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박기진
Path-001 wood, window, uniform installation, variable size, 2016
박기진
Path mixed media, variable size, 2016
박기진
Path-001 wood,windo,uniform installation, variable size, 2016
박기진
Path mixed media, variable size, 2016
박기진
Path mixed media, variable size, 2016
박기진
통로Path6 mixed media, variable size, 2015
박기진
통로 Path9 mixed media, variable size, 2015
박기진
통로 Path11 mixed media, variable size, 2015
박기진 작가는 그 동안 직접 경험한 여행이나 일상 속의 실제와 상상력을 동원한 허구가 섞여있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배경, 장치, 인물, 사건과 상황 들을 시각화해서 설치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 ‘통로’는 비무장 지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2015~2016년에 작가가 베를린에 머물며 조사했던 독일의 분단과 통일 그 이후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와 포병 관측장교와 전포대장으로 복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네러티브 구조의 스토리를 구성했다. 작가는 중부 전선으로 배치 받아서 처음 DMZ를 접했다. 물론 관광지인 민간인 통제선 이북은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지만 철책과 비무장지대를 그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경과 손바닥에 땀이 날 만큼 두려움과 숨이 멎을 것 같은 적막함이 마치, 초겨울에 시작되는 북서풍을 맞는 것, 폭풍전의 고요함, 눈이 내릴 때의 아늑함이 동시에 몰려오는 미묘한 감정이 느꼈다. 작업을 해가면 해갈수록 그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강박과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십 수년이 지난 최근에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작품은 여러 가지의 오브제가 결합된 공간 설치이다. 4개의 다리를 가진 움직이는 스크린과 4개의 창이 붙어있는 4개의 다리 그리고 4개의 기둥이 있는 철조망 망루가 설치된다. 특정 위치에 들려오는 지향성 사운드가 공간을 메운다. 4개의 창이 붙어있는 4개의 다리는 민통선 내부에 있는 다리와 동 베를린과 서 베를린 사이의 다리를 상징화해서 제작되었다. 이 것은 관객들이 직접 올라가서 거닐 수 있고 이들 중 하나는 4개의 기둥이 있는 철조망 망루로 통한다. 4개의 다리를 가진 스크린에는 2차대전 당시 개조된 베를린의 방공호를 1인칭 시점 핸드케리 기법으로 촬영된 영상이 투영된다. 미로처럼 좁고 복잡한 복도를 끊임없이 돌고 도는 영상작업은 카메라의 앵글이 꺾일 때 마다 스크린도 90도 회전하여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제공한다. 초지향성 스피커에는 포탄의 소리 같은 전장 소음이 묘사된다.
작품은 작가의 기억과 경험의 단편이지만 관객은 각자의 스키마로 재해석 되는 과정을 거치며 구체적 의미나 사건들은 새롭게 인식된다. ■ JJ 중정갤러리
나는 여행이나 체류의 문화적, 지리적, 인류학적 경험을 네러티브 스토리로 구성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생경한 환경에서 생활을 통해 체험한 경험을 토대로 상상력이 발휘된 네러티브 스토리 구조를 만들고 그것을 시각화하여 표현한다.
최근에 작업하고 있는 ‘통로’는 DMZ에 관련한 작업이다. 군 복무를 할 때 관측장교로 DMZ에 근무 했었다. 매일 보는 철책의 내부에 수목과 능선, 구릉과 개울이 미묘한 감동과 슬픔을 주었던 기억이 있다. 이 느낌이 너무나 생소해서 나중에 언젠간 작업으로 풀어야겠다고 생각 했었다. DMZ에서 근무했던 4년간의 일기를 재구성하여 ‘통로’작업을 구상하고 있다. 사실 DMZ의 환경과 느낌은 너무나 경이롭고 무거워서 나로서는 오랫동안 감히 해석하지 못하고 있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는 독일의 통일로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가 되었다. 냉전과 분단의 흔적인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번 전시는 2015년에서 2016년 봄까지 베를린에서 수집한 자료와 느낀 감각을 통해 예술적 상상력이 동원된 스토리를 만들고 작품을 창작할 계획이다.
[민들레 평원 - 작품의 배경 에세이]
2001년 멸공OP에서 바라본 민들레 평원과 오성산은 가슴 시리게 아름다웠다. 그리고 곧 답답해오는 슬픔을 느꼈다. 치미는 긴장과 아름다운 고요가 동시에 머무는 순간이었다. 주임원사는 연신 30년전 완전 작전에 대해 떠들어댄다. 그러나 내겐 뒷집 할아버지의 방문에 줄여 논 라디오 소리 같았다. -중략- 이른 새벽 베를린에서 바젤로 향하는 작은 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시속 200킬로의 속도감에 지친 나는 잠깐 국도로 내려와서 차를 새웠다. 우연하게도 시골길의 언저리에서 보존된 동서독 국경과 철책으로 이루어진 공원을 만났다. 백여 평 남짓의 작은 공원 이였지만 그 무거움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2001년의 그 느낌이었다. 무엇이 내게 그 느낌을 상기시킨 걸까? ■ 박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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