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말

2010.03.30 ▶ 2010.04.30

갤러리 스케이프

서울 종로구 소격동 55 갤러리 스케이프

Map

초대일시ㅣ 2010-03-30 18pm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아이콘
  • 작품 썸네일

    정지현

    못다한 말 Mixed Media, Diamension Variable, 2010

  • 작품 썸네일

    정지현

    1969 Mixed Media, 70x92x40cm, 2009

  • 작품 썸네일

    정지현

    Ferry Mixed Media, Dimension Variable, 2009

  • Press Release

    그러나 안에는 경계가 없다. 감옥은 외부에 있다.
    _장 타르디유(Jean Tardieu)

    ‘추방된’ 사물들의 귀환
    죽은 줄만 알았던 사물들이 마치 유령처럼 다시 돌아왔다. 장난감 목마도 쓰레기 더미와 같은 사물들 한켠에 있다. 유기된 사물들이 시간과 장소를 배회하다 잔류한 어느 부둣가에서, 정지현은 이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쓰임새를 잃어 길가로, 구석으로, 쓰레기통으로 폐기된 소모품들이 현실로 귀환하는 순간이다. 자본주의의 논리로부터 믿어 의심치 않는 용도를 가졌으나 쉽게 폐기되어 버린 사물의 모습은 현대인이 겪는 실존적 위기와도 닮아있다. 문명이 생산한 물질가치에 투영된 현대인의 정신은 버려지는 사물들처럼 폐허의 이미지를 가진다. 이러한 폐허로부터 사물들을 소생시키는 정지현의 작업은 기존의 논리와 질서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현대 사회의 난무하는 정보나 믿을만한 진술들에 대한 의심, 의문은 정지현이 버려진 사물들과 조우하는데 있어 근본적 질문이 된다. 제어할 수 없는 거대 시스템 안에서 소소한 개인적 질문들은 밝혀질 수 없는 허무와 무기력함을 동반할지도 모른다. 여기서 그는 사회적 규정, 제한, 경계 등 사회 속 개인에게 ‘주어진 질서’를 부정하고 파괴하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추방된 사물들을 다시 현실로 ‘거주시키는’ 제 나름대로의 시도를 현실의 억압적 구조로부터 꾀한다.

    벽 너머의 ‘거처’로서 천장
    ‘궁전에는 내밀함이 들어앉을 곳이 없다’(보들레르)는 말처럼, 세련되고 화려하게 치장된 공간 속에는 사소하고 하찮은 존재들이 발언할 자리가 없다. 구석조차도 허용치 않는 공간의 말쑥함으로부터 소소한 것들이 집 밖으로, 그들이 머물렀던 거소 밖으로 추방당한다. 정지현이 버려진 사물들을 다시 귀환시키는 장소는, 바로 발딛을 틈조차 없을 것만 같았던 현실 세계이다. 공간을 에워싼 저 ‘벽’ 너머로 무언가 있지 않을까. 세상에 대한 작가의 의심과 질문들은 현실의 벽을 투시함으로써 벽을 ‘경계’가 아닌 다른 세계를 향한 ‘틈’으로 맞이한다. 그렇게 작가는 공간의 벽으로부터 은폐되었던 ‘천장’이라는 공간을 드러내어 세상과 연결시킨다. 먼지와 음습함으로 가득했던 공간에 세상으로부터 추방당한 사물들의 ‘거처’를 마련한 것이다.

    천장 속 ‘못다한 말’
    사다리를 딛고 올라가 벽 너머의 천장에 고개를 내밀면, 톱니가 한 바퀴를 돌며 번쩍번쩍 작은 불빛들이 희미하게 어둠을 밝힌다. 그러자 현실 속에서 증명할 수 없는 사건들로부터 정지현이 등장시킨 우주인, 고래, 경주용 말이 버려진 사물과 기이한 융합을 이루며 반복적으로 움직인다. 천장의 고독과 적막은 일상에서 무시되었던 사사로운 감각을 깨우며 사물들의 반복적인 움직임을 강박적이고도 발작적으로 드러낸다. 천장 속에서는 작가가 제작한 조각품과 그림, 버려진 사물들뿐 아니라 먼지, 각종 소음들, 빛과 어둠, 공기, 그리고 고개를 내밀은 관객의 시선과 숨소리가 함께 머문다. 이처럼 숨겨지고 보이지 않던 세계, 비현실로 치부된 하찮은 몽상, 망각된 기억, 추방되고 거부된 존재, 좌절된 소소한 희망들이 정지현의 작업에서는 ‘못다한 말’이 되어 발성된다.

    심소미(큐레이터, 갤러리스케이프)

    전시제목못다한 말

    전시기간2010.03.30(화) - 2010.04.30(금)

    참여작가 정지현

    초대일시2010-03-30 18pm

    관람시간10:00am~19:00pm 토~일 : 오전 10시 ~ 오후 6시

    휴관일일요일 월요일 휴관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스케이프 Gallery Skape (서울 종로구 소격동 55 갤러리 스케이프)

    연락처02-747-4675

  • Artists in This Show

갤러리 스케이프(Gallery Skape) Shows on Mu:umView All

  • 작품 썸네일

    장잉난 개인전 ‘The Forgotten Temperature’

    갤러리 스케이프

    2014.07.09 ~ 2014.08.17

  • 작품 썸네일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Original Soundtrack

    갤러리 스케이프

    2014.05.28 ~ 2014.07.06

  • 작품 썸네일

    무지개를 그리는 법 Drawn to the Rainbow

    갤러리 스케이프

    2013.11.08 ~ 2013.12.31

  • 작품 썸네일

    Les Flâneurs : 산책자들

    갤러리 스케이프

    2013.01.24 ~ 2013.03.02

Current Shows

  • 작품 썸네일

    송영규: I am nowhere

    갤러리 그림손

    2024.10.30 ~ 2024.11.25

  • 작품 썸네일

    김지혜 : SOMEWHERE 어디에나 있는, 어디에도 없는

    갤러리 도스

    2024.11.20 ~ 2024.11.26

  • 작품 썸네일

    Rolling Eyes: Proposals for Media Façade 눈 홉뜨기: 미디어 파사드를 위한 제안들

    대안공간 루프

    2024.11.13 ~ 2024.11.26

  • 작품 썸네일

    선과 색의 시선 Perspective of Lines and Colors

    필갤러리

    2024.10.10 ~ 2024.11.27

  • 작품 썸네일

    제15회 畵歌 《플롯: 풀과 벌의 이야기 Plot: The Story of Wild Grasses and Bees》

    한원미술관

    2024.08.29 ~ 2024.11.29

  • 작품 썸네일

    오종 개인전 《white》

    페리지갤러리

    2024.10.11 ~ 2024.11.30

  • 작품 썸네일

    여세동보 與世同寶: 세상 함께 보배 삼아

    간송미술관

    2024.09.03 ~ 2024.12.01

  • 작품 썸네일

    2024 광주비엔날레 기념특별전 《시천여민 侍天與民》

    광주시립미술관

    2024.09.06 ~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