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광
Life is an empty dream acrylic on canvas, 130.3x162.2cm, 2009
김세윤
#5 mixed media on paper, 48x65cm, 2009
이길
Uncanny forest 2 oil on canvas, 145.5x112.1cm, 2009
조태광
The Haven of Peace acrylic on canvas, 130.3x162cm, 2009
김세윤
Drawings mixed media on paper, 48x65cm, 2009
최수인
연인 oil on canvas, 145x112cm, 2009
최수인
관련 oil on canvas, 145x97cm, 2009
5명의 작가와 한 명의 기획자가 만났다. 작가와 기획자 모두 신인이라는 점, 그리고 각자 열심히 살면서 작업과 미술에 대해 나름대로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모임이 마련되었다. 결국 이 모임이 지금의 전시로 발전했지만 그것의 전개 과정은 처음부터 생산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우연하게 열린 모임에서 창조적 고뇌가 존재할리 없었다. 창조적 고뇌 없이 모임을 전시라는 정형화된 형식으로 끌고 가는 것은 무의미했다. 적어도 기획자로서는 그런 시작이었고 다행히 기획자가 가진 무의미는 점차 아래의 전시의 기획 의도로 선명히 진화했다. [불안정한 불편함] 신예작가라는 타이틀과 함께 이들이 펼쳐놓은 낯선 이미지들 속에서 불안정 또는 불편함을 공통적으로 읽어낼 수 있다. 공통적으로 보이는 낯선 이미지 서사 방식과 삶에 대한 부조리한 작가적 접근을 불안정한 불편함 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용어는 미술시장과 상업화랑의 화려한 조명 속에 한 발짝 분리되어 보이는 듯한 이들의 비주류적 자세를 잘 설명한다.
이들의 작품은 불안정한 불편함을 주장하지만 물론 그것의 국지적 상황은 제각각 다르다. 먼저 이길의 시선은 유년기의 따뜻한 추억을 환기하려 하지만 그 속에서 불안함의 씨는 이미 자리하고 있다. 부서진 장난감 자동차, 유기된 신체의 파편들, 손을 잡고 걸어가는 두 남자의 뒷모습. 어린 시절 그가 보고 느꼈던 추억의 단편을 하나둘 회화적으로 재조합하지만 형태는 불편하고 그 관계는 음습하다. 결국 긍정적 세계를 위한 집약은 잘못 기억된 향수로 남겨진다.
조태광의 시선은 도리어 미래적이다. 이길의 복고적 시선과 적극 대비되지만 조태광이 상상하는 유토피아가 밝고 명랑한 것은 결코 아니다. 몽환적이고 따뜻한 색감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일상의 디테일은 우리의 현실이 가지고 있는 진실을 말한다. 텅 비고 외로운 공터에 홀로 서있는 사람은 더럽고 불필요한 존재가 된 비둘기와 마주한다. 결국 그의 세계는 점차 불안정한 디스토피아로 변질된다. 만화적 색채와 사물로 애써 외면하려 했던 불편함이 또다시 우리 앞에 현실로 되돌아오고 만다.
우리의 삶은 타인에 의해 쉽게 영향 받고 변질된다. 김세윤은 사람들의 삶이 변질되는 그 순간을 집요하게 포착하려 한다. 그에게 시야를 가리면서 동시에 은폐를 허용하는 연기는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에 대한 의구심을 숨기는 도구이다. 그의 드로잉은 작가의 주저하는 정체성을 대변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쓸 만한 변명과 은폐 장치를 마련해 주고 있다.
만남처럼 허망한 것은 없다. 만남이 짧으면 짧을수록 그 헛됨은 말할 가치조차 없어진다. 순간의 만남조차 자신의 신체 속에 집요하게 각인시키려는 우윤진의 작업은 우리가 지나치는 사소한 순간이 가지는 무게를 새롭게 환기하려고 한다. 그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름을 신체의 일부에 남기는 행위를 시도했다. 붉은색 물감으로 손바닥 면에 적힌 이름은 그들과 공유했던 삶의 흔적을 영원으로 기록시키는 주술이 된다.
낯선 이와의 순간과 반대로 가장 친밀하기 때문에 생기는 모순이 있다. 마음이 이어질 수 있고, 실제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순수한 연인이 그러하듯 최수인의 작품 속 주체들은 서로 분리되지 않은 유기적 상태로 공존한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동화되는 것은 아니다. 감각을 인지할 수 있는 모든 소통체계는 주체에게 주어지지 않았고, 주체들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물과도 고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체들은 누구보다도 친밀한 동시에 그 누구보다도 멀어진다. 분명 주체는 유기적으로 공존함에도 불구하고 화면 속 이미지는 서로를 속고 속이는 위장 관계로 전락하고 만다.
작품은 결국 보는 이에게 경험되어야 하고 해석됨으로써 비로소 세계와 관계를 갖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들이 말하는 불안정함과 불편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거듭 말하지만 이들이 꺼내놓은 삶과 관계에 대한 의문부호는 특정 세대나 특정 분야의 사람들이 느끼는 한정된 문제라기보다는 살아가면서 우리들이 부딪치는 보편적 반응이다. 단지 이들은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보다 솔직하게 구현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불편하다면 우리의 현실은 이 작가들이 모르는 또 다른 상상력으로 채워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권정원
1985년 출생
1980년 출생
1984년 서울출생
1981년 출생
1987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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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ing Eyes: Proposals for Media Façade 눈 홉뜨기: 미디어 파사드를 위한 제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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