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 특별전: 동시적 순간 Collection Highlights: Synchronic Moments
2018.02.15 ▶ 2018.09.16
2018.02.15 ▶ 2018.09.16
전시 포스터
남화연
욕망의 식물학 2015,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8분 23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안정주
열 번의 총성 2013, 6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8분 56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희천
썰매 2016,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17분 27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박찬경
시민의 숲 2016, 3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26분 6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오민
ABA 비디오 2016,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2분 50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희천
예술하는 습관 2012, 6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4분, 작가소장
《소장품 특별전: 동시적 순간》은 국립현대미술관의 2018년 첫 전시로 한국 뉴미디어아트의 현재를 보여주는 소장품 전시이다. 전시명 중 ‘시기나 때를 같이하는 것’을 뜻하는 ‘동시(同時)’는 뉴미디어아트의 다양한 요소인 영상, 이미지, 소리, 시간이 작품 안에서 중첩되고, 교차하여 관람객과 조응하는 순간을 드러내기 위한 개념이다.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 6인의 작품이 담고 있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어떤 의미를 던져 주고, 관람객들에게 이 겹침의 순간들 속에서 무엇을 바라보아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김희천은 현실과 인터넷 세계 사이의 틈에 주목한다. 3D, VR,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하여 이 두 세계가 혼재하는 영상 작업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썰매>(2016)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서울을 무대로 한 서로 다른 세 가지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어 펼쳐진다. 흡사 자동차 경주 게임을 하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은 인터넷과 현실의 경계, 실재와 실재가 아닌 것 그리고 SNS상의 자아 등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남화연은 영상과 사진,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신체의 움직임이나 시간, 역사와 과학 등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 <욕망의 식물학>(2015)은 17세기 튤립 버블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비이성적 욕망을 튤립의 다양한 이미지, 꿀을 찾는 벌의 비행을 모티브로 한 드로잉과 안무 그리고 주식 폭락에 대한 중계자의 목소리를 합한 영상으로 표현한다.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대되었던 작품이다.
박찬경의 <시민의 숲>(2016)은 분단과 냉전 같은 사회, 정치적 이슈들이나 역사와 재현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고찰한다. 전통적인 두루마리 산수화 형식을 빌려 3채널 비디오로 구현한 작품으로 비극적이고 혼란스러운 한국 근현대사에서 이름 없이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애도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2017년 아트바젤과 2016년 타이베이 비엔날레 등에서 소개되었다.
안정주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발견한 사운드와 영상을 서로 위트 있게 비틀어 연결시킴으로써 다층적인 의미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작가는 <열 번의 총성>(2013)에서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10개의 총성을 모아 6명의 무용수에게 들려주고, 전쟁에서 죽음의 순간을 표현하는 춤을 의뢰했다. 경험해보지 못한 전쟁에 대한 개인의 해석과 상상을 바탕으로 동일한 열 번의 총성에 맞춰 서로 다른 죽음의 춤을 춘다. 이 작품은 ‘전쟁’이라는 과거의 사실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오민은 음악의 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음악과 오브제, 퍼포먼스가 일련의 규칙을 이루며 절제된 리듬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이번 작품
전소정은 사회 속 개인들의 삶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예술의 의미를 섬세하게 드러내는 영상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예술하는 습관>(2012)은 일상을 담은 일곱 개의 영상과 영상 속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재현한 다섯 점의 사진을 통해 작가로서 예술을 한다는 행위와 태도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출품된 작품들은 190여점의 뉴미디어 소장품 중 최근 소장된 작품으로 이 중 5작품은 소장 후 첫 공개된다”라며 “각각의 작품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화음과 함께 우리들 각자의 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 김희천, <썰매>, 2016,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17분 27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희천은 한국의 현재 상황에 주목하며 3D, 게임, 가상현실(VR) 등을 작품의 주요한 소재로 다룸으로써 현실과 인터넷 세계 사이의 틈을 가시화시킨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일부 담고 있는 <썰매>(2016)는 서울을 무대로 서로 다른 세 가지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어 펼쳐진다. 카레이싱 게임의 가상 서킷이 된 숭례문 일대를 무한 질주하며 그 모습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인물,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살클럽’을 추적하는 TV쇼의 과장된 내레이션과 인터뷰, 자신의 개인정보가 담긴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고 거리의 모든 얼굴이 자신의 데이터로 교환(swap) 된 인물의 독백이 그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 장면들은 얽히고 뒤섞이며 인터넷과 현실의 경계, 실재와 실재가 아닌 것 등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2. 남화연, <욕망의 식물학>, 2015,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8분 23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남화연의 <욕망의 식물학>(2015)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의 동명의 책에 등장하는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식물에 투사됐던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이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마니아(Tulip Mania)’는 당시 미를 상징하던 꽃, 튤립이 사람들의 광적인 투기와 집착의 대상이 되어 마치 오늘날의 주식과 같이 가격 폭등과 폭락을 일으켰던 역사적인 사건이다. 작가는 이러한 아름다움에 대한 비이성적 욕망에 대해 튤립의 다양한 이미지, 꿀을 찾는 벌의 비행을 모티브로 한 드로잉과 안무, 주식 폭락에 관한 텍스트와 중계자의 격양된 목소리를 접목시켜 영상을 제작하였다. 작품 안에서 욕망을 암시하는 각 요소들은 스크린을 넘나들며 충돌하고 연결되면서 작가가 만들어낸 또 다른 생태계를 드러낸다.
3. 박찬경, <시민의 숲>, 2016, 3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26분 6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박찬경은 비디오,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오가며 분단이나 냉전과 같은 사회적인 주제를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보여 주고 있다. <시민의 숲>(2016)은 전통적인 두루마리 산수화 형식을 빌려 3채널 비디오로 구현한 작품으로서, 비극적이고 혼란스러운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이름 없이 희생된 많은 사람들에 대한 안녕과 애도를 담고 있다. 작가는 스스로 전통에 대한 혜안을 발견한 시인 김수영의 시(詩) 「거대한 뿌리」(1964)와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원귀들의 행진을 그린 오윤의 미완성 작품 <원귀도>(1984)에 나타난 민간신앙의 정서로부터 영감을 받아 두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응답으로서 <시민의 숲>을 제작하였다.
4. 안정주, <열 번의 총성>, 2013, 6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8분 56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소리에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열 번의 총성>(2013)은 ‘전쟁’이라는 과거의 사실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안정주는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10개의 총성을 모아 6명의 무용수에게 들려주고, 전쟁에서의 죽음의 순간을 표현하는 춤을 의뢰하였다. 6개의 스크린에 각각 등장하는 6명의 무용수는 작가와 같은 세대를 공유하는 인물들로서 자신이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전쟁에 대한 각자의 상상이나 해석,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화면 속에서 동일한 열 번의 총성에 맞춰 서로 다른 죽음의 춤을 춘다. 쓰러진 무용수들은 영상에서의 되감기(rewind)를 통해 다시 일어서게 되는데, 작가는 권력의 다툼이나 이데올로기의 대결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하여 희생된 개인을 되살리고자 이와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고 말한다.
5. 오민,
오브제와 퍼포먼스, 음악과 영상이 결합된
6. 전소정, <예술하는 습관>, 2012, 119.8×119.8×(4)cm, 117.7×119×(1)cm, 디지털 크로모제닉 컬러 프린트, 에디션 각 1/5, 1/5, 1/5, 2/5, 1/5,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전소정, <예술하는 습관>, 2012, 6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4분, 작가소장
우리의 삶 속에 깃들어있는 예술의 의미와 경계에 주목하는 전소정은 작가로서 예술을 한다는 행위와 태도에 대한 고민들을 <예술하는 습관>(2012)에 담긴 일곱 개의 영상과 영상 속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재현한 다섯 점의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성냥개비를 쌓아나가는 모습, 물에 비친 달을 손으로 떠내는 모습,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모습, 물이 가득 찬 유리컵을 들고 평균대 위를 걸어가는 모습 등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짧은 영상들은 전소정이 도출한 예술가로서 지녀야 할 덕목들, 즉 열정과 성실, 무모함과 우직함, 균형감 등을 표현한 모습들이다. 이처럼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보이는 장면들은 그것이 중첩되고 영상 속 작가의 직접적인 개입이 드러나면서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예술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1989년 출생
1979년 서울출생
1965년 출생
1979년 광주출생
1975년 서울출생
1982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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