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스트 장성순, 삶은 추상이어라전
2017.12.12 ▶ 2018.03.11
2017.12.12 ▶ 2018.03.11
전시 포스터
장성순
추상B16 130x162cm, Oil on canvas, 2009
장성순
추상B04 90x116cm, Oil on canvas, 2002
장성순
작품A23 145x112cm, Oil on gaze and canvas, 1976
단원미술관에서는 다사다난 했던 2017년의 대미를 장식할 기획전으로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라 할 수 있는 장성순 작가의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전시를 마련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기존의 기하학적 추상의 차갑고 이지적인 측면에 반발해 강렬한 표현과 격정적인 주관을 표방하며 등장했던 한국 추상화의 흐름은 당대의 한국현대미술을 주도하는 미술사조로 자리매김 했다.
이 격정의 한국추상의 중심에 안산의 작가 장성순이 있다. 장성순은 초창기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을 주도한 「현대미협」과 「Actuel악튀엘」의 구성원으로서 60년대 초 두 번의 파리비엔날레에 참여할 만큼 존재감을 드러냈고, 당대에 함께 활동한 박서보, 김창렬, 하인두, 정창섭 등과 두터운 교류와 교분을 나누며 1956년 한국미술가협회를 창립하고 이후 1960년대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했다.-앵포르멜(Informel)운동이란 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새로운 회화운동으로 독일 표현주의나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아들여 기존의 형이상학적이고 기하하적인 추상(차가운 추상)의 이지적인 측면에 대응하여 서정적 측면(뜨거운 추상)을 강조, 색채에 중점을 두고 보다 격정적이고 주관적인 호소력을 갖는 표현주의적 추상예술을 말한다.-앞서의 상황들로 볼 때 장성순의 예술적 행보와 그의 미술사적 궤적은 평단과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충분히 인정받고 있었음을 의심할 수 없다.
장성순 기증 특별 展 <모더니스트 장성순, 삶은 추상이어라>는 크게 세 개의 주제별 섹션으로 구성된다.
섹션1은 <추상: 무한한 정신과 자유> 197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는 장성순의 기증작품을 엄선해 소개한다. ‘돌’의 정서가 지배적 다양한 화풍으로 피어나는 시기를 살필 수 있다.
섹션2는 <추상: 긋는다> 1990년대의 장성순을 만나게 한다. 과감한 색면배치와 거침없는 선들이 춤을 추는 한국추상의 참맛을 살필 수 있다.
섹션3은 <추상: 집념의 회화> 2000년대의 왕성하고 엄청난 확장력을 지닌 장성순을 만나게 한다. 문자와 관념이 무의식의 세계와 의식을 넘나드는 괴물 같은 작가의 집념을 살필 수 있다.
장성순 작가는 어릴 적 앓았던 심한 중병으로 청력을 서서히 잃어버리는 수난 속에서 ‘추상’을 대면했던 작가였다. 결국, 청력이 문제가 되어 서울대에서의 미술수학을 끝내지 못했던 장성순 작가의 비운은 오히려 이쾌대, 이봉상 이라는 한국 미술사의 거두를 스승으로 삼으면서 다양한 미술적 자양분을 얻게 했다. 장성순의 작업에서 어떤 비장미를 만나고 형성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작가 자신의 강한 현실극복과 그에 따른 생존방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세 개의 주제섹션과 더불어 준비되는 <스페셜 섹션>은 장성순과 미술사 그리고 근현대 한국사를 관통하는 연대기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그래픽을 만날 수 있으며, 장성순과 함께 한국추상의 움직임을 만들어 갔던 김창렬, 윤명로, 정창섭 등의 발걸음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건강상의 이유로 최근 작업의 어려움에 다다르기까지 평생을 오로지 추상으로 삶의 문제를 직시해 온 그의 인생여정은 작품의 무게만큼이나 담담하고 숙연하기까지 하다. 본 전시는 2017년 필생의 역작 중 207점의 작품을 안산시에 기꺼이 기증한 장정순 작가의 뜻 깊은 순간을 기념해 작가의 추상세계와 예술여정을 선보이는 특별전으로 열린다. 공간적 한계로 많은 기증 작품 중 일부만을 공개하는 것 임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장성순 작가의 작품들은 지난한 인간의 생을 깊이 숙고하는 구도의 모습을 만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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