶은 의문을 거울에 비친 무언가을 보며 떠올린다.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모비딕(Moby-Dick or, The Whale)」 속 일등항해사 스타벅(Starbuck)이 하는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내 보트에 아무도 태우지 않을 것이다. 두려움을 모르는 자는 겁쟁이보다 위험한 동료이다" 라는 대사도 이를 증명한다. 그는 용감한 호걸같지만, 실체보다 소문만 무성한 흰고래의 공포에 질린 모습과 모비딕을 죽이기 위해선 자신이 그를 정복할 수 있는 더 큰 공포의 산물이 되어야 한다는 투지를 읽을 수 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지껄임, 적을 향한 난사, 혼신의 힘으로 물고 늘어지는 비열함. 그것은 나의 외침이고 당신의 두려움이며 결국 우리다. 작가는 관계들의 충돌이 만드는 이기심과 도피의 거미줄로 풍자인지 모욕인지 모를 질문을 꿰고 있다. ■ 김달가이

    드로잉 단상
    개가 짖는다. "컹컹컹" 짖음이 주는 불안에 어디서 개가 짖는지 둘러본다. 아, 저만큼에 묶여있는 누렇고 큰 개 한 마리가 보인다. 개는 짖음을 멈추지 않는다. 무슨 일일까? 줄을 끊고 튀어나오지는 않으려나? 튀어나와 나에게 덤벼들지는 않을 텐가? 무슨 일이지? "컹컹컹" 문득 '덜컥' 하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주인인 모양이다. 이제는 짖음을 멈추려나. 하지만, 개는 여전히 짖어댄다. 주인의 시선을 거슬리지 않으려 눈치를 살피며 개를 본다. 밥과 물그릇은 그득 채워져 있다. 줄은 탄탄한 사슬이다. 개집은 적절한 지붕을 가지고 있다. 어딘가를 다친 듯 보이지도 않고, 그래, 멀쩡해 보인다. 뭐가 성이 나고, 뭐가 아쉬워서 짖어대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주인은 알 테지. 강아지 적부터 그것을 돌보아 키웠을 테고, 애정을 가지고 있을 테고, 매일의 주위의 환경을 알고 있고, 그래 주인은 알 테지. 주인은 저 개를 달래줄 테지. "깨엥깽!!" 개의 비명이 들린다. 주인의 손에 들린 빗자루가 보인다. 개는 잠시나마 짖음을 멈춘다. 꼬리는 말려 다리 사이로 들어가고, 몸통은 움츠려 지고, 코는 납작이 바닥을 향한 체 주인의 눈치를 살피며 짖음을 멈춘다. "탕!" 거칠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주인은 집으로 들어가 버리고 만다. "컹컹컹" 개는 다시 짖는다. 개가 짖는다. 들어달라고 짖는다. 보아 달라고 짖는다. 그래봐야, '개가 짖는다.' ■ 박승예

    전시제목Into Drawing 33_개가 짖는다 Dogs are Barking

    전시기간2017.03.17(금) - 2017.04.02(일)

    참여작가 박승예

    초대일시2017년 03월 16일 목요일 06:00pm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문화가 있는 날 주간(매월 마지막주 수,금요일)_10:00am~09:00pm
    * 마감시간 40분 전까지 입장 가능

    장르회화

    관람료성인,대학생 3,000원(단체 1,500원) / 청소년(13-24세) 2,000원(단체 1,000원)
    어린이 1,000원(단체 500원) / 단체_20인 이상
    『내가 사는 피부』展 관람시 무료

    장소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Soma Drawing Center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

    연락처02-410-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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