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事物) : 마음의 사건, 너머의 쓸모
2017.09.26 ▶ 2017.10.30
2017.09.26 ▶ 2017.10.30
최재혁
Still life#39 oil on canvas, 106x130.2cm, 2017
최재혁
Still life#40 oil on canvas, 195.3x90.9cm, 2017
최재혁
Still life#35 oil on canvas, 162.2x130.3cm, 2017
최재혁
Still life#34 oil on canvas, 130.3x97.0cm, 2017
여섯 번째 개인전 <사물(事物):마음의 사건, 너머의 쓸모>에서 최재혁은 기명절지도와 책가도의 형식을 차용한 정물화를 선보인다. 작가는 2011년부터 정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2014년부터 현재까지 기명절지도의 형식과 구도를 연구하여 이를 유화에 접목해오고 있다. 매체가 유화임에도 불구하고 서구 정물화가 아닌 동양 정물화 형식을 도입한 이유는, 서구 정물화가 삶의 무상함을 주제로 하는데 반해, 동양 정물화는 부귀, 장수, 자손번영 등과 같은 소망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작가는 정물화라는 형식을 통해 세속적인 삶의 가치를 긍정하고자 한다.
작가는 사물이 가치를 획득하고 전유되는 과정을 ‘마음의 사건’이라고 부른다. 과거의 정물화에서 각 모티프들이 저마다의 의미를 지녔던 것도 이러한 마음의 사건에서 기인한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Still Life’ 시리즈에서 모티프가 되는 사물들은 대부분 과거의 정물들이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차는 과거의 ‘쓸모’를 비워내기에 충분하다.
작가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모티프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기명절지도와 책가도에 자주 등장했던 정물(수석, 분재, 책, 도자기, 붓, 과일 등)이고 둘째는 작가가 골동품점이나 거리에서 발견한 과거의 공예품과 공산품이다. 전자는 기명절지도와 책가도의 형식을 차용하였음을 보여주는 모티프이다. 이러한 정물은 당대에 사용가치를 지닌 사물들이면서 동시에 특정한 소망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대부분의 정물이 장인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제작되어 희소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그 사용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기원과 소망의 의미 역시 퇴색될 수밖에 없다. 한편, 후자는 사회의 변화와 발달로 인해 쓸모를 잃어버린 사물들이다. 이들은 전자와 달리 당대에 특정한 용도에 따라 소비되면서도 특정한 기원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 산업혁명 이후 제작된 사물들은 공장노동자들의 분업에 의해 대량 생산되었고, 당대의 사람들은 이를 일상생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만큼 사물과 거리를 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정물이 그 쓸모를 상실하게 되자 비로소 새로운 가치가 들어설 여지를 남기게 되었다.
작가는 세월의 때와 녹을 벗겨내고 두 모티프를 평면에 함께 소환시킨다. 과거를 ‘너머’ 현재에 위치한 정물은 전형적인 가치와 의미 ‘너머’에 있는 수많은 마음의 사건을 잉태하고 있다. 작가는 관객들이 작품과 만나 저마다 마음의 사건을 발생시키고, 정물들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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