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얼굴 展: 성남을 걷다
2017.12.08 ▶ 2018.01.28
2017.12.08 ▶ 2018.01.28
전시 포스터
김보중
108걸음 중 54걸음 2017, 15호(54pieces), Oil on canvas
송윤주
돌마원(突馬園) 2017,165×165cm, Ink, pigment,scratched on Korean paper
김춘재
어두운 길 2017, 130.3cm×193.9, Oil on cavas
김호민
2017,132×190cm(2pieces),Ink and Acrylic on Korean paper(미완성)
박서연
Shelter 2017, 지름130cm, Acrylic on canvas
이현무
2017#002F(Edition1-4) 2017, 140×175cm, Paper negative - archival pigment print
장원석
Parallax_Seongnam_PeripheralRegion_023(ed.1/7) 2017, 450×100cm, Archival pigment print
조이경
Ophelia 20min loop, Single channel installation
최자운
Here 2017, 127.5×74cm, Oil on canvas
허수빈
기둥 처마 로고라이트 가변크기 2017
이만나
벽12-2 2012,194×130cm, Oil on canvas
유근택
어떤 장엄한 풍경 2016,164×148cm,Black ink,White powder and Tempera on Korean paper
성남을 걷다
서경아 (전시기획부 과장)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은 2017성남의 얼굴展 <성남을 걷다>를 개최한다. 2006년 첫 전시개최 이후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그 작업을 꾸준히 소개해 온 ‘성남의 얼굴’은 지난 1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기성의 중진/중견 작가 인프라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젊은 작가의 발굴에 있어서도 진취적 변화를 모색했다. 지역작가를 보다 섬세히 보듬기 위한 건강한 도전으로서의 이 투트랙 프로젝트는 지난 2016년 지역청년작가 1인을 발굴, 지원하는 <성남의 발견전>으로 이미 그 시작을 알렸으며, 올해 2017년 <성남의 얼굴전> 개최를 통해 그 모색을 본격화한다. ‘성남을 걷다 Finding Seongnam’를 주제로 중진/중견/청년작가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지역의 물리적/심리적 지형을 열두명 작가의 시선과 호흡으로 담아낸다. 성남을 걸으며 만난, 또는 성남에 대해 알고 있는 기왕의 것들을 담아내고 걷어낸 진솔한 표정과 미래적 비전을 기대한다.
성남은 구신舊新 각각의 정체성이 첨예와 두루뭉술 사이에서 나란한 걸음으로 아슬아슬하지만 어쨌거나 나아가고 있다. ‘강제’와 ‘분산’을 이유로 한 ‘이주’라는 어슷한 공통점엔 ‘개발’이라는 분모가 자리한다. 누군가는 후에 이주하였고, 누군가는 먼저 이주당했다. 개발의 당위성은 순식간에 한 도시를 이룩하게 했지만 ‘뿌리’에 대한 인간의 갈증은 이주역사 50년이 지난 지금 더욱 깊어진다. 한 지역(같은 행정구역)안에 환경, 문화, 분위기 등의 갖가지 정서적 충돌요소를 가진 터. 이 터 구석구석 닿지 않는 곳 없이 꿰뚫고 있는 길. 김보중, 김춘재, 김호민, 박서연, 송윤주, 유근택, 이만나, 이현무, 장원석, 조이경, 최자운, 허수빈 등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12명의 작가는 회화, 사진, 설치 등 40여점의 작품에 자신만의 ‘성남’을 투영한다.
전시는 미술관 로비공간에 길게 펼쳐진 ‘길’로부터 시작된다. 15호 크기의 작품 40개를 연결한 약20m길이의 이 작품은 김보중의 ‘108걸음 중 54걸음[2017, 15호(54pieces), Oil on canvas]’의 일부다. 한피스에 한걸음.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어느 길’의 조각조각을 경건하게 이어 붙여 108걸음째 비로소 그 사색을 완성하게 될 이 길은 현재 54걸음을 걸어왔다.
전시실의 첫 공간에 들어서면 먼저 유근택, 송윤주, 이현무, 김호민, 김춘재의 평면작업과 허수빈의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유근택은 전통 한국화의 전형성의 탈피와 외연확장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와 실천으로 한국현대미술의 한 획을 긋고 있다. ‘어떤 장엄한 풍경’ 시리즈 5작은 근경, 중경, 원경의 시점으로 담아낸 신도시의 일상적 풍경에 판타지적 요소를 더함으로서 미래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Night Light(1982, 51×35cm, Black ink on Korean paper/1982, 69×39cm, Black ink on Korean paper) 두 작품은 청소년기에 그린 단대동의 풍경으로 1980년대 작가의 감성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송윤주, 김호민은 남한산성을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인다. 송윤주는 현재의 남한산성을 상형문자와 음양기호로 풀어냈다. 캔버스위에 그린 기호, 문자에 안료를 쌓아올리거나 긁어냄으로서 대상에 대해 보다 입체적으로 부감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호민은 남한산성의 남문을 배경으로 시대를 초월한 인물을 등장시켰다. 이곳이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가에 대해 표정, 행동, 옷차림 등을 통해 섬세하고 극명하게 대비시키고 있다.
김춘재는 반세기전이나 현재나 여전히 신도시인 성남의 ‘특색 없는 특징’을 간판으로 상징화했다. 고유固有의 부재에서 오는 수호守護의 부재, 그 틈새마다 비집고 들어선 물질주의를 산 정상까지 매워가고 있는 상업간판을 통해 역설했다. 이현무는 촬영한 이미지를 두꺼운 회화용 매트지에 출력하는 방식으로 몽환적 이미지를 연출한다. 짙은 먼지가 들어찬 듯 아득한 화면 속의 보일 듯 말 듯 미미한 중장비가 도시의 빈번한 생성과 소멸을 암시하고 있다.
설치작가 허수빈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공간에서 이 겨울, 파릇한 식물이 하늘거리는 봄풍경의 밖을 본다거나, 막힌 벽면에서 햇살이 들어온다거나 하는 ‘진실과 연출’에 대한 설치작업을 통해 반전을 갖게 한다. 조이경은 탄천을 모티프로 평면과 영상작업을 보여준다. 즉흥적으로 채집한 이미지에 가족과의 추억을 관조적 시각으로 담아내며 기억과 현재를 콜라주했다. 또한 탄천을 담은 20분 분량의 영상작업을 바닥에 설치된 반사물을 통해 확장시켜 관객을 전시실의 두 번째 공간으로 흐르게 한다.
두 번째 공간에서는 김보중, 최자운, 장원석, 이만나, 박서연의 작품을 통한 성남의 파노라마를 만나게 된다. 김보중은 오랫동안 분당에서 거주하며 보았던 장면을 시기별, 시점별로 조합했다. 독특한 방식의 김보중식 파노라마는 당시 느낌에 따라 면, 마, 캔버스 등 다양한 지지체와 여러 안료를 사용해서 표현했다. 집이란 본디 따스한 정서이나 화면안의 아파트는 기획된 공간으로서의 신도시 특유의 건조함이 드러난다. 최자운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보이는, 길을 중심으로 분할 배치시킨 화면은 일상의 편린들이다. 시각적으로 높은 속도감을 경험케하고 커브를 가진 길 끝이 가로막혀 있거나 보이지 않아 더욱 불안하게 함으로서 예측할 수 없는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장원석은 기록적 성격의 사진 작업을 선보인다. ‘잇는’ 역할로서의 ‘길’이 ‘끊는’ 역할 또한 하게 되는 모순에 대해 말한다. 또한, 강남과 성남의 경계지역에서 촬영한 장면은 길 하나를 사이로 마주하고 있는 개발과 미개발의 선명한 대비가 보인다. 이만나는 익숙한 길목을 덮고 있던 눈雪이 서정적이지만은 않았던, 찰나에 낯섦으로 뒤바뀌던 두려움의 기억을 분사한 듯한 특유의 기법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박서연은 우리의 주변, 무심하거나 하찮게 여겨질 수 있는 대상들을 특유의 호흡으로 짚어가며 존재의 가치와 그 아쉬움에 대해 쓸쓸히 이야기 한다.
성남, 이른바 구도심과 분당 그리고 판교로 구획된 인구 100만 도시 성남은 외적으로 내적으로 유독 그 구분이 뚜렷하다. 공존하지만 서로에 대한 앎은 인색하다. 격년제로 전환, 개최되는 <성남의 얼굴전>과 <성남의 발견전>이 예술을 통해 ‘내가 사는 이 곳’의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이해하며 미래를 생각하는 교두보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앞으로도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은 성남이 품고 있는 여러 의제를 현재적 시점에서 확인하고 공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다.
1953년 출생
1981년 출생
1974년 출생
1965년 충청남도 아산출생
1971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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