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희
빨리 커야지~! 한지에 수묵, 95x166cm, 2009
주대희
넌 나한테 죽었다~! 한지에 수묵, 166x95cm, 2009
주대희
너무 더워요~! 한지에 수묵, 120x69cm, 2009
주대희
울보야 뚝해~! 한지에 수묵, 64x43cm, 2009
먹의 진동을 타고 번지는 웃음
주대희
기존 동양화들은 대부분 고매한 전통에 붙들려 있거나 특정 소재와 형식, 의미와 사유의 담론으로 고착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 때문에 고정된 형식 안에 습관적으로 그려 넣고 이를 통해 동양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작가로서의 정당성을 갖게 된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좀 더 유쾌한 동양의 정서를 담담하게 그려 내려고 한다. 나의 작품은 동양화의 기법을 차용하되 ‘아이들’이라는 친근한 소재를 통해 동양화를 좀 더 대중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이라는 코드를 통해 꾸미지 않은 순수함과 더불어 잊혀져가던 관객들 자신의 유년시절 기억을 회상하게 한다. 웃음이 번지듯 먹의 번짐을 이용한 표현기법은 화선지 위에서 먹의 농담을 가지고 노는 나 자신을 엿볼 수 있다. 먹의 농담이 하나하나 번져 갈수록 웃음도 다른 이에게 번지게 된다. 이렇듯 이미 번지고 일그러진 이미지들은 발랄하고 재치 있는 제목과 상반되는 다소 왜곡되었으나 해학적인 웃음의 미학을 관객들에게 보여 줄려고 한다.
웃음은 전통적으로 희극, 우화, 풍자문학 등 전범화 되지 못한 문학 장르에서 나타나고 있다. 웃음과 연관된 아이러니, 유머, 위트, ‘우스꽝스러운 것’ 등은 이러한 문학 및 예술장르에서 나타나고 있다. 쉴러는 그의 희곡작품에서 ‘삶은 진지하고 예술은 명랑하다’고 말하며 이는 예술이 유희공간에서 현실과 거리감을 두면서 현실에 접근하는 인식론적인 명쾌한 형식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나는 이처럼 예술이라는 장르 속에 ‘웃음의 미학’을 대입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자아내고자 한다.
나의 작품을 통해 자본주의와 현대사회 속 무미건조해진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웃음’이라는 요소를 동심이라는 소재와 자연스럽게 녹여냄으로써 아이들의 작은 얼굴에 큰 미소가 번질 수 있게 될 세상을 기대하면서 작업을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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