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번수
판토마임 스테인레스 스틸에 세리그라피, 111×79㎝×(2), 1972, 제2회 서울 국제 판화비엔날레 대상수상작
송번수
1972년《A.G》판화전 <남북간 통일원칙합의>작품 퍼포먼스의 2016년 재현사진 2016
송번수
공습경보 세리그라피, 150×150㎝, 1974
송번수
상대성 원리 세리그라피, 목판화, 110×150㎝, 1988
송번수
이라크에서 온 편지 아크릴사, 평직, 229×277cm , 2006
송번수
2011.3.11 아크릴사, 평직, 195×274㎝, 2011
송번수
생의 오케스트라 아크릴사, 평직, 302×369cm, 1984
송번수
분노의 자아 모사, 평직, 235×277㎝, 1996
송번수
절망과 가능성 모사, 평직, 201×202㎝, 2005
송번수
미완의 면류관 모사, 평직, 302×298㎝, 2002~2003
1. 중앙홀: 1960년대~1990년대까지의 판화작품
‘판토마임', ‘경고', ‘균형' 의 세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전시의 첫 구역인 중앙홀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그의 대표적인 판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1960년대 판화작가로 화단에 등단한 그는, 사진감광제판방식의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판토마임>시리즈와 당시의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공습경보>시리즈 등을 제작했다. 송번수는 당시 전위적인 예술세계를 지향했던 한국아방가루드협회의 전시《A.G》전에 유일한 공예출신 작가로 참여하였다.“작가란 본질적으로 시대의 기록자요, 감시자이고, 나아가 비판적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라는 확고한 작가관을 가진 그는 1972년도 《A.G》판화전에서 <남북간통일원칙합의> 작품을 400장의 판화로 제작하여 뿌리는 퍼포먼스와 함께 참여하였다.
이후 1980년대 말부터 그의 판화에서 나타나는 나뭇결질감을 바탕으로 하는 좌우대칭 형태의 <상대성 원리>시리즈는 삶과 우주의 가장 핵심적인 원리를 ‘균형’으로 본 작가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작품으로 동시에 대형 타피스트리로 제작되었다.
2. 제1전시실
어두운 1전시장 내부에서는 타피스트리와 종이부조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타피스트리는 ‘가시’이미지와 함께 1977년 석판화를 배우기 위해 떠났던 파리유학시기부터 시작되었다. 유학 이전부터 장미꽃을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표현한 일련의 판화작품을 제작했던 송번수는 이 시기에 꽃을 제거한 ‘가시줄기’이미지를 얻었다. 가시이미지를 통해 부조리에 대한 고발, 개인적 독백, 그리고 종교적 메시지전달까지 훨씬 더 다양한 함의가 가능해졌다. 또한 이 시기 방문했던 보베(Beauvais)의 국립 타피스트리 갤러리에서의 감동은 그의 표현영역을 타피스트리까지 확장시켰다. 귀국 후 1985년 개인전을 통해 처음 발표된 송번수의 타피스트리 작품은 다양한 기법의 연구를 통해 1995년 가시줄기의 명암과 그림자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그만의 독창적인 표현양식을 얻게 되었고, 2001년 헝가리 개국 1000년 기념 국제 타피스트리 전시에서 <이성과 논리>가 최고상을 수상함으로써 국제적으로 한국 타피스트리의 위상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이 공간에서는 크게 세 가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쟁과 재난을 고발하는 ‘경고!’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독백처럼 들려주는 ‘나의 길’, 그리고 종교적 영성에 귀 기울이는 ‘그의 목소리’이다.
■‘경고!’는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전해지는 자살폭탄테러와 같은 비보를 접하면서 제작한 타피스트리 작품 <이라크에서 온 편지>(2006)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직접 경험하고 제작한 <2011.3.11.>(2011) 등의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한 대형 타피스트리 작품들이 전시된 공간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전쟁과 재난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 꽃의 환영으로 시작하는 ‘나의 길’은 ‘가시줄기’와 ‘타피스트리’를 만나게 된 파리유학시절의 기억부터 자신의 일상, 철학, 감정 등 송번수 작가의 개인적인 독백을 담고 있는 공간이다. 70년대 판화작품에서 등장하는 꽃과는 달리 이 공간에서 등장하는 꽃은 작가의 광기와 분노를 상징하기도 하고, 파리유학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또한 면들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1980년대 타피스트리 작품 <생의 오케스트라>와 <상대성 원리>를 타피스트리로 제작한 1990년대의 작품은 그의 타피스트리 기법의 발달사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기법은 이후 섬세한 묘사와 명암의 그라데이션 표현으로 발전하면서 송번수 특유의 가시이미지의 대형 타피스트리를 가능하게 하였다. 가시의 탄생과 타피스트리 기법의 변천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 공간은 작가의 작품세계의 모태와 같은 곳이다.
■ 종교적 영성과 작가의 삶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 ‘그의 목소리’ 공간은 절대자의 목소리와 작가의 목소리가 혼성된 공간이다.
가시를 소재로 한 그의 작품들은 때로는 개인이나 한 국가의 고난의 역사를 상징하기도 하고, 종교적 도상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송번수는 1993년부터 <우주-빛이 있으라>연작과 같은 종교적 주제의 타피스트리 작품을 제작해왔다. 2002년, 능평성당의 제단용 작품을 의뢰받은 그는 완벽한 원이 아닌 끊어진 형태의 <미완의 면류관> (2002)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유일무이하게 성당 제단 벽의 십자고상을 대신하여 설치된, 한국 현대섬유미술과 종교미술의 접점에서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그는 이어지지 않은 부분을 채우는 것을 관람자 각자의 몫으로 돌렸다. 이로써 관람객은 송번수의 50년의 무언극(無言劇)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초청된다. 이 전시에서 전개된 작가의 소리 없는 메시지를 통해 관람객은 자기 자신과 대면하는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1943년 충청남도 공주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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